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고】
주식회사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윤강 담당변호사 안세익)
【피 고】
피고 1 외 6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향 외 2인)
【변론종결】
2026. 2. 27.
【주 문】
1. 원고와 피고 5 사이에「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지급정지된 금액으로 원고 명의 중소기업은행(계좌번호 생략) 계좌에 2024. 8. 26. 16:17:11경 입금된 30,000,000원에 대한 원고의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원고의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5 사이에 생긴 부분은 각자 부담하고, 원고와 나머지 피고들과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1. 원고와 피고 1 사이에「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에 따라 지급정지된 금액으로 원고 명의 중소기업은행(계좌번호 생략) 계좌(이하 ‘원고 계좌’라 한다)에 2024. 8. 26. 15:19경 입금된 15,000,000원에 대한 원고의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2. 원고와 피고 2 사이에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지급정지된 금액으로 원고 계좌에 ① 2024. 8. 23. 14:22경 입금된 30,000,000원, ② 2024. 8. 23. 15:02경 입금된 29,900,000원, ③ 2024. 8. 23. 15:29경 입금된 50,000,000원, ④ 2024. 8. 23. 16:03경 입금된 50,000,000원, ⑤ 2024. 8. 23. 16:29경 입금된 52,000,000원, ⑥ 2024. 8. 23. 16:57경 입금된 58,000,000원, ⑦ 2024. 8. 23. 17:21경 입금된 54,000,000원, ⑧ 2024. 8. 23. 17:58경 입금된 45,000,000원, ⑨ 2024. 8. 23. 18:30경 입금된 30,000,000원에 대한 원고의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3. 원고와 피고 3 사이에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지급정지된 금액으로 원고 계좌에 2024. 8. 26. 14:43경 입금된 22,500,000원에 대한 원고의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4. 원고와 망 피고 4의 소송수계인 1ㆍ소송수계인 2ㆍ소송수계인 3 사이에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지급정지된 금액으로 원고 계좌에 2024. 8. 26. 13:13경 입금된 3,000,000원 및 2024. 8. 26. 13:23경 입금된 10,000,000원에 대한 원고의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5. 주문 제1항과 같다.
6. 원고와 피고 6 사이에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지급정지된 금액으로 원고 계좌에 2024. 8. 26. 15:59:19경 입금된 30,000,000원 및 같은 날 16:17:11경 입금된 30,000,000원에 대한 원고의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7. 원고와 피고 7 사이에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지급정지된 금액으로 원고 계좌에 2024. 8. 26. 13:44경 입금된 75,000,000원에 대한 원고의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이 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의 지위
원고는 전자상거래ㆍ통신판매업 및 중개사업 등을 목적으로 2017. 11. 10. 설립된 회사이다.
나.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의 원고 계좌로의 이동
1) 피고들은 2024. 8. 22.경부터 2024. 8. 26.경까지 금융기관 직원, 금융감독원 직원, 검사 등을 사칭하는 사람들의 지시에 따라 아래 ‘1차 송금일시’란 기재 일시에 ‘1차 수취인’란 기재 계좌로 ‘1차 송금액’란 기재 금액(이하 ‘이 사건 피해금’이라 한다)을 이체하였고, 이 사건 피해금의 대부분은 ‘2차 송금인’란 기재 명의인들에 의해 ‘2차 송금일시’란 일시에 원고 계좌로 이체되었다.
