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5.1.13. 선고 93나4495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라는 상호의 제본소(이하 제본소라고 한다)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는 사실, 위 제본소의 재단보조공으로 일하던 원고 1이 1991.1.5. 17:30경 재단사 소외 1과 함께 대형재단기로 책을 재단하다가 위 소외 1의 과실로 재단기에 양손 손가락이 절단당하는 상해를 입은 사실을 인정한 뒤,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제본소의 사업자 명의가 피고로 되어 있다는 점과 이 사건 사고 전에 피고로부터 위 제본소의 영업을 양수하였다는 소외 2가 사고 후 위 원고의 아버지인 원고 2에게 자신을 공장장이라고 소개하면서 노동부에 제출할 취업동의서를 교부받았고, 피고를 고용주로 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피고가 위 제본소를 위 소외 2에게 양도하였다면서도 따로 양도대금을 받은 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설사 피고가 위 제본소를 소외 2에게 양도하여 위 소외 2가 이를 경영하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위 제본소의 영업주로서의 지위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려워 피고가 여전히 위 소외 1을 지휘·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었다고 볼 것이라는 이유로, 피고는 위 소외 1의 사용자로서 위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용자책임의 요건으로서의 사용자관계는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객관적으로 보아 실질적으로 불법행위자를 지휘·감독하여야 할 관계에 있음을 요한다고 할 것이고, 실질적인 사업주체가 아니면서도 명의대여자로서 명의차용자나 그 피용자를 지휘·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경우가 있을 것이나, 이 경우에 있어서도 명의를 대여하게 된 경위 등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명의대여자가 명의차용자나 그 피용자를 지휘·감독하여야 할 지위에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면 안된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1989.10.26. 위 제본소를 설립하면서 소외 3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기계시설 등 물적설비를 하고, 소외 3이 별도로 경영하는 △△△△△에서 의뢰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처리하여 오다가 1990.6.19. 위 소외 3의 동의를 받아 이를 위 소외 2에게 양도하고, 그 후 이 사건 사고시까지 위 소외 2가 이를 경영하였고, 피고는 같은 해 8.6. □□□라는 인쇄업체에 취업하여 위 제본소의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아니한 사실을 엿볼 수 있고, 기록상 위 소외 2가 위 제본소를 인수하여 경영함에 있어서 피고의 명의를 대여받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는바, 이러한 사정이라면, 피고가 위 소외 2에게 위 제본소를 양도하면서 따로 양도대금을 받아야 할 관계에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피고로서는 자금제공자인 위 소외 3의 동의를 받아 위 제본소를 소외 2에게 양도함으로써 바로 위 제본소의 종업원을 지휘·감독하여야 할 지위에서 벗어났다고 볼 여지가 있고, 또 위 양도 이후에도 그 사업자등록명의가 피고로 남아 있었고, 위 소외 2가 이 사건 사고이후 자신이 공장장이라고 하면서 피고 이름으로 취업동의서와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하여 피고가 위 소외 2에게 명의를 대여하여 위 제본소를 경영하게 하였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그 설시와 같은 사유를 들어 위 양도 이후에도 여전히 피고가 위 제본소의 영업주로서 재단사인 위 소외 1을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에는 결국 사용자책임에 있어서의 사용자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사용자관계에 있다고 판단함에 있어서 거쳐야 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탓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김석수 정귀호(주심) 이돈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