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2. 8. 18.선고 92나1222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1995. 8. 28. 분양전환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피고들은 1989. 5. 23. 원고와의 사이에 피고 1이 가지게 될 소외 대한주택공사가 건설하여 임대하는 아파트의 임차입주권을 원고에게 금 10,000,000원에 양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원고가 위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에 차질없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아울러 장차 원고가 피고 1의 이름으로 위 아파트에서 최초분양전환시행기간인 5년 동안 계속 거주함으로써 분양전환시 위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게 되는 경우 별도의 대가 없이 분양서류를 제공하는 등 이에 협조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맺었고 같은 해 9. 29.에는 피고 1과 위 대한주택공사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사실, 그런데 이 사건 아파트는 임대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건설, 공급되는 임대아파트로서 임차인이 그 임차권을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전대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되며 위 대한주택공사와 피고 1 사이의 임대차계약상으로도 임차인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임차주택을 전대하는 경우에는 위 대한주택공사가 최고 등 절차없이 일방적으로 임대차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도록 약정되어 있는 사실, 원고와 피고들은 위와 같이 이 사건 아파트의 임차권 양도가 법률상 금지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실상 임대아파트의 매매나 전대차가 흔히 이루어지고 있고 당국의 규제가 미비한 점을 틈타거나 관리인의 묵인 등을 이용하여 입주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원고가 입주하여 사는 것을 전제로 위에서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된 사실, 그런데 위 계약체결 후 임대주택의 전매 등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 당국의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당초 위 대한주택공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사람 외에는 입주할 수 없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없게 된 사실을 각 인정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위 임차권 양도계약은 당국의 규제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하여 살 수 없게 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한 조건부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위 해제조건이 성취된 이상 위 계약은 효력이 없게 되었다고 하여 위 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이 사건 계약이 당국의 규제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하여 살 수 없게 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한 것이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은 이 사건 계약상 피고측의 의무에 속하는 것으로서, 원고가 그에 입주할 수 없게 된다는 사정은 이 사건 계약의 이행을 일부 불능으로 만드는 사유에 해당되므로 원고와 피고측의 법률관계는 원칙적으로 이행불능의 법리에 의하여 규율되어야 할 것이고, 또 그것이 통상적인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할 것이어서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 이 사건 계약의 해제조건이라고 인정하려면 그와 같이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인데, 이 사건에서는 그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계약상의 임차권 양도가 임대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금지되는 것이라 하여도 위 계약 자체는 그 당사자 사이에서는 유효한 것이므로( 위 법 제11조 제2항 참조) 위와 같이 임차권의 양도가 금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계약이 해제조건부라고 볼 수도 없다.
그러므로 원심이 이 사건 계약이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없게 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한 것이라는 전제에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것은 해제조건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있다.
다만 원심은 피고 2도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인 것으로 인정하였으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아파트의 원래의 임차인은 피고 1이고 위 대한주택공사로부터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위 피고뿐이며, 원심이 채용한 갑 제3호증의 1(약정서)의 기재내용에 의하더라도 피고 1만이 매도인으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권리를 매도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피고 2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원고에게 소유권을 이전하여 줄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서 원고와 그와 같은 계약을 체결한 것인지를 심리하여 밝혀야 할 것이다.
3. 그리고 원심은 부가적으로, 가사 당국의 규제강화로 원고의 입주가 불가능하게 되었음에도 위 계약내용 중 나머지 부분이 여전히 유효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주위적 청구와 같은 장래이행의 소를 제기함에 있어서는 채무의 이행기가 장래에 도래하여야 할 뿐 아니라 의무불이행 사유가 그때까지 존속하는 것을 원심변론종결 당시 확정적으로 예정할 수 있어야 할 것인데,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없게 되면서 피고 1이 이 사건 계약이 무효가 된 것으로 알고 이미 수령한 대금 및 그 법정이자를 공탁하였더라도 원고가 위 피고의 이름으로 최초분양전환 시행기간 동안 계속 거주하여 분양전환시 위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을지가 미정인 상태에서는 아직 위 계약에 따른 의무불이행사유가 위 분양전환시까지 존속한다는 것을 원심변론종결 당시 확정적으로 예정할 수 없으므로 이 점에서도 원고의 위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채무자가 채무의 이행기 도래 전부터 채무의 존재를 다투기 때문에 이행기가 도래하거나 조건이 성취되었을 때에 임의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장래이행의 소로서 미리 청구할 필요가 인정된다고 할 것인데( 당원 1970.5.12. 선고 70다344 판결; 1969.12.23. 선고 67다166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피고측은 이 사건 계약이 무효가 되었다고 주장하여 원고로부터 받은 매매대금을 변제공탁하였다면 피고측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의무의 존재를 다투고 있는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위 의무의 이행기 도래 전에도 그 의무의 이행을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원고는 피고 1이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주위적 청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처럼 원고가 피고의 피고 1의 이름으로 계속 거주하여 위 아파트를 분양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가사 위 피고가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가능성만으로 원고의 장래이행의 소를 배척할 사유는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니 이와 다른 취지의 원심의 위 판시 또한 장래이행의 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다.
다만 이 사건 주위적 청구취지의 내용을 보면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1995. 8. 28. 분양전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것이나, 원고의 진정한 의사는 피고 1이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에는 원·피고 사이의 계약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취지로 보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점에 관해서도 석명하여 청구취지를 바로잡았어야 할 것이다.
4. 따라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안우만(주심) 김용준 안용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