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흥국상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하죽봉 외 1인
【피고, 상고인】
【원심판결】
서울민사지방법원 1994.1.12. 선고 93나2931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갑 제6호증의 기재 등 거시증거에 의하면, 피고가 1991.5.29. 원고와 사이에, 원고와 대리점계약을 체결하고 ○○상사라는 상호로 윤활유판매업등에 종사하고 있던 소외 1이 원고와 물품거래를 하면서 원고에 대하여 과거 또는 현재 부담하고 있거나 장래부담하게 될 모든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면서 위 채무에 관하여 위 소외 1과 연대하여 이행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2. 원심이 들고 있는 위 갑 제6호증에 포함되어 있는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보면, 그 제14조에 위 근저당권설정자인 피고가 위 소외 1의 원고에 대한 위물품대금 채무에 관하여 위 소외 1과 연대하여 이행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위 계약서 말미의 근저당권설정자 겸 연대보증인란에 피고가 서명 날인한 사실이 인정되며,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처분문서로서 진정성립이 인정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위와 같이 피고가 위 소외 1의 원고에 대한 채무를 위 소외 1과 연대하여 이행할 책임을 부담한다는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위 기재내용과 다른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면 그 기재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3. 그런데,
가.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기에 이른 경위는, 위 소외 1이 윤활유대리점을 경영하면서 원고와 거래하여오다가 1991.5.경 신용거래로 인한 미지급 물품대금이 금 500,000,000원 정도에 이르게 되자 원고가 위 소외 1에게 향후 추가로 공급할 신용거래부분에 관하여 별도의 담보제공을 요구함에 따라 위 소외 1이 그의 동서인 소외 2(피고의 아들)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위 소외 2를 통하여 피고가 승낙함으로써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이루어지게 되었다는 것이고, 제1심 및 원심 증인 소외 3은, 이 사건 근저당권은 1991.5.경 위 소외 1의 신용거래로 인한 물품대금이 금 500,000,000원 정도에 이른 상태에서 위 소외 1이 원고에 대하여 신용판매의 물량을 확대하여 줄 것을 요청하자 원고가 추가 담보를 요구하였는데 위 소외 1이 이 사건 부동산을 최고액 600,000,000원으로 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주겠다고 하여 이를 설정하기에 이른 것이고, 또한 위 1991.5. 당시의 금 500,000,000원의 물품대금에 대하여는 별도의 담보가 제공되어 있었고 이 사건 근저당권은 위 금500,000,000원의 기존의 물품대금을 담보하기 위하여 설정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는 위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위 소외 1의 원고에 대한 물적담보로 제공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승낙한 것이지 위 물품대금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을 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승낙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을 설정할 당시 의도는 위 소외 1의 물품대금채무에 대한 물적 담보물을 확보하는 데에 있는 것이지, 위 소외 1의 채무의 이행을 위한 인적보증(연대보증인)의 확보에 그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볼 수 있고,
나. 또한 물상보증계약(근저당권설정계약)과 연대보증계약은 전혀 별개의 계약인데, 위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보면, 피고가 서명한 위 근저당권설정계약서에는 첫머리에 제목으로 '근저당권설정계약서'라고만 되어 있고 연대보증계약서 또는 보증서라는 기재가 없으며, 당사자 표시 중 피고에 관한 부분도 근저당권설정자라고만 되어 있지 연대보증인이라고 기재되어 있지 않으며, 약정 조항에 나아가기 전 부분에도 '위 당사자간에 다음과 같이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한다'고만 기재되어 있지,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전혀 없는바, 비록 위 계약서 제14조에 설정자가 연대보증책임을 부담하다는 내용의 조항이 있고, 계약서 말미의 서명 부분에 '근저당권설정자 겸 연대보증인'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 제14조의 연대보증계약 조항은 근저당권설정계약에 관한 약정조항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근저당권설정계약과는 독립된 별도의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이므로, 위 계약당시 피고가 물상보증인이 될 뿐만 아니라 연대보증책임도 부담하게 된다는 사실을 원고가 피고에게 알려 주지 아니하였다면, 피고로서는 근저당권설정계약만을 체결하는 것이지 이와 별도로 연대보증계약도 아울러 체결하는 것이라고 인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할 것이며,
다. 위 근저당권설정계약서는 원고 회사에서 약정조항을 부동문자로 이미 기재하여 놓은 양식을 이용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위 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조항은 약관의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소정의 약관이라고 할 수 있고, 위 제14조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할 것인데, 위 계약 체결시 원고가 위 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위 제14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 주지 아니하였다면, 원고가 위 제14조를 계약의 내용으로 삼았다고 주장할 수 없을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4.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시 위 이성우의 물품대금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할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와 원고가 위 이성우에 대하여 물적 담보 이외에 인적 담보까지 요구하였는지 여부, 위 근저당권설정계약서에 근저당권설정계약과는 별개의 계약이라고 할 수 있는 연대보증의 조항이 마치 근저당권설정계약에 관한 약정사항인 듯이 기재된 연유, 피고가 위 근저당권설정계약 당시 위 연대보증 조항을 알고 있었거나 원고측에서 이를 설명하여 주었는지 여부 등에 나아가 심리하여, 처분문서인 위 근저당권설정계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과는 달리, 피고가 체결한 것은 근저당권설정계약 뿐이고 연대보증계약은 체결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은 없는지 살펴본 다음, 피고가 위 이성우의 원고에 대한 물품대금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하기로 약정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였어야 함에도 이에 나아가 심리함이 없이 위 근저당권설정계약서 제14조에 연대보증의 약정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가 위 이성우의 물품대금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책임을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필경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사실인정을 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김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