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관판결】
대전고등법원,2013누1254,2심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1. 11. 1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소속 근로자로 2011. 8. 16. 18:50경 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던 중 어지러움을 호소하여 119 구급차로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위 병원에서 '우측 편마비, 좌측 기저핵 뇌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았다.
나. 원고는 2011. 9. 22. 이 사건 상병이 업무로 인해 발생하였다며 피고에게 요양승인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1. 11. 16. 발병 이전 뇌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의 업무상 과중부하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의학적으로도 고혈압에 의해 2차적으로 수반된 상병이라는 소견으로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 을 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생산기술팀에 소속되어 근무하다가 2011. 4. 1.경 설계원가 TF팀(이하 '설계원가팀'이라 한다)으로 자리를 옮겨 원가프로세스 설계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위 설계원가팀은 신생팀이기 때문에 일정한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책임이 부여되어 사무실은 물론 퇴근 후에도 집에서 컴퓨터 작업을 계속하고 휴일에도 출근하여 근무를 하는 등 과로에 시달렸고, 특히 1차 성과 발표일이 10월말로 정해져 있어 위 발표일이 가까워 올수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원고로서는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었으며, 이전 부서인 생산기술팀의 업무까지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더욱 과로와 스트레스가 가중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은 이러한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병하였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원고의 근무 내용
가) 원고는 1988. 12. 12. 사무직으로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1997. 7. 31.까지 공무팀에서 근무한 후, 1997. 8. 1.부터 생산기술2팀으로 옮겨 과장, 차장으로 근무해 오다가 2011. 1. 1. 생산기술2팀장으로 승진하였으며, 2011. 4. 1.부터는 원가기획팀 내 설계원가팀 상근 팀원으로 발령받아 근무하였다.
나) 설계원가팀은 설계원가 시스템 구축 업무(제품의 설계도를 보고 원가를 산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제품의 판매 및 구매시 타당한 비용을 산출하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함)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회사 내 각 팀의 매니저(중간관리자) 5명이 추천·선발되어 팀장 1명, 상근 팀원 4명으로 구성되었는데, 2011. 5월부터 8월까지는 설계원가팀이 구성된 초기였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자료조사 업무 등 총론에 해당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원고는 설계원가팀으로 옮긴 후에도 원고의 후임자인 생산기술2팀장 소외1이나 생산기술2팀 소속 직원의 업무지원요청이 있을 때마다 생산기술팀 사무실로 가서 업무를 도와주곤 하였다.
라) 원고는 2011. 8. 16. 15:30부터 원가기획팀 사무실에서 절삭가공의 설계원가 산출 기준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 및 원가 산출 시뮬레이션을 위해 팀원 4명과 회의를 하다가 도중에 3명은 회의실을 나갔고, 이후 원고와 팀원 소외2가 18:50까지 회의를 한 후 회의실을 나오던 중 어지럼증이 발생하고 혈색이 좋지 않자 바로 병원으로 후송 되었다.
마) 원고의 근무형태는 주 5일 근무제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고 주말과 공휴일은 휴무였고, 1일 근무시간은 08:00부터 18:30까지인데, 원고가 설계원가팀으로 옮긴 이후의 월별 근무상황을 보면, 2011. 4월은 19일 근무/11일 휴무, 5월은 19일 근무/12일 휴무, 6월은 20일 근무/ 10일 휴무, 7월은 20일 근무/11일 휴무였으며, 8월에는 8. 1.부터 8. 7.까지는 하계휴가로 7일 동안 휴무였고, 8. 8.부터 8. 12일까지 5일 근무 후 8. 13.부터 이 사건 발병 전날인 8. 15.까지 3일 휴무였다.
2) 원고의 건강상태
○ 2009. 5. 28. 건강검진결과 : 혈압 110/80mmHg, 총콜레스테를 256mg/dl, 종합 판정-정상A
○ 2010. 4. 13. 건강검진결과 : 혈압 130/90mmHg, 총콜레스테를 245mg/dl, 종합 판정-일반질환 의심, 고혈압·당뇨병 질환의심
○ 2011. 4. 13. 건강검진결과 : 혈압 130/100mmHg, 총콜레스테를 242mg/dl, 종합 판정-일반질환 의심, 고혈압·당뇨병 질환의심
○ 원고는 이 사건 발병일까지 약 25년 동안 1일 평균 5~10개비 정도의 흡연을 하였다.
