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철)
【피고, 피상고인】
한국전력공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수)
【원심판결】
서울민사지방법원 1995. 1. 13. 선고 94나3265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 2 회사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 2 회사의 피용인인 소외 1은 1993. 1. 13. 19:30경 미금시 (주소 1 생략) 소재 주차장에서 같은 피고 소유의 판시 카고트럭을 주차시키기 위하여 후진을 하던 중 판시 전신주를 충격하여 넘어뜨리는 바람에 판시 전신주들을 연쇄적으로 넘어뜨려 파손케 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이로 인하여 일반수용가로의 전력 공급이 중단된 사실, 원고는 미금시 (주소 2 생략) 답 2,000㎡에서 비닐하우스 2동을 설치하여 서양란, 벤자민 등을 재배하고 있었고, 위 화초들은 모두 최저온도 영상 7도 내지 8도, 최고온도 영상 30도의 기온을 유지하여야 하는바, 원고는 피고 1 한전으로부터 공급받는 전기를 이용하여 겨울철이던 이 사건 사고 당시 전기온풍기를 가동하여 위 비닐하우스 내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던 사실, 그런데 이 사건 사고로 위와 같이 정전됨으로써 원고가 약 12시간 30분 가량 전기온풍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 복구가 완료되어 다시 전기가 공급될 무렵에는 위 비닐하우스 내의 온도가 이 사건 사고 당시의 외부 온도인 영하 1.4도 내지 4.4도와 비슷하게 되어 위 화초의 적정 최하온도 이하로 떨어짐으로써 위 화초들이 동해를 입게 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피고 2 회사에 대하여 위 전력 공급의 중단으로 인하여 위 작물상 동해로 입은 손해의 배상을 구하고 있는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원고가 위 피고에게 배상을 구하는 손해는 앞서 인정한 사실에서와 같이 위 피고의 운행 차량이 일으킨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정전이 되었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위 전기온풍기를 사용하지 못하여 원고가 설치한 위 비닐하우스 안의 기온이 외부 온도에 가깝게 떨어져 원고가 재배하고 있는 서양란과 벤자민이 동사하게 되거나 동해를 입게 된 것임을 전제로 산정한 손해인바, 위와 같은 손해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라 할 것이므로 피고 2 회사 또는 위 소외 1이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데, 원심 증인 소외 2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있다.
불법행위의 직접적 대상에 대한 손해가 아닌 간접적 손해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가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에서 위 소외 1이 위 전신주를 충격하여 전선을 절단케 함으로써 위 전선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비닐하우스 내 전기온풍기를 가동하던 원고가 전력 공급의 중단으로 전기온풍기의 작동이 중지됨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소외 1이 이 사건 사고 당시에 이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그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소외 1로서는 이 사건 전신주는 비닐하우스가 밀집한 농촌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통상 비닐하우스에는 전기설비 내지 전기비품 등이 설치 또는 비치될 수 있으므로 위 전신주의 전선을 통하여 인근 비닐하우스 내에 전력이 공급된다는 사정 및 위 비닐하우스 내에는 보온 유지가 필수적인 농작물이 재배되고, 이러한 농작물의 보온 유지에 필요한 전기용품이 비치되어 작동되리라는 사정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기록에 의하면 위 전신주의 충격으로 전선이 절단되어 전력의 공급이 중단된 부근의 같은 종류의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던 다른 비닐하우스에는 1시간 만에 절단된 전선이 복구되어 전력이 공급되었기 때문에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아니한 사정을 알 수 있고,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농작물의 동해는 위 비닐하우스 내 전기온풍기의 작동이 중단된 상태로 장시간 방치되고 달리 비닐하우스 내 보온 유지에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함으로 인한 것인바(통상 전력의 공급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중단될 수 있으므로, 전력을 공급받아 비닐하우스 내 재배 작물을 위해 필요한 보온 유지를 하는 수용가로서는 불시에 전력의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에 대비하여 필요한 대비책을 강구하여 가능한 한 보온 유지가 되지 아니한 채로 방치되지 아니하도록 할 것이 요구된다.), 소외 1이 이러한 사정까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원심판결은 그 이유 설시에 있어 다소 미흡한 점이 있기는 하나 결국 같은 취지로 판단하고 있으므로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및 이유불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피고 1 한전에 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 1 한전이 이 사건 사고로 파손된 판시 전기공급 시설의 복구를 게을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원심의 조치는 수긍이 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나. 제2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고는 피고 1 한전과 이 사건 전기공급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피고 1 한전의 전기공급규정을 준수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위 전기공급규정 제51조 제3호, 제49조 제3호에는 피고 1 한전의 전기 공작물에 고장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때 피고 1 한전은 부득이 전기의 공급을 중지하거나 그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피고 1 한전은 수용가가 받은 손해에 대하여 그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바, 이러한 규정은 면책약관의 성질을 가지는 것으로서 피고 1 한전의 고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경우까지 적용된다고 보는 경우에는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 제1호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나, 그 외의 경우에 한하여 피고 1 한전의 면책을 정한 규정이라고 해석하는 한도 내에서는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위 규정은 피고 1 한전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한 전기공급 중단으로 인하여 수용가에게 발생하는 손해에 대하여 채무불이행 책임이 면제된다는 취지로 보아야 할 것이고, 판시 이 사건 정전사고의 발생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 1 한전에게 이 사건 정전사고의 발생과 그 복구에 관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1 한전의 위 정전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은 위 면책규정에 의하여 면제된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원심의 이러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은 이 사건 전기공급계약 체결시 피고가 위 면책규정의 내용을 설명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에게 그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원심판결에 지적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있기는 하나, 위 면책규정을 피고 1 한전의 고의ㆍ중대한 과실이 아닌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보는 한 객관적으로 보아 원고가 이 사건 전기공급계약을 체결할 당시 위 면책규정의 내용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설명을 들어 이를 알았더라면 위 전기공급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으리라고 인정할 만한 사정도 엿보이지 않는 이 사건에서 위 면책규정의 이러한 사항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결국 위 면책규정에 따라 판단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김석수(주심) 정귀호 이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