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검 사】
차병곤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홍푸른 외 1인
【주 문】
피고인을 징역 5년에 처한다.
압수된 과도 1자루(증 제1호), 3M 반코팅 면장갑 1개(증 제2호)를 각 몰수한다.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각하한다.
【이 유】
【범죄사실주1)】
[전제사실]
피고인은 2017년경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던 중, 2021년경 피해자 공소외 1(남, 41세)이 자신이 운영하는 ‘공소외 2 회사’에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무위험 운용을 통해 원금을 보장하고 업계 최고 수익을 지급할 것처럼 광고하는 것을 보고, 피고인 소유의 가상자산을 공소외 2 회사에 예치하게 되었다.
이후 피해자는 2023. 6.경 공소외 2 회사에 예치된 가상자산에 대한 출금을 정지시키는 한편 사무실을 폐쇄하였고, 그로 인해 피고인은 예치한 가상자산을 반환받지 못하는 피해를 당하게 되었으며, 피해자는 2024. 2. 22.경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피고인으로부터 63억 원 상당의 가상자산[비트코인 107.8262064 BTC, 이더리움 0.4924445 ETH, 리플 34960.45896 XRP]을 편취한 사실을 포함하여 16,000여 명으로부터 합계 1조 4,000억 원 상당의 코인을 예치받아 편취한 공소사실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으로 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다.
[구체적 범죄사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위와 같이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되자 2024. 8.경까지 공판기일에 매번 참석하여 재판을 방청하였고, 법정에서 피해자가 변호인과 웃으면서 인사하는 모습, 피해 회복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도 고액의 변호인단을 선임하고 범행을 부인하는 피해자의 모습 등을 목격한 후 이에 불만을 가지고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24. 8. 28. 12:54경 서울 양천구 신월로 386에 있는 서울남부지방법원 1층 출입구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집에서 가져온 과도(총길이 20cm, 칼날 길이 9cm)와 ‘3M’ 반코팅 면장갑을 다른 물건들과 함께 가방에 넣어 숨기는 방법으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 후, 피해자의 재판이 진행될 위 법원 306호 법정에 들어가 피해자가 앉을 피고인석과 가장 가까운 방청석 맨 앞줄에 앉아 있었다.
피고인은 2024. 8. 28. 14:26경 위 306호 법정에서 재판을 방해하고 피해자를 살해할 목적으로, 점퍼 안주머니에서 위 면장갑을 꺼내어 오른손에 끼고 가방에서 위 과도를 꺼내어 칼날이 새끼손가락 방향으로 향하게 오른손에 쥔 후, 피해자 등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틈을 타 증인신문을 참관 중인 피해자의 뒤로 다가가 왼손으로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아 왼쪽으로 젖혀 목이 드러나게 한 다음, 오른손에 쥐고 있던 과도를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5회 연속으로 내리찍어 피해자를 살해하려 하였으나, 피해자로 하여금 치료일수 미상의 우측 경부 열상만 입게 함으로써 미수에 그치고, 위 소동으로 인하여 재판이 중단되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는 동시에 재판을 방해할 목적으로 법정에서 소동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일부 진술기재
1.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공소외 3, 공소외 4, 공소외 5, 공소외 1의 각 진술기재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공소외 5, 공소외 4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공소외 4, 공소외 3, 공소외 1의 각 진술서
1. 2024. 8. 28. 자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2024. 8. 29. 자 압수조서(임의제출) 및 압수목록, 압수물 사진
1. 입건전조사보고서(피해자 상태 확인), 입건전조사보고서(112신고 사건처리표 및 구급활동일지 첨부), 입건전조사보고서(피해자 입원 병원 간호사 진술 청취), 수사보고서(현장 감식 결과보고서 등 첨부), 수사보고(피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과도의 칼날 재질에 대한 확인), 수사보고서(법원 내 CCTV 녹화영상 분석 및 CD 첨부), 수사보고(피의자 ‘서울남부지법 2024고합68’ 사건의 피해자 확인 보고)
1. 정신감정서
1. 피해자 및 범행현장 사진, 피해자 진단서 사진
1. 서울남부지법 청사 내 CCTV 영상 CD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254조, 제250조 제1항(살인미수의 점), 형법 제138조(법정소동의 점)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살인미수죄에 대하여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유기징역형 선택
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살인미수의 점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찌른 사실은 인정하나 피고인에게 특수상해의 고의만 있었을 뿐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
2. 판단
가. 살인의 고의 여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인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986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찌를 당시 피해자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견하였고 그 결과 발생도 용인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를 가지고 있었음은 넉넉히 인정된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이 사건 범행에 사용된 흉기가 가벼운 과도이므로 사람을 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범행에 사용한 과도는 총길이가 20cm, 칼날 길이가 9cm에 이르고 칼날 재질은 304스테인리스 금속이며 끝이 매우 뾰족하고 날카로워 사람을 상대로 사용할 경우 사람의 생명을 빼앗거나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이 공격한 부위는 피해자의 목 부위이고, 피고인은 왼손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왼쪽으로 젖혀 목이 드러나게 한 다음, 오른손으로 칼날이 새끼손가락 방향으로 향하게 쥐고 있던 과도를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5회 연속 내리찍는 방법으로 피해자의 목 부위를 공격하였다. 