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서울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권영상 외 1인)
【피고, 상고인】
학교법인 ○○학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송파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조종만 외 3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3. 4. 10. 선고 2002나2593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원고 1은 2001. 3. 말경 소외 3 회사에게 서울 노원구 (주소 생략) 지상에 지하 1층, 지상 2층 교회건물을 신축하는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준 사실, 이 사건 공사현장과 피고 산하 ○○정보교육고등학교의 테니스장 사이에는 피고가 1990.경 설치한 높이 2m의 브로크 담장(이하 ‘이 사건 담장’이라 한다)이 있었는데, 소외 3 회사측에서 터파기 공사를 하면서 이 사건 담장 바로 밑 부분을 파내는 바람에 이 사건 담장은 이 사건 공사현장 쪽을 향하여 비스듬히 기울게 되었고, 담장의 일부에서 균열이 발생하였으며, 이 사건 공사현장보다 20∼30cm 정도 지반이 높은 테니스장의 바닥도 일부 침하된 사실, 위와 같이 이 사건 담장 등에 흠이 생기게 되자 소외 3 회사측에서는 담장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그에 대비하여 이 사건 담장에 2.5∼3m 간격으로 각목 내지 쇠지지대로 버팀대를 설치하였고, ○○정보교육고등학교측에서는 이 사건 담장의 흠을 발견하고는 현장소장 소외 1 및 원고 1의 부인인 원고 2 등에게 수차례 담장의 보수를 요구하였는데, 현장소장 등은 이 사건 담장 주변은 이 사건 공사를 하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이라서 담장 보수는 우리가 더 급하다라고 말하면서 공사가 모두 끝나는 대로 벽면에 대한 보수공사를 하여 주기로 약속만 한 채 여름 장마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담장의 일부라도 보수를 하는 등의 특별한 조치를 달리 취하지 아니한 사실, 한편 2001. 7. 15. 02:00경 집중호우(280㎜)가 내리던 때에 이 사건 신축중인 건물 내부로 물이 들어오게 되자 원고들의 아들로서 소외 3 회사에 의하여 미장공으로 채용되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던 소외 2는 물길을 내기 위해 삽을 들고 이 사건 공사현장과 담장 사이를 지나가다가 위 담장 중 공사현장에 접한 부분 14m 정도가 갑자기 무너지는 바람에 담장 시멘트 더미에 깔려 사망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담장이 군데군데 균열이 생겼고, 이 사건 공사현장 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담장쪽 지반의 일부가 침하되어 있어 비가 많이 오면 이 사건 담장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질 수 있는데도 피고가 이를 제대로 보수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방치하는 바람에 공작물인 이 사건 담장에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등 하자가 있었던 상태였고, 위와 같은 이 사건 담장의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결국, 망인이 위와 같은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라고 하여, 피고는 이 사건 담장의 점유자 및 소유자로서 위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0. 1. 14. 선고 99다39548 판결 등 참조), 특히 공작물의 설치 후 제3자의 행위에 의하여 본래에 갖추어야 할 안전성에 결함이 발생된 경우에는 공작물에 그와 같은 결함이 있다는 것만으로 성급하게 공작물의 보존상의 하자를 인정하여서는 안 되고, 당해 공작물의 구조, 장소적 환경과 이용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그와 같은 결함을 제거하여 원상으로 복구할 수 있는데도 이를 방치한 것인지 여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심리하여 하자의 유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9. 14. 선고 92다324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담장이 이 사건 공사현장 쪽으로 비스듬히 기울고 그 일부에 균열이 생기며, 테니스장 바닥에 지반 침하현상이 발생한 것은 소외 3 회사측이 이 사건 공사를 시행함에 있어 이 사건 담장 바로 밑 부분을 파내는 바람에 발생하였다는 것이고, 이 사건 담장은 피고의 테니스장과 이 사건 공사현장을 경계짓는 담장으로 그 주위에 일반인의 통행이 예상되는 곳이 아니어서 이 사건 담장에 발생한 위와 같은 기울기나 균열 등으로 인한 위험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국한되는 것임을 알 수 있으며, 더욱이 원심이 책임의 제한과 관련하여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무렵 이 사건 담장에 설치되어 있던 버팀대 중 일부가 소외 3 회사 또는 원고측에 의하여 해제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로서는 이 사건 공사현장을 점유하며 공사를 시행하고 있던 소외 3 회사의 현장소장 및 그 건축주인 원고 1의 부인인 원고 2에게 수차례 이 사건 담장의 보수를 요구함으로써 공작물인 이 사건 담장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나아가 소외 3 회사나 원고들이 이 사건 담장의 보수를 하지 않는다고 하여 직접 이 사건 공사현장을 점유하면서 이 사건 담장의 보수를 시행하여야 할 방호조치 의무까지 사회통념상 요구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에게 이 사건 담장의 보존상의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에게 이 사건 담장의 보존상의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에는 공작물의 보존상의 하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어겨 사실을 오인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유지담 이강국 김용담(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