【원고, 상고인】
한국자동차보험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금원
【피고, 피상고인】
광양군
【원심판결】
광주지방법원 1982.1.28. 선고 81나16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이 사건 피해차량인 트럭이 피고가 관리하는 광양군 골약면 소재 제4호선 도로상을 통과하다가 때마침 내린 폭우로 동 도로의 좌측벽면 지주역할을 하던 산이 무너져 빠져나오지 못하고 파손된 사실을 확정한 후, 원고는 위 사고가 산사태의 발생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피고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사고당일 위 사고지점 부근에 97.8밀리 이상의 집중폭우가 내린결과 불가항력으로 위와 같은 산사태가 난 것이라고 인정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구상금 청구를 기각하였다.
2. 그러나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가 위 도로를 점유 관리하는 자로서 그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위 사고에 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음이 명백한 바(기록 제45정 참조)
민법 제758조 제1항에 규정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라 함은 그 공작물 자체가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결여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그 하자의 존재에 관한 입증책임은 피해자에게 있으나 (
당원 1974.11.26. 선고 74다246 판결 참조), 일단그 하자있음이 인정되는 이상 손해배상이 천재지변의 불가항력에 의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하자가 없었다고 하여도 불가피한 것이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공작물의 점유자에게 있는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서 원심이 그 신빙성을 배척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원심증인 박정용의 증언(원심은 동인의 증언만으로는 원고주장과 같은 피고의 과실을 인정하기에 미흡하다는 취지이고 믿을 수 없다 하여 배척한 것이 아니다)에 의하면 위 사고지점은 산을 절개하여 도로를 낸 곳으로 배수시설이나 석축 또는 축대시설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고 또 원심이 채용한 을 제7호증의 피해상황보고에 의하면 위 절개지가 호우로 붕괴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야기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와 같은 정도의 증거가 있으면 그 신빙성을 배척하지 않는 한 일응 위도로는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결여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은 위 사고지점 일대에 97.8밀리 이상의 집중폭우가 내린 결과불가항력으로 산사태가 난것이라고 설시하고 있으나,
97.8밀리의 집중폭우가그 지역에서 통상 예상할 수 없을 정도의 이변에 속하는 자연현상으로서 위 도로의 안전성을 위하여 필요한 시설을 갖추었다고 하여도 위 절개지의 붕괴를 방지할 수 없었다고 하는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97.8밀리의 집중폭우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불가항력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원심거시 증거 중 1심 증인 서연식과 함형우의 증언에 보면, 이 사건 산사태는 천재지변으로 야기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진술이 있으나 이는 동인들의 의견진술에 불과하다).
3. 결국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각 증거내용을 좀더 정확히 살펴서 위 도로의 설치 또는 보존에 하자가 있는지의 여부 및 이 사건 사고가 불가항력에 의한 것인지의 여부를 가려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하여 심리미진과 채증법칙 위반으로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고 있는바,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한다고 하겠으니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케 하고자 광주지방법원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성렬(재판장) 이일규 전상석 이회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