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창환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0. 8. 29. 선고 2000노581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원심은, 이 사건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한 피해자의 고소는 고소기간 경과 후에 제기된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는 기각되어야 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고소인이 1997. 11. 15. 피고인과 함께 그 처와 자녀들이 기재되어 있는 피고인의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고 그로부터 6월이 경과한 후인 1998. 5. 16. 이 사건 고소를 제기한 사실은 인정되나, 혼인빙자간음죄에 있어서 고소의 기산일이 되는 범인을 알게 된 날이라 함은 범인이 피해자와 혼인할 의사가 없음을 알게 된 날이라고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고소인은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아 본 직후 그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전화로 해명을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인이 1997. 11. 17. 자필로 작성한 팩스문서를 통해 자신은 기혼자이고 고소인과는 혼인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고소인이 피고인의 혼인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알게 된 날은 1997. 11. 17.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고소는 적법한 고소기간 내에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혼인빙자간음 공소사실 중 일부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 유부남으로서 혼인할 의사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총각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피해자로 하여금 곧 결혼할 것으로 믿게 하여 이에 속아 간음하였다는 이 사건 피해자로서는, 전부터 피고인이 법률상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피고인이 이를 정리하고 자신과 결혼할 것으로 믿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아 보고 피고인이 법률상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피고인의 그 이전 간음행위가 혼인할 의사 없이 행해졌다는 것을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후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냈다는 팩스문건은 단지 피고인이 앞으로도 피해자와 혼인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 준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1998. 5. 16. 제기한 이 사건 고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에 정해진 고소기간이 경과된 뒤에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한 것이라고 할 것인데, 원심은 특별한 사정을 설시함이 없이 이 사건 고소기간 기산일을 고소인이 팩스문건을 받아 본 1997. 11. 17.로 보아 고소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혼인빙자간음죄의 고소기간의 기산일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 이규홍 손지열(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