순번피고1차 송금원고 계좌 송금1차 송금일시1차 수취인1차 송금액(원)2차송금인2차 송금일시2차 송금액(원)1피고 12024. 8. 26.15:13소외 115,000,000소외 12024. 8. 26.15:1915,000,0002피고 22024. 8. 23.14:12△△△교회30,000,000소외 22024. 8. 23.14:2230,000,00014:5629,000,00015:0229,900,00015:2351,000,00015:2950,000,00015:5450,000,00016:0350,000,00016:2352,000,00016:2952,000,00016:5158,000,00016:5758,000,00017:1654,000,00017:2154,000,00017:5145,000,00017:5845,000,00018:2430,000,00018:3030,000,0003피고 32024. 8. 26.14:34소외 110,000,000소외 12024. 8. 26.14:4322,500,00014:3510,000,00014:352,500,0004망 피고 42024. 8. 26.12:54소외 113,000,000소외 12024. 8. 26.13:133,000,00013:2310,000,0005피고 52024. 8. 26.16:14소외 326,000,000소외 32024. 8. 26.16:1730,000,000 주2)6피고 62024. 8. 26.15:54소외 320,000,000소외 32024. 8. 26.15:5930,000,00015:5619,000,0007피고 72024. 8. 26.13:42소외 175,000,000소외 12024. 8. 26.13:4430,000,00013:5630,000,00014:1415,000,000
2) 원고 계좌에 송금된 이 사건 피해금의 대부분은 곧바로 ‘소외 4’ 명의 계좌로 아래와 같이 출금되었다.
순번2차 송금인2차 송금일시2차송금액(원)출금일시출금액(원)1소외 12024. 8. 26.15:1915,000,0002024. 8. 26.15:3114,849,9912소외 22024. 8. 23.14:2230,000,0002024. 8. 23.14:3829,699,51115:0229,900,00015:1529,530,44115:2950,000,00015:4449,573,88016:0350,000,00016:2049,500,80716:2952,000,00016:4351,482,37016:5758,000,00017:1257,421,32617:2154,000,00017:4053,461,06617:5845,000,00018:1244,551,91618:3030,000,00018:4129,700,9443소외 12024. 8. 26.14:4322,500,0002024. 8. 26.15:0022,274,7824소외 12024. 8. 26.13:133,000,0002024. 8. 26.13:4612,869,10613:2310,000,0005소외 32024. 8. 26.16:1730,000,0006소외 32024. 8. 26.15:5930,000,0002024. 8. 26.16:1129,699,5697소외 12024. 8. 26.13:4430,000,0002024. 8. 26.13:5929,700,98413:5630,000,00014:1629,699,57114:1415,000,00014:2614,849,992
다. 지급정지 조치
피고들이 2024. 8. 말경부터 2024. 9.경까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사기이용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피해구제를 신청함에 따라 이 사건 피해금이 이체된 금융기관에서 연쇄적인 지급정지 조치가 이루어졌고, 그 무렵 원고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조치가 이루어졌다.
라. 피고 4의 사망에 따른 소송수계
피고 4가 2025. 9. 9. 사망함에 따라 상속인인 피고 4의 소송수계인 1(배우자)ㆍ피고 4의 소송수계인 2(자녀)ㆍ피고 4의 소송수계인 3(자녀)이 소송을 수계하였다.
마.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9, 1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내지 5호증, 을라 제1 내지 3호증, 을사 제1호증의 각 기재, 기업은행의 2024. 9. 25. 자 사실조회회신서,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
원고는 ‘P2P 방식의 전자화폐거래소’를 운영하던 회사로서 원고 계좌에 송금된 이 사건 피해금은 전자화폐 거래대금으로 입금된 것이고, 피고들이 입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와 무관하다. 그럼에도 피고들의 피해구제신청으로 인하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원고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ㆍ전자금융거래제한 조치가 이루어졌고, 채권소멸절차의 불이익을 입게 될 위험이 발생하였다. 원고는 이러한 법률상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4조의2 제2항, 제5조 제1항 제5호, 제8조 제1항 제1호의2에 근거하여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한다.
3. 확인의 이익 존부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할 확인의 이익이 존재하는지에 관하여 직권으로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인정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4조의2 제2항, 제5조 제1항 제5호, 제8조 제1항 제1호의2에 근거하여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할 확인의 이익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가 소송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해금을 신속하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피해금 환급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1)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를 입은 피해자나 수사기관은 사기이용계좌를 관리하는 금융회사에 대하여 사기이용계좌의 지급정지 등 피해구제를 신청하거나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있다(제3조 제1항, 제2항).
