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항소인】
주식회사 엘지중앙가전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술)
【피고, 피항소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서울지법 서부지원 2000. 6. 15. 선고 99가합10950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소외 1에게 별지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1999. 8. 13. 접수 제36586호로 말소등기된 위 법원 1997. 2. 27. 접수 제6408호 소유권이전등기의 회복등기에 대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라.
3. 소송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주문 제2항과 같다.
【이 유】
1.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별지목록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경료된 주문기재 말소등기가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인 원고의 승낙서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의 등본을 첨부하지 아니한 채 경료된 절차상 원인무효인 등기이어서 회복등기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말소등기 후 압류등기를 경료한 피고를 상대로 위 회복등기에 대한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사해행위의 취소는 상대적 효력밖에 없어 소외 1과 소외 2 사이의 증여계약이 사해행위로서 취소되고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자신의 근저당권을 행사함에 있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아니하는 원고로서는 말소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회복등기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사해행위의 취소가 상대적 효력밖에 없어 원고에 대하여는 위 증여계약 및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가 유효한 것으로 다루어진다고 할지라도, 부동산등기법 제171조에서 말소등기를 신청하는 경우에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승낙서 등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근저당권의 기초가 되는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가 위법한 절차에 기하여 말소됨으로 인하여, 이후 원고가 근저당권을 실행하거나 타인이 신청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당해세나 소액임차인문제 등으로 원고의 배당 여부나 배당액수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고의 근저당권이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원고로서는 그 방해를 배제하기 위하여 말소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회복등기를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니,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2.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인정 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1) 원심 공동피고 소외 2는 1994. 12. 31.부터 1996. 12. 31.까지의 부가가치세 및 종합소득세 합계 225,950,424원을 체납하고 있었는데, 1997. 2. 27. 자신의 소유이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97. 2. 26. 증여를 원인으로 하여 처인 소외 1 명의로 주문 제2항 기재와 같은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2) 그 뒤, 원고는 1997. 10. 29. 소외 1과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1997. 11. 3. 접수 제44594호 채권최고액 금 1억 5,000만 원, 채무자 소외 4, 근저당권자 원고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였다.
(3) 그러자 피고는 소외 1을 상대로 위 서부지원 97가합19595호로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제기하여 1998. 3. 26. 소외 1과 소외 2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97. 2. 26. 체결된 증여계약을 취소하고, 소외 1은 피고에게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소외 1이 이에 항소( 서울고등법원 98나30416호)하였으나 1998. 12. 23. 항소기간을 도과하였다는 이유로 각하되어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4) 피고는 위 확정판결에 기하여 위 서부지원 1999. 8. 13. 접수 제36586호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신청함에 있어, 근저당권자로서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인 원고의 승낙서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의 등본을 첨부하여야 함에도 이를 첨부하지 아니하였으나, 위 법원 등기관은 이를 간과한 채 말소등기의 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경료하였다.
(5) 피고는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가 위와 같이 말소된 이후 소외 2에 대한 위와 같은 조세채권에 기하여 위 서부지원 1999. 8. 18. 접수 제37334호로 권리자 피고, 처분청 마포세무서로 한 압류등기를 경료하였다.
나. 원·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는 근저당권자로서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인 원고의 승낙서 등을 첨부하지 아니한 채 경료된 등기로서 원인무효이고, 그 이후에 피고 명의의 압류등기가 경료되었으므로 피고는 말소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회복등기에 대하여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이며, 또한 소외 2가 소외 1에게 위와 같이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회복등기절차를 이행하게 되면, 피고로서는 소외 1에 대하여 위 압류등기를 말소하여 줄 입장에 놓이게 되므로, 원고가 소외 1을 대위하여 구하는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회복등기에 대하여 승낙할 실체법상의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사해행위 취소에 있어서 전득자로서 악의가 추정되어 피고에 대하여 실체법상 승낙의무를 부담하므로 위 말소등기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여 유효하다고 할 것이어서, 위 말소등기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다투고 있다.
