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검 사】
박슬기 외 1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든든 담당변호사 문승철
【주 문】
피고인을 징역 3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에게 아동관련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이 유】
【범죄사실】
1.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피고인은 대학교를 중퇴한 후 무직 상태로 이따금 아르바이트를 하는 방법으로 생활하다가 2022. 11.경 당시 교제 중인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임신을 하게 되어 병원에서 낙태시술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2023. 2.경부터 3.경 사이 부산 부산진구 ○○ 불상의 술집에서 성명불상의 남성과 합석하여 술을 마신 후 서로 호감을 느껴 1회성 성관계를 가지는 바람에 임신하게 되었고, 임신기간 전후로 체중이 10kg 가까이 늘어나는 등 신체 변화를 경험하였음에도 출산에 대하여 대비도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태아에 대하여 무심한 상태로 지냈다.
피고인은 2023. 12. 18. 22:00경 부산 중구 (주소 생략)호텔(호수 생략)호에서, 남자친구 공소외 1과 함께 투숙하였다가 다음 날인 같은 달 19일 08:30경 진통이 심해져 잠에서 깨어나 공소외 1을 깨워 "생리통이 심하니 약을 사다 달라."라고 말하며 모텔 밖으로 내보낸 후 화장실에서 스스로 몸상태를 확인하여 질에서 피가 보이는 등 출산 증상이 있자, 같은 날 09:00경 약을 사서 돌아온 공소외 1에게 "너무 아파 혼자 있고 싶으니 먼저 집에 가라."라고 말하며 먼저 모텔에서 내보낸 다음, 같은 날 09:30경 모텔 방바닥에 누운 자세로 영아인 피해자(남, 몸무게 3.46kg, 신장 49cm)를 태반과 탯줄이 붙은 상태로 분만하였다.
피고인은 분만 직후 피해자의 호흡 및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체온유지 등 신생아를 보호하기 위한 적정한 조치를 취하는 등 법률적 의무가 있음에도, 분만 직후 119에 신고하거나 신생아에 대한 어떠한 보호조치도 취하지 않고 피해자를 방치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은 자신이 흘린 혈흔 및 태반, 피해자를 치우기 위해 전날 편의점에서 음료 등을 구입하고 받은 검은색 비닐봉지(가로 × 세로 25cm × 30cm)에 태반을 담고 탯줄로 연결된 피해자의 상체를 먼저 넣은 다음 피해자의 하체 및 다리를 상체 위쪽으로 접어 넣어 불상의 원인으로 피해자가 사망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유기죄의 아동학대범죄를 범하고 아동인 피해자를 살해하였다.
2. 사체유기
피고인은 같은 날 13:00경 제1항 기재 장소에서,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살해한 후 경찰에 신고하거나 모텔 관리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의 사체가 담긴 비닐봉지에 자신이 분만 과정에서 흘린 양수와 피 등 오물을 닦은 휴지를 덮는 방법으로 쓰레기로 위장하고 위 모텔 방 안에 남겨둔 채 도망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사체를 유기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공소외 2, 공소외 1, 공소외 3, 공소외 4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변사사건발생통보서
1. 112신고사건처리표
1. 변사현장 체크리스트(증거목록 순번 제3, 4번)
1. 시체검안서
1. 현장사진
1. 변사자 사진
1. 본건 당일, 피고인과 공소외 1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
1. 입건전조사보고(증거목록 순번 제12, 18, 21번) 및 첨부 서류 등
1. 검증조서
1. 수사보고서(증거목록 순번 제25, 27, 29, 32, 33, 35, 39, 40번) 및 첨부 서류 등
1.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2조 제4호 (나)목, 형법 제271조 제1항[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형법 제161조 제1항(사체유기의 점)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하되, 각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1. 정상참작 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이수명령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8조 제1항
1. 취업제한명령
아동복지법 제29조의3 제1항 본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아동학대살해죄의 공소사실에 관한 객관적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하고 있다. 다만 아동학대살해죄는 아동학대 범행 당시에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으나 아동학대 범행 이후 살인의 고의가 발생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이 사건과 같이 분만 직후부터 살인의 고의로 아동학대 범행(유기 범행)을 저지른 경우에는 예비적 공소사실인 살인죄 또는 영아살해죄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판단
가. 관련 규정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다음부터 ‘아동학대처벌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은 ‘제2조 제4호 (가)목부터 (다)목까지의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살해한 때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제2조 제4호는 ‘아동학대범죄란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로서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아동복지법 제3조 제3호는 ‘보호자란 친권자, 후견인 등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거나 그러한 의무가 있는 자 등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구체적인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관련 법령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아동에 대한 보호자로서 아동학대범죄를 범하고 아동을 살해함으로써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 제1항의 아동학대살해죄를 범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1) 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1. 3. 16. 법률 제179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로 아동학대치사죄와 아동학대중상해죄만 규정하고 있었고, 현행법과는 달리 아동학대치사죄와 구별하여 별도로 아동학대살해죄를 규정하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살해한 경우에는 그 행위의 비난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일반 살인죄보다 중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살해죄를 신설하여 이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으로 아동학대처벌법이 2021. 3. 16. 개정된 것이다. 이러한 개정은 일반 살인죄와는 달리 보호의 대상인 아동에게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학대범죄를 저질러 아동을 살해하는 경우 특별법인 본 ‘아동학대처벌법’을 적용하겠다는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에 따른 것이다. 즉, 위 신설된 아동학대살해죄는 기본범죄를 통하여 중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결과적 가중범인 아동학대치사죄와 구별하여 고의로 중한 결과를 발생하게 한 행위를 별도의 구성요건으로서 처벌하는 것이다.
