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3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일두)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5. 4. 11. 선고 93나4940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2 회사에 대한 청구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 1, 같은 원고 2, 같은 원고 3의 피고 1에 대한 상고를 각 기각한다. 상고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원고 1, 같은 원고 2, 같은 원고 3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피고 2 회사에 대한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이 인정한 기초사실은 다음과 같다.
소외 7 회사는 그 소유의 대지 위에 연립주택 54세대와 단독주택 29세대 및 상가점포 1동을 신축하던 중, 공사대금이 부족하자 각 공사대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1984. 11. 21. 위 신축공사의 하도급인인 원고 1에게 제23호 단독 주택을, 1983. 11. 18. 같은 원고 2에게 제27호 단독주택을 각 분양하여 위 원고들이 각 그 무렵 입주하였고, 그 무렵 정화조를 납품한 소외 1에게도 그 대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제9호 단독주택을 분양하여 1986. 1. 11.경 원고 3은 위 소외 1로부터 위 단독주택을 매수하여 그 무렵 입주하였는데, 위 원고들은 모두 준공검사가 나지 아니한 상태에서 각 해당 주택에 사전 입주한 것이다.
그런데 소외 7 회사는 1986. 5. 23. 위 단독주택 3동을 소외 2 등 제3자들에게 이중으로 분양하여, 그 제3자들이 소외 7 회사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자, 그 판결에 터잡아 위 각 건물에 관하여 1991. 3. 5.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리고 원고 4는 1985. 8. 6.경 피고 1로부터 그 사람이 소외 7 회사로부터 분양받은 제6호 단독주택을 매수하고 같은 해 10.경부터 입주하였는데, 피고 2 회사는 준공검사가 마쳐진 뒤인 1991. 10. 11. 위 주택에 관하여 소외 3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한편 소외 7 회사는 자금난으로 1984. 말경 부도를 낸 데다, 국세체납으로 인하여 대지에 관한 공매절차가 진행되어 1986. 9.경 대지의 소유권이 위 소외 7 회사의 채권자들인 소외 4 등 3인 명의로 넘어가자, 위 소외 4를 비롯한 채권자들은 각 건물의 잔여 공사를 마무리지어 준공검사를 받고 피분양자들에게 각 해당 건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는 대신에 피분양자들로부터 분양잔대금(건물을 담보로 한 은행융자금을 포함)을 받아 채권 회수에 충당하기 위하여 새로이 피고 2 회사를 설립한 다음 피고 2 회사에게 대지 및 지상 건물에 관한 권리를 넘겨주기로 합의하고, 이에 따라 위 소외 4 등 3인은 1989. 12. 30. 대지의 소유권을 피고 2 회사에게 이전하였으며, 소외 7 회사도 1990. 3. 20. 건물에 관한 권리를 피고 2 회사에게 넘겨주었다.
나. 원심의 판단
(1) 우선 피고 2 회사는 1990. 3. 20. 소외 7 회사와 사이에 각 건물의 준공검사를 마침과 동시에 소외 7 회사로부터 매입을 하여 이미 입주하고 있는 실제 계약자에게 각 해당 주택 및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기로 약정한 바 있으므로 피고 2 회사는 소외 7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채무를 인수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렇다면 피고 2 회사는 원고들에 대하여 각 해당 주택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줄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해당 주택 모두를 제3자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약정이 체결된 사실은 인정되나, 위 약정은 소외 7 회사와 피고 2 회사 사이의 약정으로서 그 효력은 두 회사에게만 미친다고 할 것이지 원고들에게 미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2) 다음으로 피고 2 회사가 1990. 2.경 원고들로부터 준공검사 동의서를 받을 당시 각 해당주택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기로 약정하였다는 취지의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는, 피고 2 회사가 입주자들로부터 받은 준공검사 동의서는 준공검사를 원만히 받기 위한 수단으로서 만든 서류일 뿐이므로 이를 들어 피고 2 회사가 원고들을 비롯한 각 입주자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기로 약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마지막으로 피고 2 회사가 1990. 6. 12.경 원고 1과 소외 7 회사와의 매매계약을 갱신함으로써(갑 제1호증의 1) 원고들에게 각 해당 주택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겠다는 약정을 한 것이라는 취지의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는, 갑 제1호증의 1의 기재만으로 피고 2 회사가 원고 1에게 그 주장과 같은 약정을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하물며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 같은 취지의 약정을 한 것으로 보기는 더욱 어렵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다.
