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재호)
【피고, 상고인】
대한생명보험 주식회사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현동훈)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4. 6. 선고 99나32167 판결
【주 문】
피고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와 교보생명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원심판결 중 위 피고들 패소 부분과 피고 대한생명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1. 원심은, 원고가 자신을 피보험자 및 보험수익자 중 1인으로 하여 1994. 11. 22. 피고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와, 1995. 8. 8. 피고 대한생명보험 주식회사와, 1996. 8. 20. 피고 교보생명보험 주식회사와 각 해당 보험약관에 따라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1997. 10. 9. 자신의 집 욕실에서 페인트와 시너를 섞어 천장과 내벽을 칠하는 작업을 하다가 뇌교(腦橋) 출혈을 일으켜, 좌측 반신마비 및 운동실조로 부축 없이는 보행이 불가능하고, 안구운동이 부분적으로 제한되며, 복시·경미한 구음장애와 이명증세를 보이는 등의 영구장애를 입게 되었고, 이 사고는 원고가 휘발성과 자극성이 강한 시너를 흡입함으로써 혈압이 상승하여 기왕에 가지고 있던 고혈압 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발생한 것이므로, 이는 원고가 피고들과 체결한 각 보험계약의 약관에 정하여진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서 위 각 보험계약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이 사건에서 보면, 페인트나 시너의 흡입과 뇌교출혈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고, 원고의 뇌 자기공명장치(MRI) 촬영 소견에 따르더라도 원고의 뇌교출혈은 자발성 출혈로서 고혈압성 뇌출혈일 가능성이 매우 크며,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전부터 고혈압 증세가 있어 1994. 11. 17. 피고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건강진단을 받았을 때 최고혈압 170, 최저혈압 100으로 측정되었고, 이 사건 사고로 여의도성모병원에 입원하였을 때에도 혈압이 높아 고혈압 치료를 함께 받았음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뇌교출혈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평소 가지고 있던 고혈압 증세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뿐만 아니라,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보험계약의 약관에는 "가스 및 증기에 의한 불의의 중독" 가운데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 A00 내지 R99 또는 001 내지 799에 분류가 가능한 것은 보험사고인 재해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장애의 원인이 된 뇌교출혈은 뇌내출혈의 일종으로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I61 또는 430∼438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뇌교출혈이 시너의 흡입에 따른 것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는 위 각 보험계약상의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의 뇌교출혈이 위 각 보험계약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채증법칙을 어기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보험약관의 해석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지른 것이고, 이를 지적한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따라서 원심판결은 나머지 상고이유를 살필 것 없이 이 점에서 유지될 수 없다.
3. 그러므로 피고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와 교보생명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원심판결 중 위 피고들 패소 부분과 피고 대한생명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서성(주심) 유지담 박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