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태호)
【피 고】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재훈)
【변론종결】
2005. 4. 15.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1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 갑 제8호증, 을 제1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와 피고는 1998. 12. 15.경 혼인한 부부로서 딸 소외 1(4세)을 두고 있다.
나. 원고는 2001. 4. 25. 주식회사 교보생명보험과 종신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02. 7. 8. 사지가 마비되고 의식이 상실되는 이른바 ‘수족탄탄’이라는 질병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같은 해 10.경에는 완전히 의식을 상실하였고, 현재까지 사지마비, 의식소실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라. 원고는 대구광역시 중구청장으로부터 뇌병변장애 1급 판정을 받았고, 이에 피고는 2003. 6.경 교보생명보험으로부터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금 1억 1천만 원(이하 ‘이 사건 보험금’이라 한다)을 수령하였다.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소는 원고의 아버지인 소외 2가 원고의 특별대리인으로 선임될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을 기망하여 받은 대구지방법원 2004. 6. 21. 자 2004카기2064호 특별대리인선임결정에 기하여 제기한 소로서 부적법하다는 취지의 항변을 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특별대리인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는 원고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금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약관상 ‘1급 장해’를 당한 경우에는 ‘사망’의 경우와 동일한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그 보험수익자 역시 ‘사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아야 하므로, 원고의 상속인인 피고 및 위 소외 1이 보험수익자이고, 아니라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의 배우자로서 일상가사대리권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차 법정후견인으로서 원고의 재산을 관리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는 자이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나. 판 단
(1) 이 사건 보험금의 수익자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약관상 피보험자가 ‘1급 장해’를 당한 경우 사망의 경우와 동일한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한편 보험수익자에 관하여는 ‘① 만기, 생존 : 피보험자, ② 입원, 장해 기타 : 피보험자, ③ 사망 : 상속인’으로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단지 보험금액이 동일하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보험수익자 역시 위와 같은 명시적 규정에 반하여 사망의 경우와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이 사건 보험금의 수령 및 관리권한에 관하여
(가) 그러나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의식불명으로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어 금치산선고의 실체적 요건에 해당하는 자이나, 법원에 그에 대한 금치산선고의 청구를 하지 않아 금치산자로 지정되지 않고 있는 자인바, 이러한 원고의 재산관리는 통상 법원에 금치산선고를 청구하면서 그 재산관리인의 선임 또는 재산의 보존에 관한 처분 등의 사전 처분을 구하는 방식으로 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절차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우선 그 배우자인 피고로 하여금 부부의 일상가사대리권 등에 의하여 통상적인 관리를 하게 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이며, 특히 피고는 원고의 배우자로서 원고가 금치산선고를 받는 경우 민법 제934조에 의하여 원고의 법정후견인으로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의 재산관리인 또는 후견인에 준하는 권한을 가지고 이 사건 보험금 등을 관리하면서, 원고의 치료와 요양 및 자신과 위 소외 1의 생활 및 양육을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다고 할 것이고, 한편 이 사건 소는 원고의 아버지인 소외 2가 원고의 소송상 특별대리인 자격에서 원고를 대리하여 제기한 것으로서, 형식상의 당사자는 원고로 되어 있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자신의 재산을 관리할 능력을 상실한 자이므로, 실질에 있어서는 이 사건 보험금에 대한 관리권을 특별대리인 등 다른 사람으로 변경하여 달라는 청구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보험금의 수익자가 원고라고 하더라도, 피고로 하여금 이를 원고에게 지급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피고에게 재산관리인 또는 후견인으로서의 해임사유 즉 원고의 재산상태를 악화시키거나 그 이익을 침해하는 등의 현저한 비행이 있거나, 그 밖에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재산관리 임무를 계속 맡기기 어려운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나) 따라서 피고로부터 위와 같은 재산관리권을 박탈하여야만 될 사유가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특별대리인은, 피고가 가출하여 원고의 치료 및 요양 등을 소홀히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보험금이 원고의 치료 및 요양 등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고, 실제로 피고가 2002. 8.경부터 원고와 따로 거주하면서 이 사건 보험금을 자신 및 위 소외 1의 생계비 및 양육비 등으로 지출하고 있는 반면, 원고에 대한 간호나 치료비로 지출하지 않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한편 위에서 든 증거와 갑 제4호증의 1 내지 2, 갑 제6호증의 1 내지 6, 갑 제11호증,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5, 을 제5호증, 을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대구 중구 남산4동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특별대리인은 원고의 위 증세가 발병하기 이전부터 피고를 그다지 탐탁하게 여기지 않고 있던 중 위와 같은 증세가 발병되자, 이를 피고의 탓으로 돌리며 피고를 더욱더 냉대하게 된 사실, 피고는 그 전부터 원고와 함께 생활하여 원고가 얻은 수입에다 원고의 동생인 소외 3이 특별대리인 몰래 보조하여 주는 월 150만 원 정도의 돈을 가지고 생활하여 오던 중, 원고가 갑자기 위와 같은 처지에 처하여 생활이 어렵게 되자, 원고에 대한 치료 및 위 소외 1의 양육에 대한 친정 부모의 도움을 받기 위하여 2002. 8.경부터 친정집에서 거주한 사실, 특별대리인은 2003. 2.경 피고 모르게 이 사건 보험계약의 사망시 보험수익자를 자신의 명의로 바꾸었고, 위 소외 3마저 그 무렵 피고에 대한 생활비 보조를 중단한 사실, 피고는 2003. 4. 17. 위 보험수익자를 원래대로 정정한 후 같은 해 6.경 이 사건 보험금을 수령하였고, 특별대리인 등 시댁 식구들은 이로 인하여 피고를 더욱 멀리하게 된 사실, 원고의 모 소외 4는 자신이 2004. 5. 1. 원·피고가 살던 집으로 전입하여 세대주가 된 후, 피고가 무단가출한 것으로 신고하여 피고의 주민등록을 말소하게 하였고, 이에 피고는 2004. 5. 31. 부득이 친정 부모의 집인 대구 수성구 시지동 노변동서우방타운으로 전입하게 된 사실, 위 소외 4는 위와 같이 원·피고의 집으로 전입한 이후 원고를 그 곳으로 퇴원시킨 다음 피고의 출입을 막아버린 사실, 피고는 이 사건 보험금을 수령한 후 이를 가지고 자신과 위 소외 1의 생활비, 양육비, 교육비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보험계약은 원고에 대한 간호 및 치료비용은 물론, 피고 및 위 소외 1의 생활비 및 양육비까지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지는 점, 특별대리인은 2004. 7. 2. 대구지방법원에 2004카합569호로 원고 명의의 각종 보험금과 예금, 원·피고 공동명의의 임대차보증금 등에 대해 피고의 수령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하여 2004. 9. 8. 위 법원으로부터 수령금지가처분결정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이 피고가 2002. 8.경부터 원고와 따로 거주하면서 이 사건 보험금을 원고에 대한 간호나 치료비 등으로 지출하지 않고 있는 것이 오로지 피고의 잘못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사실만으로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보험금에 대한 관리권을 박탈하여야만 될 사유가 생겼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러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고, 결국 특별대리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채해(재판장) 구민승 이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