다. 당원의 판단
기록에 의하면, 소외 7 회사가 자금난 등으로 1984. 말 부도가 나자 그 대표이사이던 피고 1은 채권자단의 요구에 의해 1985. 3. 20.경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채권자단을 대표하여 소외 5가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위 피고가 체결한 분양계약의 효력을 부인하고 새로이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등 경영을 하였으나(이 사건 제23호, 제27호, 제9호 주택에 관한 이중 분양도 이 때 이루어진 것이다), 계속 소외 7 회사의 경영이 호전되지 않자 위 소외 5는 소외 7 회사의 경영에서 손을 떼고 1988. 2.경부터 피고 1이 다시 소외 7 회사의 대표이사에 취임하였는데, 그 무렵부터 채권자단을 대표한 소외 4 및 소외 6 등이 피고 1과 사이에 수습 방안을 협의한 결과, 소외 7 회사로서는 하청업자들에 대한 공사금채무 등 과다한 채무로 인하여 잔여 공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채권자들이 완성된 건물 또는 피분양자들에 대한 잔대금채권에 대해 강제집행을 하게 되면 피분양자들에 대한 잔대금채권을 회수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었으므로, 소외 7 회사의 기존 채무에 구속받지 않는 새로운 주택건설회사를 설립한 다음 그 회사에게 대지 및 건물에 관한 권리를 모두 넘겨주어 그 회사로 하여금 잔여 공사를 마무리지어 준공검사를 받고 피분양자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는 대신에, 피분양자들로부터 분양잔대금(건물을 담보로 한 은행융자금)을 지급받아 위 소외 4를 비롯한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의 변제에 충당하기로 약정하고, 위 약정에 따라 위 소외 6 등은 1988. 3. 23. 피고 2 회사를 설립하여, 1989. 12. 30. 먼저 소외 4 등 3인으로부터 대지에 관한 권리를 넘겨받고, 소외 7 회사로부터도 각 건물에 관한 권리를 양도받은 다음, 1990. 2.경 소외 7 회사와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 입주하고 있는 원고들을 비롯한 피분양자들에게 이 사건 공사에 관한 권리의무 일체를 인수하였다면서 준공검사가 나면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겠으니 준공검사 동의서에 날인해 달라고 요청하여 원고들이 이에 응하였는바, 1990. 3. 20. 자 합의각서(을 제3호증)는 소외 7 회사와 피고회사 사이의 위와 같은 약정을 보다 명확하게 문서로 남기기 위해 작성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피고 2 회사는 소외 7 회사로부터 각 건물에 관한 권리를 양도받음에 있어 적어도 소외 7 회사와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 입주하고 있는 피분양자들에 대한 관계에서는 소외 7 회사의 피분양자들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채무의 이행만을 인수한 것이 아니라 소외 7 회사가 피분양자들에 대해 가지는 잔대금채권도 함께 양수하기로 약정한 것이 분명하다 할 것인바, 위 합의각서 중 제2항은 채무 부분을, 제3항은 채권 부분을 각 표시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와 같이 피고 2 회사가 소외 7 회사로부터 분양계약에 따르는 채무뿐만 아니라 채권까지도 함께 인수하기로 하는 약정을 하였다면, 이는 분양계약의 분양자로서의 지위의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계약인수 약정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경험칙상 상당하다 할 것이고(이 점에서 피고 2 회사가 소외 7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채무의 이행만을 인수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잘못되었다 할 것이다.), 이러한 계약인수는 3면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적이나 관계 당사자 중 2인의 합의와 나머지 당사자가 이를 동의 내지 승낙하는 방법으로도 가능하다 할 것인데(당원 1987. 9. 8. 선고 85다카733, 734 판결 참조), 피고 2 회사가 원고들을 비롯한 피분양자들에게 이 사건 공사를 인수하였다면서 준공검사가 나면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겠으니 준공검사 동의서에 날인해 달라고 요청하여 원고들이 이에 응한 행위는 바로 소외 7 회사의 피고 2 회사 사이의 계약인수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소외 7 회사가 원고들과 사이에 체결한 각 해당 입주주택에 관한 분양계약상의 지위는 피고 2 회사에 의해 유효하게 인수되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 2 회사는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각 해당 주택에 관한 매도인의 지위에 서게 된다 할 것이므로, 설령 피고 2 회사가 인수 당시 원고들이 분양받아 입주 중인 각 주택이 이중으로 분양 또는 매도된 사실을 몰랐다 하더라도, 위 각 주택이 제3자 앞으로 이전됨으로써 원고들이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 2 회사가 소외 7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각 해당 주택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채무의 이행만을 인수한 것이라고 판단한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한 것은, 소외 7 회사와 피고 2 회사 사이의 약정의 취지를 오인하고 계약인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결론에 있어 이유가 있다 할 것이다
2. 원고 1, 원고 2, 원고 3의 피고 1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위 원고들은 위 부분 청구에 관하여 상고한 이유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으므로, 위 부분 상고는 이유 없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2 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원고 1, 같은 원고 2, 같은 원고 3의 피고 1에 대한 상고를 각 기각하며, 상고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김석수 이돈희 이임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