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1 외 3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해오름 담당변호사 류진규
【원심판결】
울산지법 2001. 11. 2. 선고 2001노146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울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4 주식회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2, 피고인 3의 판시 업무상 횡령의 점, 피고인 1, 피고인 4 주식회사의 판시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을 각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이나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서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감청설비를 소지함으로 인한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점에 관한 부분
(1)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정보통신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1998. 12. 일자불상경 울산 울주군 언양읍 동부리 42 소재 한국도로공사 ○○지사 옆 피고인 4 주식회사 기사대기용 컨테이너박스 안에서, 피고인 2, 피고인 3이 한국도로공사 ○○지사 통신실에서 가지고 나온 무선전화기(V.H.F.) 1대(이하 ‘이 사건 무전기’라고 한다)를 그 사용연한이 지나 무선전파감시국으로부터 사용인가가 취소된 정을 잘 알면서도 1999. 10. 11.까지 위 장소에 비치하여 이를 소지하였다는 것이다.
(2)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무전기는 원래 송수신이 가능한 무전기였으나 이를 위 피고인 4 주식회사 기사대기용 컨테이너박스에 비치할 당시에는 송신이 가능하지 않도록 마이크를 떼어버린 사실, 이 사건 무전기는 원래 한국도로공사에서 상황실과 순찰차간의 순찰상황 보고 등에 관한 통신 목적으로 사용하다가 1993.경 내용연수 경과로 불용처리된 것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무전기는 감청목적으로 제조된 것이 아닌 수신전용무전기로서 방송국 등 일부 특수분야에 한정되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통신에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무전기는 감청설비제외대상인 구 통신비밀보호법시행령(2002. 3. 25. 대통령령 제175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8호 소정의 ‘전파법시행령 제56조의2 제7호의 무선설비 중 일반적으로 통신에 사용되는 기기’에 해당하여 정보통신부장관의 인가를 얻어 소지하여야 하는 감청설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통신비밀보호법 제2조 제8호는 "감청설비"라 함은 대화 또는 전기통신의 감청에 사용될 수 있는 전자장치·기계장치 기타 설비를 말하되, 다만 전기통신 기기·기구 또는 그 부품으로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 중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은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통신비밀보호법시행령 제3조는 위 법 규정에 의하여 감청설비에서 제외되는 것은 감청목적으로 제조된 기기·기구가 아닌 것으로서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면서, 제8호에서 구 전파법시행령(2000. 4. 1. 대통령령 제16775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의2 제7호의 무선설비, 즉 선박 또는 항공기에 설치되는 항행안전용 수신전용무선기기와 우주무선통신업무 또는 전파천문업무를 행하는 수신전용무선기기 외의 수신전용무선기기 중 일반적으로 통신에 사용되는 기기를 들고 있는바, 이와 같은 규정에서 감청설비제외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수신전용무선기기임을 전제로 하고 있음은 명백한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무전기는 한국도로공사 상황실과 순찰차간에 순찰상황 보고 등의 통신목적으로 사용된 송수신이 가능한 무전기라는 것이어서 당초에 수신전용무선기기로 제작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고, 비록 이 사건 무전기가 위 피고인 4 주식회사 기사대기용 컨테이너박스 안에 설치될 당시 송신이 가능하지 않도록 마이크를 떼어버렸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마이크를 부착하여 송신이 가능한 이상 달리 볼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무전기는 수신전용무선기기가 아니라고 할 것이어서 구 통신비밀보호법시행령 제3조 제8호에 규정된 감청설비제외대상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무전기가 구 통신비밀보호법시행령 제3조 제8호에 규정된 감청설비제외대상이라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말았으니, 거기에는 통신비밀보호법상 감청설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무죄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에서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무선전화통화를 감청함으로 인한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점에 관한 부분
(1)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누구든지 도청장비를 이용하여 타인간의 대화를 청취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1998. 12. 일자불상경 위 피고인 4 주식회사 기사대기용 컨테이너박스 안에서 한국도로공사 ○○지사의 내부의 통화내용을 청취하기 위하여 이 사건 무선기를 설치한 다음 1999. 10. 11.까지 한국도로공사 ○○지사의 순찰차량, 상황실, 119구조대간의 무선통화내역을 청취하여 사고장소 및 사고내역을 확인하고, 피고인 4 주식회사 소속 차량을 사고현장으로 보내 견인하여 막대한 영업수익을 올리는 등 타인간의 대화를 청취하였다는 것이다.