2) 이와 같은 신청 또는 요청을 받은 금융회사는 거래내역 등의 확인을 통하여 사기이용계좌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면 즉시 사기이용계좌의 전부에 대하여 지급정지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4조 제1항). 또한 금융감독원은 지급정지 조치를 받은 명의인이 전기통신금융사기 관련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에는 전자금융거래제한 대상자로 지정한다(제13조의2).
3) 금융회사가 위와 같이 지급정지 조치를 행한 경우 금융감독원에 계좌 명의인의 채권이 소멸되는 절차(이하 ‘채권소멸절차’라 한다)의 개시 공고를 요청하여야 하여야 하고(제5조 제1항), 개시 공고일로부터 2개월이 경과하면 명의인의 채권은 소멸하고(제9조 제1항), 피해환급금 지급을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제10조).
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사기이용계좌의 명의인(이하 ‘명의인’이라 한다)이 위와 같은 일련의 절차를 정지ㆍ종료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이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규정한다.
1) 금융회사는 명의인이 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지급정지가 된 후 명의인과 피해자 간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이 제기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경우’ 채권소멸절차를 위한 공고를 요청할 수 없다(제5조 제1항 제5호).
2) 금융회사 및 금융감독원은 사기이용계좌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명의인과 피해자 간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이 제기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경우’ 지급정지 조치ㆍ채권소멸절차를 종료하여야 한다(제8조 제1항 제1호의2).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사기이용계좌에 예치된 금액 중 피해금 부분에 대한 지급정지 조치는 해제되지 않는다(제8조 제2항 제1호의2).
다. 이처럼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명의인이 지급정지ㆍ채권소멸의 불이익을 종료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피해자에 대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규정하였고, 이러한 경우 피해금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지급정지 조치 해제 및 채권소멸절차 진행 종료의 법적 효과를 정하였으므로, 명의인인 원고가 피해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원고가 입은 법적 불이익을 제거하는 유효ㆍ적절한 수단으로서 확인의 이익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피고 5에 대한 청구
자백간주에 의한 판결(민사소송법 제208조 제3항 제2호, 제150조 제3항, 제1항)
5.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
가. 주장ㆍ증명책임
1) 원고는 피고들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임을 다투지는 않으면서도, ‘금전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 있어서는 채무자인 원고가 먼저 청구를 특정하여 채무발생 원인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을 하면 채권자인 피고가 그 권리관계의 요건사실에 관하여 입증할 책임을 부담하므로(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4다281532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에 가담하는 등으로 손해배상채무 또는 부당이득반환채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대한 주장ㆍ증명책임은 피고들이 부담한다.’고 주장한다.
2) 그러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입법 목적, 해당 법률에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이 도입된 경위, 전기통신금융사기의 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근거하여 명의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는 통상적인 금전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의 주장ㆍ증명책임 법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명의인이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7조 제1항 각 호의 이의제기 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주장ㆍ증명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전기통신수단을 이용한 금융사기의 피해자가 소송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해금을 신속하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채권소멸절차와 피해금 환급절차 등을 마련하여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제정되었다.
나)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정 당시에는 ‘피해자 보호’라는 입법 목적 달성을 위해 누구든지 지급정지가 된 사기이용계좌의 채권 전부 또는 일부와 관련하여 손해배상ㆍ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 등을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였고, 명의인의 이의제기 사유도 ‘사기이용계좌가 아니라는 사실’을 소명한 경우로 한정하였다. 그런데 정당한 상거래 대금을 입금받았으나 사기이용계좌로 지정되어 피해를 보거나, 허위 신고로 인하여 지급정지 조치가 이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2018. 3. 13. 법률 제15472호로 이를 개정하여, ① 제4조의2 제2항, 제5조 제1항 제5호, 제8조 제1항 제1호의2를 신설하여 명의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 ② 제7조 제1항의 이의제기 사유로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대한 대가로 받았거나 그 밖에 정당한 권원에 의하여 취득한 것임을 객관적 자료로 소명하는 경우’를 추가하였다.
