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A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수원지방법원 1991.6.19. 선고 90노161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1988.1.31. 09:20경 경기 B 소재 피고인이 경영하는 C사무실에서 설치해 놓은 연탄난로에 불을 피우기 위하여 점화탄(번개탄)에 불을 붙여 그 위에 연탄을 올려 놓아 난로에 불을 피우게 되었는바, 동 점포는 목조가옥이고 동 사무실 연탄난로 주위에 목조쇼파 등이 비치되어 난로가 과열될 경우 인화되어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동 연탄난로의 공기구멍을 적당히 조절하여 난로가 과열되지 않도록 하고, 집기 등을 난로로부터 멀리 떨어져 비치하는 등 하여 화기관리를 철저히 하여 화재의 발생을 미리 막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하여 위 난로의 공기조절구멍을 활짝 열어 놓은 채 위 사무실을 비우고 외출함으로써 화기관리를 소홀히 한 과실로 같은 날 11:20경 위 연탄난로가 과열되면서 난로에서 50cm 정도 떨어져 있는 쇼파에 불이 인화되어 불길이 사무실 전체에 번져 위 사무실과 인접한 다른 건조물을 연소하여 이를 소훼한 사실을 인정하고, 위와 같이 이 사건 화재의 원인이 피고인 사무실의 연탄난로과열에 있다고 보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시하고 있다. 즉 이 사건 화재를 처음 목격한 D, E, F, G 등이 경찰이나 원심법정에서 처음에 C사무실과 H사무실에서 연기가 나오다가 그곳에서 일시에 불길이 솟는 것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이 사건 화재발생 당시 피고인 경영의 C사무실에 피고인이 피워 놓은 연탄난로 이외에는 다른 상점에는 화재의 원인이 될 만한 것이 전혀 없었던 점, 이 사건 화재 당시 위 C사무실 내에는 위 연탄난로로부터 50c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인화성이 있는 겉이 헝겊으로 씌워진 목조쇼파 등 물건이 각 위치하고 있었고 또한 인접한 H사무실에는 석유, 시너, 아크릴, 페인트 등 인화성이 강한 물질이 있었는데,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C 및 H 사무실 건물의 기둥과 가재도구가 다른 상점보다 더 많이 연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C사무실과 H사무실의 칸막이인 합판의 연소상태를 보면 C사무실편 쪽의 합판이 더 많이 타다 남았고 H사무실편 쪽의 합판부분은 검게 그을었을 뿐 그리 많이 타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화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워 놓은 연탄난로가 과열되면서 난로에서 50cm 정도 떨어져 있는 쇼파 등 물건에 불이 인화되어 인화성이 강한 물질이 많은 H사무실 등 그 인접 상점으로 번진 것으로 인정되고, 전기합선에 의하여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는 전원이 차단이 되는데 이 사건 화재발생당시 전기가 공급되고 있었던 점과 이 사건 화재현장인 H 및 C사무실, I양복점 천정, 벽 등 주변의 전선을 수거하여 이를 감정한 결과 그 전선에 전기적 용융흔 및 단락흔(短絡痕)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화재는 전선의 합선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2. 그러나 위 원심판시와 같은 상황이 인정된다고 하여도 이 사건 난로의 공기조절구멍을 열어 놓아 과열이 된 경우에도 난로에서 50cm 떨어져 있던 쇼파에 인화될 가능성이 인정되어야만 피고인에게 실화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인바, 위와 같은 경우에 50cm 떨어진 쇼파에 인화될 가능성이 있음이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와 같은 인화가능성이 있는 지의 여부를 알아 볼 만한 다른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1심증인 J의 증언과 수사기록에 편철된 수사보고서(120정 이하) 기재에 의하면 위 난로의 공기조절구멍을 피고인이 주장하는 정도로 열어 놓아 연탄이 연소된 상태에서는 인화가능성을 확인할 수 없었음이 인정되는바, 원심으로서는 공소내용과 같이 공기조절구멍을 활짝 열어 놓아 연탄이 연소된 상태에서 인화가능성이 있는지를 심리해 보았어야 할 것이다.
또 원심은 이 사건 화재당시 전기가 차단되지 않고 공급되었던 점으로 보아 합선에 의한 누전이 아니라고 보고 있으나, 원심이 채용한 원심증인 G, K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화재당시 전기불이 한두 번 나갔다고 진술하고 있고, 원심이 위 판결이유에서 인용한 L의 경찰진술에 의하면 전선의 피복이 녹아 합선이 됨으로써 누전이 되는 경우에는 갑자기 부하가 흘러 깜박 거린다는 것이므로(수사기록 41정) 전기공급이 계속되고 있는 중에도 합선으로 인한 누전이 있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원심은 이 사건 화재장소의 전선에 전기화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기적 용융흔이나 단락흔이 없다는 점도 누전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이유로 들고 있으나, 원심이 채용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M, N 작성의 감정결과보고서(수사기록 118정) 기재에 의하면 전기적 용융흔이나 단락흔은 전선이 외부화염에 의하여 재차 용융되는 경우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위 원심판시는 적절하지 못한 것이다.
3. 결국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이회창 배만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