(2)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증거에 의하여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상의 고장차량이나 사고 발생시 구난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1993. 9.경부터 일정한 요건을 갖춘 업체에 대하여 고속도로 구난(견인)차량 등록제를 시행하였는데 피고인 4 주식회사가 한국도로공사 ○○지사에 등록된 유일한 구난업체인 사실, 한국도로공사가 마련한 ‘고속도로 구난(견인)차량 고정배치 운영지침’에 의하면 한국도로공사가 지정한 대기소에 고정배치되는 등록업체의 렉카에는 한국도로공사가 지정하는 단말기(무전기)를 등록업체의 비용으로 설치·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위 운영지침과 관련한 ‘고속도로 구난(견인)차량 등록업체 준수사항’에 의하면 등록업체는 한국도로공사와 협의하여 등록차량에 무선설비를 설치하는 등 통신망을 구성하여 24시간 상호 연락체계를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무전기는 원래 1993.경 불용처리되었으나 한국도로공사 ○○지사에서 유지보수용으로 보관해 왔던 것인데, 사용주파수가 고정되어 있어 한국도로공사 ○○지사 관내 고정국(사무실) 및 이동국(차량) 사이의 교신내용만 청취할 수 있는 사실, 한국도로공사 소속 고속도로 순찰대는 유사시에 구난지정차량을 우선적으로 호출하도록 되어 있고 종래 피고인 4 주식회사의 대기소에는 ○○지사와의 구내 유선망이 설치되어 있어 이를 통해 고속도로상의 교통정보를 전달받고 있었으며, 이 사건 무전기로 청취하던 한국도로공사 ○○지사 상황실과 순찰차간의 교신은 구내 유선망을 통하여 전달받은 정보와 그 내용이 동일한 것인 사실, 한국도로공사에서 고속도로의 교통정보에 관한 교신내용 중 보안사항으로 규정된 것은 없고, 한국도로공사 ○○지사 상황실 또는 순찰차에서 무전 교신을 하는 경우 약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사실, 이 사건 무전기를 설치할 당시에는 위 피고인 4 주식회사 기사대기용 컨테이너박스에는 피고인 4 주식회사의 직원뿐 아니라 도로공사의 순찰대원들도 순찰 도중 대기하기도 하였는데, 위 컨테이너박스에 무전기를 설치할 경우 피고인 4 주식회사에서 사고사실을 좀 더 빨리 알아 구난에 편익을 도모할 수 있고, 대기하던 순찰대원들에게도 편리할 것으로 보고 이 사건 무전기를 설치하기에 이른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고속도로 구난(견인)차량 고정배치 운영지침’ 및 ‘고속도로 구난(견인)차량 등록업체 준수사항’에서 말하는 무전기는 이 사건 무전기와 같이 한국도로공사 상황실과 순찰차에 설치된 무전기와 주파수를 공유하여 구난업체가 고속도로상의 교통정보를 한국도로공사측이 유선으로 알려주기 전에 신속히 청취함으로써 신속하게 구난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이고, 따라서 한국도로공사 ○○지사의 상황실 및 순찰차 근무자 사이의 교통정보에 관한 통신을 구난업체인 피고인 4 주식회사에 대하여는 이를 비밀로 하려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내용의 신속한 전달을 위하여 직접 청취를 권장한 것이므로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무전기를 이용하여 한국도로공사 ○○지사 상황실과 순찰차량간의 대화를 수신한 것은 대화당사자의 동의가 없음을 전제로 하는 감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통신비밀보호법에서는 그 규율의 대상을 통신과 대화로 분류하고 그 중 통신을 다시 우편물과 전기통신으로 나눈 다음, 그 제2조 제3호로 "전기통신"이라 함은 유선·무선·광선 및 기타의 전자적 방식에 의하여 모든 종류의 음향·문언·부호 또는 영상을 송신하거나 수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무전기와 같은 무선전화기를 이용한 통화가 위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기통신에 해당함은 전화통화의 성질 및 위 규정 내용에 비추어 명백하므로 이를 같은 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타인간의 대화’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는데(대법원 2002. 10. 8. 