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희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4.4.8. 선고 93구1527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망 소외 1은 대전지방철도청 청주○○사무소 소이선로반 ○○장으로 재직하다가 1992.10.20. 근무를 마치고 소이역에서 19:37발 제천발 조치원행 제720호 비둘기호 열차를 타고 출발하여 같은 날 20:45경 조치원역에서 내려 철로를 따라 걸어가다 같은 날 21:11경 그곳을 지나던 제46호 새마을호 열차에 치어 즉석에서 사망한 사실 및 위 망인의 처인 원고가 피고에게 공무원연금법상의 유족보상금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위 망인의 사망이 공무상의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위 청구에 대한 부결처분을 한 사실을 각 당사자 사이에 다툼 없는 사실로 확정하고, 그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위 망인은 위 선로반 ○○장으로 근무하면서 지병인 간염에 대하여 적절한 요양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위 사고 무렵 ○○반원의 결원으로 작업량이 많아 과로하게 된 사실, 위 망인은 평소 위 소이역에서 철도청 직원의 무상승차가 가능한 비둘기호 열차를 45분 정도 타고 청주역에서 내려 귀가거리를 단축하기 위해 역사를 통하지 않고 역사 내의 철로를 따라 북쪽인 제천방향으로 약 100 내지 150m 정도 거슬러 올라가다가 옥산건널목에서 우회전하여 도로를 따라 집에 도착하는 식으로 통근하여 왔는데, 하차지점에서 옥산건널목까지 플랫폼이 아닌 철로를 걸어야 하는 거리는 약 10여m 정도에 불과할 뿐 아니라, 위 망인은 27년 간을 대부분 충북선 부근에서 근무하였기 때문에 열차운행시각을 훤히 알고 있어 별다른 위험은 없었던 사실, 위 망인은 사고 당일에도 평소 퇴근할 때와 같은 시각에 열차를 탔으나 청주역을 지나 10여분 뒤 종착역인 조치원역에서 하차하게 되었고, 평소와 같이 역사를 통하여 나가지 아니하고 철로를 거슬러 걷다가 하차 한지 26분쯤 지나 하차지점에서 약 300 내지 400m 북쪽에 있는 내창천 철교 부근에서 위 사고를 당한 사실, 위 망인이 청주역을 지나친 이유는 명확하지 아니하나 열차 안에서 잠이 들었던 것으로 보이고 퇴근길에 다른 모임이나 볼 일이 있었던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은 없는 사실, 조치원역쪽에서 내창천 철교까지는 철도부지 주변에 높이 2 내지 3m 가량의 콘크리트 담장이 세워져 있어 역내 출입이 차단되어 있으나 철교 부근에서 위 담장이 끊어져 철교 아래로 지나는 도로로 빠져나갈 수 있게 되어 있고, 그 도로상으로 청주행 직행버스가 다니고 있는 점에 비추어 위 망인이 당시 청주행 직행버스를 타기 위하여 위 철교 부근까지 걸어간 것으로 짐작되는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망인은 위 사고 당시 근무지와 주거지 사이의 평소의 퇴근경로를 일탈한 것이고, 위 망인이 과로로 졸다가 다른 역에서 내린 것이어서 그 퇴근경로의 일탈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본다 하더라도 하차 후 사고시까지의 시간적 간격, 하차지점과 사고장소와의 거리, 사고장소의 현황 등 여러 정황에 비추어 보면 위 망인이 퇴근 경로에서 일탈한 후 다시 빠른 귀가를 위하여 잘 알고 있는 샛길로 나갈 목적이 있었고, 평소에도 귀가시간 단축을 위하여 철로보행을 하여 왔다는 사정만으로는 열차충돌의 위험이 상존하여 그 보행이 금지된 철로를 따라 상당한 거리에 있는 위 철교 부근까지 걸어간 것이 그 일탈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퇴근경로로 복귀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위 망인의 사망을 공무상 재해로 보지 아니한 이 사건 부결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하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경험칙에 위반한 잘못이 있다 할 수 없다.
그리고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비록 위 망인이 사적인 용무를 보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퇴근경로를 일탈한 것이 아니라 직무상의 과로로 인하여 졸다가 원래 하차하여야 할 청주역을 지나쳐 조치원역에서 하차하게 됨으로써 퇴근경로를 일탈하게 된 것이고, 위 망인이 평소 퇴근시에도 청주역에서 내린 후 역사를 통하여 귀가하지 않고 철로를 보행하여 샛길로 빠져나가 귀가하여 왔으며, 위 사고 당시 조치원역에서 내려 철로를 보행한 것 역시 위 내창천 철교 옆 샛길로 빠져나가 청주행 직행버스를 타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위 망인이 조치원역에서 하차한 후 정상적으로 역사를 통해 빠져나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곧바로 귀가길에 오르지 아니하고 당시는 야간이어서 더욱 위험할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기까지 한 철로무단통행의 방법을 택한데다가, 하차지점으로부터 300 내지 400m 까지 상당한 거리를 벗어나 있었고, 시간상으로도 조치원역에서 하차 후 26분 동안이나 통상적인 퇴근경로에서 벗어난 채로 있다가 그대로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던 것인 이상, 위 망인이 위 사고 당시 순리적인 경로 또는 방법을 벗어나지 아니한 것이라거나, 위와 같은 일탈이 합리적인 퇴근경로로 복귀하기 위하여 부득이한 최소한의 행위에 그쳤던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위 망인의 사망이 공무상의 재해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것도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통근재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안용득 지창권(주심) 신성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