즉, 명의인의 피해자에 대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절차 진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명의인의 부당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된 수단이므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 보호’라는 입법 목적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해석ㆍ운영되어야 한다.
다) 한편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7조 제1항은 명의인이 이의제기를 할 경우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사실을 객관적 자료를 통해 소명하도록 요구하는 반면, 명의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주장ㆍ증명책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정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도 통상적인 금전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의 주장ㆍ증명책임 구조를 그대로 적용하여 피해자에게 권리요건 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수사 등을 통해 국가기관이 밝혀야 하는 범죄사실 및 피해금의 이동경로를 피해자가 피해 발생 직후부터 스스로 주장ㆍ증명해야 하는 것이 되어 결과적으로 피해자에게 책임이 전가될 뿐만 아니라 가중되고, 이로 인해 피해자 측이 손해배상채권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사실상 증명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명의인 측의 신속한 채무부존재확인 청구가 쉽게 인용됨으로써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입법 목적ㆍ취지가 사실상 몰각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
전기통신금융사기의 경우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피해금도 여러 계좌를 거쳐 이동하기 때문에 범인을 특정하거나 피해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특성이 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들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를 입은 2024. 8.경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약 1년 6개월의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여전히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일 뿐, 범인의 특정 및 피해금의 이동경로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자인 피고들에게 피해금의 이동경로는 물론 이에 따른 명의인의 손해배상책임 및 그 범위 등에 관한 주장ㆍ증명책임을 기계적으로 부담시킨다면, 이는 소송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해금을 신속하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제정된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입법 목적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게 소송 부담 및 사실상 패소판결이라는 이중의 부담까지 지우는 불합리가 발생한다.
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명의인과 피해자 사이에 채무부존재확인의 소가 계속 중인 경우를 채권소멸절차 진행 배제사유 및 피해금 초과 부분에 대한 지급정지 종료사유로 규정하였을 뿐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명의인의 승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의 효과에 대하여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명의인이 객관적 자료를 통해 해당 계좌가 사기이용계좌가 아니라는 사실(제7조 제1항 제1호)’ 또는 ‘소멸될 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명의인이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대한 대가로 받았거나 그 밖에 정당한 권원에 의하여 취득한 것이라는 사실(제7조 제1항 제2호)’을 소명한 경우 피해금 부분에 대한 지급정지 조치까지도 해제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는바, 만일 피해자의 증명 실패라는 이유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명의인의 승소판결이 확정되는 경우에는 명의인은 그 확정판결을 이의제기의 객관적 소명자료로 제출할 가능성이 크고, 이러한 경우 피해금 부분에 대한 지급정지 조치까지 해제될 우려가 있으며, 이와 같이 되는 경우에는 이후에 수사를 통해 명의인의 범죄 연관성 또는 손해배상책임의 존재 및 그 범위가 드러나더라도 피해자의 피해 회복은 사실상 어렵게 된다.