선고 2002도123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검사는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적시함에 있어 이 사건 무전기를 설치하여 한국도로공사 ○○지사의 순찰차, 상황실 등간의 무선통화내역을 청취하여 타인간의 대화를 청취하였다라고 하고 있지만, 위 공소사실은 전체적으로 보아 이 사건 무전기를 이용하여 한국도로공사 ○○지사의 상황실과 순찰차간의 전기통신에 해당하는 무선전화통화를 감청한 사실을 기소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한국도로공사가 마련한 위 ‘고속도로 구난(견인)차량 고정배치 운영지침’ 및 ‘고속도로 구난(견인)차량 등록업체 준수사항’의 내용은 등록업체의 비용으로 등록업체의 렉카나 등록차량에 단말기(무선기) 또는 무선설비를 설치하여 한국도로공사와 등록업체간의 통신에 이용하도록 하는 것에 불과하고, 한국도로공사 ○○지사의 상황실과 순찰차량간의 무선전화통화에 제공하기 위한 한국도로공사 소유의 이 사건 무전기와 같은 무전설비를 등록업체에 설치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님은 명백하며, 한편 한국도로공사 ○○지사 통신장인 피고인 2의 검찰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 3으로부터 무전기 설치 협조요청을 받고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임의로 이 사건 무전기를 건네주었으며 이 사건 무전기의 교부가 상부의 방침은 아니었다는 것이고(수사기록 31쪽, 51쪽),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한국도로공사 ○○지사 교통안전과장인 제1심증인 공소외인의 증언에 의하면, 한국도로공사 순찰대원들과 피고인 4 주식회사 관계자들로부터 무전기 설치를 건의받고 정식절차를 밟으면 가능할 수 있다는 정도의 대답만을 하였을 뿐이고 이 사건 무전기를 설치하는 것에 대하여 사전보고받은 바 없고 다만 설치된 이후 피고인 2로부터 그 사실을 들었으나 이 사건 무전기에서 마이크를 제거했다고 하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이를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인바(공판기록 261-262쪽), 이와 같이 이 사건 무전기를 위 피고인 4 주식회사 기사대기용 컨테이너박스 안에 설치함에 있어 한국도로공사 ○○지사의 정당한 계통을 밟은 결재가 있었던 것이 아닌 이상 전기통신의 당사자인 한국도로공사 ○○지사의 동의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무전기를 이용하여 한국도로공사 ○○지사의 상황실과 순찰차간의 무선전화통화를 청취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상의 감청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무전기를 이용한 한국도로공사 ○○지사의 상황실과 순찰차간의 무선전화통화의 청취가 당사자의 동의가 없음을 전제로 하는 감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말았으니, 거기에는 통신비밀보호법상 감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무죄부분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에서의 주장도 이유 있다.
3. 피고인들의 유죄부분에 대한 상고가 이유 없음은 앞에서 판단한 바와 같으나, 피고인 1, 피고인 2, 피고인 3의 경우 위 파기의 대상이 되는 위 피고인들의 각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점에 관한 무죄부분과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피고인 2, 피고인 3의 업무상횡령의 점 또는 피고인 1의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에 관한 각 죄는 각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들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피고인 4 주식회사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조무제 이용우(주심) 이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