따라서 위 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아동에 대한 살해의 고의가 없이 아동학대범죄를 범하여 사망의 결과를 가져온 경우에는 결과적 가중범인 아동학대치사죄가 적용되고, 아동에 대한 살해의 고의로 아동학대범죄를 범하여 사망의 결과를 가져온 경우에는 고의범인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2) 아동학대살해죄 및 아동학대치사죄에 관한 규정형식은 형법 제301조의2(강간등살인·치사) 및 제337조(강도상해·치상), 제338조(강도살인·치사) 등과 동일하다. 그런데 같은 규정형식을 취한 강간등살인·치사죄, 강도살인·치사죄에 있어 강간 및 강도의 수단으로서의 폭행 등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 폭행 당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면 강간등살인죄 또는 강도살인죄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면 각 치사죄로 처벌하고 있다. 즉, 강도살인죄 등은 강도 범행 당시 살인의 고의가 있더라도 강도살인죄가 적용될 뿐 강도 범행 이후 살인의 고의가 발생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되지는 않는다.
3) 한편 대구고등법원은 2023노341호 사건에서 "형법 제319조 제1항(주거침입), 제330조(야간주거침입절도), 제331조(특수절도) 또는 제342조(미수범. 다만 제330조 및 제331조의 미수범으로 한정한다)의 죄를 범한 사람이 같은 법 제297조(강간), 제297조의2(유사강간)의 죄를 범한 경우"에 성립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의 주거침입강간죄에 관하여, 주거침입죄를 범한 후에 사람을 강간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야 하는 일종의 신분범이라고 한 판시(대법원 2021. 8. 12. 선고 2020도17796 판결 등 참조)를 들어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 제1항 소정의 아동학대살해죄도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 (가)목부터 (다)목까지의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후에’ 아동을 살해하여야 성립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아동학대살해죄 및 아동학대치사죄의 경우에는 앞서 본 강도살인죄 및 강도치사죄 등의 규정형식과 동일할 뿐 위에서 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규정형식과는 상이하며, 가사 위 각 규정에 따르더라도 처음부터 강간죄를 저지르기 위하여 주거침입죄 등을 저질렀다고 하여 강간죄로만 처벌되는 것이 아닌 이상 처음부터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아동학대범죄를 저질렀다고 살인죄로만 처벌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4) 피해자는 아동복지법에 따른 18세 미만의 아동이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생모인 친권자로서 아동복지법 제3조 제3호의 보호자에 해당하며, 피고인이 보호대상인 피해자를 분만 직후 호흡 및 건강상태 등을 확인하고 체온유지 등 신생아를 보호하기 위한 적정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어떠한 보호조치도 없이 방치하는 행위인 형법 제271조 제1항의 유기행위[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 (나)목]를 저질렀고, 나아가 검은색 비닐봉지에 태반을 담고 탯줄로 연결된 피해자를 접어서 넣는 행위인 형법 제260조 제1항 등의 폭력행위[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 (가)목]를 저질러 결국 아동학대처벌법 제2조 제4호의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사람에 해당한다.
5) 나아가 아동학대범죄를 범한 피고인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2023. 12. 19. 09:30경부터 갓 태어난 피해자를 계속해서 유기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는, 살인의 범의 아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에 있는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아동학대살해행위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