마)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7조 제1항이 명의인으로 하여금 제1호 내지 제3호가 규정한 이의제기 사유를 객관적 자료를 통해 스스로 소명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정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도 ‘이의제기’와 동일하게 ‘명의인의 부당한 피해 방지’라는 목적에서 도입된 수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 법률에 근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도 명의인에게 제7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의 이의제기 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을 ‘주장ㆍ증명’하도록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체계적 해석상 제7조에서 정한 ‘이의제기 절차’가 명의인에 대한 원칙적인 구제수단이고,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은 허위 신고 등으로 인한 명의인의 부당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추가적ㆍ부가적 구제수단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명의인의 주장ㆍ증명책임이나 그 정도가 ‘이의제기 절차’에 비해 쉽고 간편하게 해석되는 경우에는, 명의인 측은 ‘이의제기 절차’를 외면한 채 피해자 측에 대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만 제기하게 될 것이므로 이로 인해 사실상 ‘이의제기 절차’는 형해화되고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입법 취지ㆍ목적 역시 상실될 우려가 크다. 따라서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명의인의 주장ㆍ증명책임은 ‘이의제기 절차’와의 관계에서 균형을 유지하여 그와 동등하거나 이에 준한다고 보아야 하고, 다만 증명책임의 ‘정도’는 본안소송의 특성상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더욱이 피해자는 피해금의 이동경로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명의인 계좌에 입금된 금원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서 어떠한 법률적 원인에 따라 입금된 것인지 여부를 증명하기 어려운 반면, 명의인은 자기 계좌에 입금된 금원이 누구로부터 입금된 것인지 특정할 수 있고, 어떠한 법률적 원인에 따라 입금된 것인지 증명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명의인에게 주장ㆍ증명책임을 부담시키더라도 구체적 타당성의 관점에서 부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구체적 판단
원고는 원고 계좌에 입금된 금원이 피고들에게 발생한 전기통신금융사기에 따른 피해금이라는 사실을 다투지 않았으므로, 원고는 ‘원고 계좌에 입금된 금원을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대한 대가로 받았거나 그 밖에 정당한 권원에 의하여 취득하였다.’는 사실을 주장ㆍ증명해야 하는바, 앞서 든 증거 및 인정 사실, 갑 제8, 10 내지 13, 15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서울서대문경찰서ㆍ인천미추홀경찰서의 각 사실조회회신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른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 계좌로 입금된 이 사건 피해금이 원고가 주장하는 ‘전자화폐 거래대금’으로 입금된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1) 원고 계좌에 2024. 8. 23.부터 2024. 8. 26.까지 소외 1ㆍ소외 2ㆍ소외 3(이하 ‘이 사건 송금인들’이라 한다) 명의로 이 사건 피해금이 입금되었고, 입금 후 약 30분 이내에 ‘소외 4’(이하 ‘이 사건 수취인’이라 한다) 명의 계좌로 대부분의 금원이 출금되었다.
2) 원고는 이 사건 송금인들이 원고 계좌에 입금한 돈은 이 사건 송금인들이 이 사건 수취인으로부터 ‘넷텔러(NETELLER, 이하 ‘넷텔러’라 한다)’라는 전자화폐를 구매하기 위해 지급한 것이고, 원고는 피고들에게 발생한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과 무관하며 원고 계좌에 입금된 금원이 위 범행의 피해금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위 주장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이 사건 송금인들과 이 사건 수취인의 ‘회원가입 상세정보 캡처화면’과 위 당사자들 사이의 ‘거래정보 캡처화면’을 증거로 제출하였다.
3) 그러나 원고는 현재 전자화폐거래소를 폐업하여 전자화폐거래소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전자화폐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한 회원가입정보 및 전자화폐 거래내역의 확인이 불가능한바,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가 제출한 ‘캡처화면’만으로 이 사건 송금인들과 이 사건 수취인이 실제로 원고 전자화폐거래소에 회원가입을 하였는지, 회원가입 과정에서 원고가 실명 확인 등 절차를 거쳤는지, 위 당사자들 사이에 거래정보에 기재된 전자화폐 거래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알기는 어렵다.
더욱이 원고가 제출한 ‘회원 상세정보’에는 회원의 이름, 이메일 주소만 기재되어 있을 뿐, 회원의 인적사항을 특정할 수 있는 기본정보(생년월일ㆍ주민등록번호, 주소, 성별, 국적 등)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아 위 당사자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인지조차 알기 어렵고, 원고가 실명 확인을 하였는지도 불분명하다.