사람의 목은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경동맥 등이 지나는 급소로서, 위 부위를 칼로 수회 찌를 경우 위 중요 부위의 손상 및 출혈로 인해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견할 수 있다. 실제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는 우측 목 세 군데에 각각 깊이 2cm, 5.5cm, 1.5cm, 길이 3.5cm, 2cm, 5.5cm의 열상을 입었고, 범행 직후 피해자의 오른쪽 목 부위에서 다량의 출혈이 발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이 아니라 어깨를 찌른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범행 당시를 녹화한 CCTV 영상을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뒤로 접근하여 순간적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왼쪽으로 젖힌 후 목 부위를 수차례 내리찍는 장면이 확인되고(피고인이 단지 어깨를 찌를 의도였다면 피해자의 머리를 젖혀 목 부위가 드러나도록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오른쪽 목 부위에 수 개의 열상이 발생하였으며, 피고인 스스로도 수사과정에서 ‘그냥 칼로 피해자의 목을 한 번 찌르고 손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390면), 위 점들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 부위를 찌른 것이 분명해 보인다.
③ 피고인은 범행에 사용할 과도와 면장갑을 미리 준비하였고, 이를 가방에 넣은 상태로 306호 법정에 진입하여 위 법정 내 피해자가 앉을 피고인석과 가장 가까운 방청석 맨 앞줄에 앉았다. 이 사건 범행이 일어난 시점은 제3자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되던 중이었고, 피해자가 발언을 하고 있던 상황도 아니었으며, 범행장면을 목격한 공소외 4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그 신문의 내용도 피고인이 갑자기 흥분할 정도의 내용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은 무방비 상태로 증인신문을 방청하고 있던 피해자의 뒤에서 갑자기 피해자에게 달려들었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등을 돌린 자세로 있어 피고인이 자신에게 달려드는 것조차 보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재판을 방청하던 중 순간적으로 격분하여 피해자를 우발적으로 공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으로 흉기를 준비하여 피해자와 가까운 위치에 앉아 기다리다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④ 피고인에 대한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서에서도, 피고인이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던 중 피해를 당한 내가 죽는 것보단 사기꾼이 죽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범죄를 계획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거나(7면), ‘비트코인 100개 정도를 사기 당한 상태로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며, 이러한 상태에서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하였고, 법원 검신대에서 가방에 들어있던 칼이 무사통과 되었으며, 가해자가 변호인과 웃으면서 대화하는 모습에 화가 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였다고 기술하고 있는바(10면), 위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의사를 가지고 계획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준비하였음을 추단할 수 있다.
나. 심신미약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이 공소외 2 회사 사건으로 재산의 대부분을 잃어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도 살펴본다.
형법 제10조에 규정된 심신장애는 생물학적 요소로서 정신병 또는 비정상적 정신 상태와 같은 정신적 장애가 있는 외에 심리학적 요소로서 이와 같은 정신적 장애로 말미암아 사물에 대한 변별능력과 그에 따른 행위통제능력이 결여되거나 감소되었음을 요하므로, 정신적 장애가 있는 자라고 하여도 범행 당시 정상적인 사물변별능력이나 행위통제능력이 있었다면 심신장애로 볼 수 없다. 심신장애의 유무는 법원이 형벌제도의 목적 등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법률문제로서 그 판단에 전문감정인의 정신감정결과가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기는 하나, 법원이 반드시 그 의견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고, 그러한 감정결과뿐만 아니라 범행의 경위, 수단,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행동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자료 등을 종합하여 독자적으로 심신장애의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21도8657 판결 등 참조).
피고인에 대한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서에 의하면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이 정서적으로 위축되고 비관적인 심리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계획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당시 피고인이 306호 법정의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4명 중 피해자를 정확히 지목하여 공격한 점, 피고인에 대해 정신감정을 실시한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도 ‘피고인에게 심신미약이나 심신상실에 이르는 정신과적 진단은 없으며, 피고인의 정신 상태와 피고인이 피해자를 공격하겠다는 생각을 통제하지 못한 것과의 상당인과관계는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이 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행위를 통제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