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대한민국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봉호)
【원심판결】
전주지법 2006. 5. 12. 선고 2005나709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각 토지는 모두 대한민국이 수립되기 전인 1921년경 각 모번지에서 분할되었고, 분할 당시 지목은 모두 답(沓)이었다가 분할되면서 도로로 지목이 변경되었으며, 위 분할 당시부터 현재까지 면적의 변동이 없는 점, 위와 같이 대한민국 수립 이전에 이미 도로로 형성되어 국도로 사용되던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하여 피고 대한민국이 아스팔트 덧씌우기 공사를 시행하여 주민 및 차량의 통행에 제공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는 점, 이 사건 각 토지에 도로가 개설되고 대한민국이 수립된 이후 피고들이 이를 도로로 관리하면서 점유ㆍ사용하여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 8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종전 소유자들인
소외 1,
2,
3이 이 사건 각 토지가 도로로 사용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보상금이나 사용료의 지급을 요구한 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도 않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
소외 1은 이 사건 각 토지에 도로가 개설·개수됨에 있어 이 사건 각 토지를 도로로 제공하고 그에 대한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원고는 이와 같이 토지의 원소유자가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함으로 인하여 사용수익의 제한이라는 부담이 있음을 용인하거나 적어도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취득하였다 할 것이어서 역시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어느 사유지가 종전부터 자연발생적으로 또는 도로예정지로 편입되어 사실상 일반 공중의 교통에 공용되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 그 토지의 소유자가 스스로 그 토지를 도로로 제공하여 인근 주민이나 일반 공중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였거나 그 토지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으로 의사해석을 함에 있어서는, 그가 당해 토지를 소유하게 된 경위나 보유기간, 나머지 토지들을 분할하여 매도한 경위와 그 규모, 도로로 사용되는 당해 토지의 위치나 성상, 인근의 다른 토지들과의 관계, 주위 환경 등 여러 가지 사정과 아울러 분할·매도된 나머지 토지들의 효과적인 사용·수익을 위하여 당해 토지가 기여하고 있는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다3173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각 토지는 대한민국 수립 이전인 1921. 조선총독부에 의해서 직권으로 각 모번지에서 분할되면서 인근의 토지들과 함께 지목이 도로로 변경되고 도로로 개설되어 공중의 통행에 이용되기 시작하였으며, 당시 또는 그 이후 조선총독부나 피고들이 공공용 재산으로의 적법한 취득절차를 밟았거나 소유자의 사용승낙을 받아 이 사건 각 토지를 점유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에 관한 자료도 없고, 또한 소유자가 이 사건 각 토지의 주변에 택지를 조성하였다거나 이 사건 각 토지가 도로로 사용됨으로 인하여 인접토지들의 효용가치가 확보·증대되는 이익을 누렸다는 등의 사정도 전혀 없음을 알 수 있는바, 그렇다면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서 원심이 들고 있는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각 토지의 종전 소유자들이 스스로 이 사건 각 토지를 도로로 제공하여 인근 주민이나 일반 공중에게 무상으로 통행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였거나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각 토지의 종전 소유자인 망
소외 1이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고, 망
소외 1의 재산을 순차 상속한
소외 3으로부터 이 사건 각 토지를 매수한 원고 역시 그로 인한 사용수익의 제한을 용인하였거나 그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이상 사용수익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토지에 대한 소유자의 배타적 사용수익권의 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2. 또한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의 매수대금의 지급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점, 이미 80년 동안 도로로 사용되고 있어 사용ㆍ수익이 불가능한 상태임을 알면서도 이를 매수한 것은 피고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그 중요한 목적이 있다고 보이고, 그 목적은 이 사건 소를 제기함으로써만 달성될 수 있을 것인 점,
소외 3이 피고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원고에게 양도하고 피고에게 통지한 직후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및 원고가 2003.경부터 이 사건 각 토지 외에도 도로로 장기간 사용되고 있는 토지들을 매수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종전 소유자의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양수받아 이와 같은 유사소송을 많이 제기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를 매수하고 위 각 토지와 관련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양수한 것은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 매매 및 채권양수라 할 것이어서
신탁법 제7조가 유추적용되어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 역시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채권양도 등이 이루어진 경우 그 채권양도가 신탁법상의 신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신탁법 제7조가 유추적용되므로 무효라고 할 것이고,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 주목적인지의 여부는 채권양도계약이 체결된 경위와 방식, 양도계약이 이루어진 후 제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적 간격, 양도인과 양수인간의 신분관계 등 제반 상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다20909, 2091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들고 있는 바와 같이
소외 3이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의 점유ㆍ사용으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양도하고 피고들에게 통지한 것은 2004. 5.경이고 그 직후인 2004. 6. 3.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분명하나, 한편 원고는
소외 3으로부터 2003. 5. 9. 이 사건 각 토지를 매수하고 같은 해 7. 15.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위 매수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이 사건 소제기는 약 1년 후에 한 것이어서 그 시간적 간격이 극히 짧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고, 원심이 들고 있는 다른 여러 사정들, 즉 매수대금의 지급에 관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거나,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목적은 소의 제기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외에도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다른 토지들을 여럿 매수하여 유사소송을 많이 제기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이 사건 매매 및 채권양도ㆍ양수가 소송행위 주목적의 신탁행위에 준한다고 볼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아니할 수 없으며, 그 밖에 달리
소외 3이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를 매도하고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양도한 것이 원고로 하여금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볼 사정이 있음을 인정할 증거를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소외 3과 원고 사이의 이 사건 각 토지 매매 및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양도ㆍ양수가 소송행위를 하게 할 것을 주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신탁법 제7조가 유추적용되어 무효라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소송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고현철(주심) 양승태 전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