다.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기의 효력
(1) 그러므로 살피건대, 부동산등기법 제171조에 의하면 등기의 말소를 신청하는 경우에 그 말소에 대하여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있는 때에는 신청서에 그 승낙서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의 등본을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승낙서 등을 첨부하지 아니한 채 말소등기가 이루어진 경우 그 말소등기는 제3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무효라고 해석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가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인 원고의 승낙서 또는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의 등본을 첨부하지 아니하여 절차상 위법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 그런데 제3자에게 그 말소등기에 관하여 실체법상 승낙의무가 있는 때에는 (그 제3자는 마땅히 권리자의 승낙요구에 응하여야 하므로) 승낙서 등이 첨부되지 아니한 채 말소등기가 경료되었다고 하여도 그 말소등기는 실체적 법률관계에 합치되는 것이어서 제3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도 유효하다( 대법원 1996. 8. 20. 선고 94다58988 판결 참조) 할 것이고, 위 제3자에게 그 말소등기에 대하여 '실체법상의 승낙의무가 있는 때'라 함은 그제3자의 등기가 실체법상의 무효로서 그 권리가 부존재하거나, 제3자가 무권리자인 경우이어서 말소등기가 되더라도 어떠한 손해가 발생된다고 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3) 그러면 이 사건의 경우 과연 원고에게 그 말소에 실체법상 승낙할 의무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원인무효를 이유로 한 등기의 말소등기를 명하는 판결과 달리 채권자취소로 인한 원상회복방법으로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명하는 판결은 상대적 효력만 있으므로,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제기한 사해행위취소 판결은 그 판결의 당사자가 아닌 원고에게 판결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한다(이는 피고도 인정한다).
따라서 피고가 위 사해행위취소 판결에 따라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신청하기 위하여는 원고를 상대로 부동산등기법 제171조에 따라 원고의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야 하고, 이 경우 원고가 실체법상 피고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소송의 승패가 결정되는바, 이는 결국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득자인 원고가 소외 2의 사해행위에 대하여 선의인지 악의인지 여부의 문제로 귀착된다(수익자인 소외 1이 소외 2의 사해행위에 대하여 악의이었음은 위 서부지원의 97가합19595 판결에서 인정되었다).
그러므로 원고가 수익자인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받은 전득자인 근저당권자로서 소외 2의 사해행위에 악의이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보건대, 사해행위 취소에 있어서 수익자 또는 전득자의 악의는 추정된다고 할 것이고, 갑 제3, 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6호증의 1∼131의 각 기재, 원심 증인 소외 3 및 당심 증인 소외 4의 증언만으로는 위 악의의 추정을 뒤집고 원고가 선의이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경료함에 있어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인 원고로서는 일응 그 말소등기절차에 승낙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소기간이 도과되어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승낙을 구할 방법이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실체법상 승낙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라. 제소기간 도과
원고는 채권자취소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때로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하여야 하고,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은 제소기간인데 그 기간이 도과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말소등기신청에 대하여 승낙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는 소송은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하고( 민법 제406조 제2항), 이러한 기간은 제소기간이므로 법원은 그 기간의 준수 여부를 직권으로 조사하여 그 기간이 도과된 후에 제기된 채권자취소의 소는 부적법한 것으로서 각하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수익자인 소외 1을 상대로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제기할 때 원고를 상대로 원고가 악의임을 이유로 원상회복으로서 근저당권의 말소를 구하거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될 경우 그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별소로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에 대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함으로써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소송은 그 권원이 소외 2와 소외 1의 사해행위를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채권자취소권의 행사의 일종이므로 민법 제406조 제2항의 제소기간의 제한을 받는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1997. 11. 3. 경료되어 있었으므로, 피고는 소외 1을 상대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날인 1997. 12. 29.이나 늦어도 위 서부지원의 97가합19595 판결일인 1998. 3. 26.에는 소외 1의 근저당권설정행위가 채권자인 피고를 해할 의사로 행한 사해행위임을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할 것인데, 이미 피고가 이와 같이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이 이미 경과하였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승낙을 구할 방법이 없어 원고는 더 이상 피고에게 실체법상 승낙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피고는 당초 위 97가합19595 사건에서 원고도 공동피고로 하여 원상회복으로서 그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를 구하거나, 소외 1만 피고로 할 경우에는 사해행위 후 그 목적물에 관하여 제3자가 저당권이나 지상권 등의 권리를 취득한 경우 수익자가 목적물을 저당권 등의 제한이 없는 상태로 회복하여 이전하여 줄 수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는 수익자를 상대로 원물반환 대신 그 사해행위 목적물의 가액 상당의 배상을 구할 수 있으므로 그 가액 배상을 구하거나, 아니면 채무자인 소외 2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구하는 소송을 하였어야 한다).
마.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는 무효로 귀결되고 그 회복등기절차를 이행함에 있어서 위 말소등기가 경료된 이후 등기부상 피고 명의의 압류등기가 경료되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회복등기에 대하여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이고, 또한 소외 2가 소외 1에게 위와 같이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회복등기절차를 이행하게 되면,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된 후에 등기부상 권리를 취득한 피고로서는 소외 1에 대하여 자신 명의의 압류등기를 말소하여 줄 입장에 놓이게 되므로, 원고가 소외 1을 대위하여 구하는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의 회복등기에 대하여 승낙할 실체법상의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소외 1에게 주문 제2항 기재와 같은 승낙의 의사표시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광렬(재판장) 김광수 유승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