3) 의학적 견해
가) 피고 자문의 소견
(1) 원처분기관 자문의 소견
건강검진상 과거는 혈압이 정상범위였으나 2010. 4. 13. 130/90, 2011. 4. 13. 130/100으로 상승, 규칙적 검사 및 진찰 요하나 의보수진내역상 진찰 근거 없음. MRI 상 고혈압성 뇌출혈 호발부위, 흡연은 2009년부터 금연(실질적으로 흡연 지속)
(2)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소견
○ 건강보험 수진내역상 기존질환으로 치료받은 이력은 없으나, 건강검진결과에서 혈압상승이 확인되고, 담배는 1일 3~4개피, 술은 1주 1회, 회당 소주 6잔 정도를 마셨다 하므로 기존질환이 음주 및 담배 등 생활습관과 방치된 관리과정을 통하여 자연경과에 의해 악화되어 발병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움.
○ 기존질환인 고혈압이 있었고, 재해 발병 이전 업무상 과로나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며 뇌출혈 역시 고혈압에 의해 2차적으로 수반된 상병으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움.
나) 진료기록 감정의
○ 발병원인 : 원고에게서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고혈압을 진단받은 적이 없다 하더라도 응급실 혈압이 166/102로 기록되어 있었으며 부위 또한 고혈압성 뇌출혈에서 호발하는 부위로 보이나 뇌출혈이 발생하면 혈압이 올라갈 수 있음. 현재 환자가 고혈압을 진단받지 않는 상황에서도 24시간 혈압의 변동에 따른 뇌출혈 호발부위로 추정되는 부위임.
○ 원고는 TF팀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의 건강검진결과에서 고혈압 질환의심에 해당하는 수치인 130/100mmHg로 측정되었고, 위 수치는 단 한 번의 검사결과에 불과한 것인바, 고혈압 질환의심 진단과 고혈압 진단의 차이는 무엇인지 : 수축기 혈압 130은 관찰 수준이나 확장기 혈압 100은 매우 주의를 요하는 수준임. 확장기 고혈압은 특히 젊은 연령층과 음주 및 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절대적인 위험수치로 보아야 함. 일반적인 정상인들은 안정시 확장기 혈압이 90 이상을 보이기 어려우며 고혈압 환자들 혈압조절 지침에 확장기 혈압은 95를 넘기지 않도록 하고 있음. 원고의 경우 단 한 번의 검사로 그동안 무증상의 확장기 고혈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 수 없음. 아마도 가족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나이가 들면서 고혈압이 발견될 확률은 높다고 예상해 볼 수 있음.
○ 원고가 TF팀으로 자리를 옮겨 약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뇌출혈이 발생했으며, ○○○○○○ 자문의 소견상 내용으로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와 이 사건 뇌출혈 발생과의 상당인과관계 여부 : 법률적 판단과 의학적 판단에서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가 원고의 뇌출혈에 대해 관여한 정도는 20~30% 수준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임.
[인정근거] 갑 2 내지 7호증, 을 2 내지 1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소외1, 소외3의 각 증언, 이 법원의 ○○○○협회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정해진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며,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할 것이지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 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등 참조).
2)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설시한 각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병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 원고가 속한 설계원가팀은 신생팀으로 업무성과에 대한 부담이 어느 정도 있었을 것으로는 생각되나,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시점은 설계원가팀이 구성된 초기여서 총론에 해당하는 업무를 하였고 업무성과를 도출해낼 시점이 임박한 것은 아니어서 이 사건 상병을 발병시킬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원고가 휴무일 중 절반 정도는 출근하여 컴퓨터를 가동한 기록은 있으나 가동 시간은 1시간 내지 2시간 정도에 불과하였고, 정상근무일에는 연장근무를 거의 하지 않았던 점으로 보아 초과근무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만큼 과로가 누적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원고가 설계원가팀으로 옮긴 후에도 이전 부서인 생산기술2팀의 업무를 일부 담당한 사실은 인정되나, 후임자에게 이전 담당 업무를 전부 인계해 준 상황이었으므로 이전 담당 업무를 도와주는 정도였고, 업무량 또한 원고의 업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0% 미만이었다는 것인바, 이로 인한 과로나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피고 자문의나 진료기록 감정의의 견해에 의하면, 원고가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적은 없으나 매년 정기적으로 이루어진 건강검진결과 혈압이 계속 상승하는 추세였고, 특히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기 4개월 전의 건강검진결과에서 확장기 혈압이 100으로 측정되어 주의를 요하는 수준이었으며, 원고의 뇌출혈 발병부위도 고혈압성 뇌출혈이 호발하는 부위인 점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사정에다가 원고가 뇌출혈의 주요 위험요인에 해당하는 흡연을 오랫동안 지속하여 온 점에 비추어 고혈압이 의심되는 상태에서 업무 외적인 생활습관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3) 따라서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와 같은 취지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