4) 나아가 원고의 법인등기부등본 및 사업자등록증에는 ‘전자화폐거래소’가 영업 목적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고, 그 밖에 원고가 실제로 전자화폐거래소를 운영하였음을 인정할 객관적 증거도 없다. 즉, 원고는 전자화폐거래소를 운영하다가 현재는 폐업하였다고만 주장하였을 뿐, ① 전자화폐거래소 개설 시점이 언제인지, ② 언제, 어떠한 이유로 폐업 절차를 진행하였는지, ③ 전자화폐거래소 운영을 위하여 관련 법령이 요구하는 신고 또는 등록 등의 절차를 완비하였는지, ④ 전자화폐거래소 운영에 따른 매출ㆍ영업이익은 어느 정도였는지, ⑤ 원고가 전자화폐거래소의 운영을 위한 인적ㆍ물적 설비를 갖추고 있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구체적 주장ㆍ증명을 하지 않았다.
5) 원고는 피고들의 피해신고로 인하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전자금융거래제한 조치까지 당하는 불이익을 입었다고 주장하였는데,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13조의2에 따르면 전자금융거래제한 조치는 지급정지 조치를 받은 명의인이 전기통신금융사기와 관련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에만 이루어지는 조치이다. 원고가 어떠한 사유로 위와 같은 제한 조치를 받게 된 것인지 설명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고가 피고들에게 발생한 전기통신금융사기와 무관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6) 원고의 대표자인 ‘소외 5’가 2025. 1. 16.경 경찰서에서 피고들에 대한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사건에 대한 입건 전 조사사건의 참고인으로 조사받은 적이 있고, 그 무렵 전자화폐거래소 운영자로 보일 뿐 전기통신금융사기 위반의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참고인 신분이 유지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은 당시 경찰의 ‘입건 전 조사사건’에서 원고가 아닌 원고의 대표자의 피의자 입건 여부에 관한 잠정적 판단이나 의견에 불과할 뿐이어서 원고의 손해배상책임의 존부나 범위에 대한 판단과는 직접적 관련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즉, 경찰 조사 당시까지 원고의 대표자에 대해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 등에 관한 피의자로 입건할 증거가 부족하였다는 한정된 의미만 있을 뿐 원고에게 주장ㆍ증명책임이 부과된 ‘원고 계좌에 입금된 금원을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대한 대가로 받았거나 그 밖에 정당한 권원에 의하여 취득하였다.’라는 사정을 직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7) 나아가 원고는 원고 계좌에 입금된 금원이 ‘넷텔러’의 구매대금으로 입금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넷텔러’의 시장가치, 거래규모, 상장 여부 등에 대하여 구체적 주장ㆍ증명을 하지 않고 있어 ‘넷텔러’의 가액도 전혀 특정할 수 없다. 또한 원고가 주장하는 ‘넷텔러’가 이 사건 송금인들과 이 사건 수취인 사이에 언제 어떻게 교부되었는지, 그 교부 사실을 원고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확인하였는지 등에 관하여도 별다른 주장ㆍ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8) 원고 계좌 거래내역(갑 제9호증의 1)에 따르면, 이 사건 송금인들이 이 사건 피해금을 입금하기 전까지 원고 계좌에 입출금이 이루어진 금액은 주로 1,000만 원 미만이었고, 입출금 횟수도 많지 않았다. 이러한 거래내역에 따르면 전자화폐거래소를 운영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전자화폐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송금인들이 원고 계좌로 금원을 송금하기 시작한 2024. 8. 20.경 이후부터 원고 계좌로 한 번에 수천만 원에 이르는 금원이 계속적으로 입금되고, 입금 후 약 30분 이내에 대부분의 금원이 출금되는 금융거래의 패턴이 반복되었다. 전자화폐거래소가 탈세, 범죄자금의 유입 경로가 되어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설령 전자화폐거래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원고가 전자화폐거래소 운영자로서 요구되는 통상의 주의만 기울였더라면 비정상적 자금이 원고 계좌로 계속해서 입금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볼 여지도 상당히 있어 보인다(원고 계좌에 피고들의 이 사건 피해금뿐만 아니라 다른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도 여러 건 송금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5에 대한 청구는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3항, 제1항에 따라 이를 인용하고(이 사건 분쟁에 이르게 된 경위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와 피고 5 사이에 생긴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으로 한다),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생략
판사 최누림(재판장) 김현정 이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