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씨△△△파 □□□종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정우)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영진)
【원심판결】
창원지법 1996. 2. 8. 선고 95나2313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씨의 원시조인 ◇◇◇ 소외 1의 16세손인 △△△ 소외 2와 그 후손들의 분묘의 수호, 제사와 종원 상호간의 친목을 위하여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어 존재하는 종중인바, 경남 고성군 (주소 생략) 임야 58,958㎡(이하 이 사건 임야라 한다)를 선산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1918. 3. 31. 소외 3 외 4인에게 명의를 신탁하여 그들 명의로 사정을 받았고, 한편 이 사건 임야에 대하여 1928. 12. 11. 소외 4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고 1986. 7. 8. 피고 명의로 1950. 8. 29. 호주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이 사건 임야를 위 소외 4에게 명의신탁하여 동인 명의로 위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것이므로 동인의 단독 재산상속인인 피고는 이 사건 소장 송달로써 위 명의신탁을 해지한 원고에게 이 사건 임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원고의 위 소외 4에 대한 명의신탁의 점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7호증, 갑 제8호증의 1 내지 14, 갑 제11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 증인 소외 5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원심 증인 소외 6의 일부 증언은 그대로 믿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하여 위 명의신탁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배척하였는바, 관계 증거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사실심 법원이 자유심증에 의하여 증거가치를 판단함에 있어 그것이 처분문서 등 특별한 증거가 아닌 한 이를 취사한다는 뜻을 설시하면 충분하고 증거가치 판단의 이유까지 설시할 필요는 없다 할 것인바(당원 1994. 10. 25. 선고 94다24459 판결, 1991. 7. 23.선고 90다9070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배척한 위 증거들은 간접증거들이거나 위 명의신탁 사실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원고 종중원들이나 그들의 처들의 막연한 내용의 사실확인서, 혹은 위 명의신탁 사실을 그 당사자가 아닌 아버지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하는 원고 종중원의 신빙성 없는 증언에 불과하므로 그 배척이유는 위와 같은 정도로 설시하면 충분하고 원심이 더 이상 심증 경로를 밝히지 않았다고 하여 심리미진, 이유불비 등의 위법을 저질렀다고도 할 수 없다.
소론이 들고 있는 당원 판례는 사안을 달리하는 것으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임야에 대한 사정명의자와 그 보존등기 명의인이 일치하지 않고 이 사건 임야를 실질적으로 사정받은 자인 원고가 권리이전 사실을 부인하는 이상 위 소외 4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은 번복되었으므로 그 소유권보존등기 및 이에 터잡은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모두 원인무효로 말소되어야 한다고 하는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토지를 사정받은 사람과 그 토지의 소유권보존등기의 명의인이 다른 경우에 그 사정받은 사람이 명의인에 대한 양도 사실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그 보존등기가 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 등에 의하여 경료된 것이 아닌 한 추정력이 깨어지는 것이지만,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임야의 사정명의자는 위 소외 3 외 4인이고 원고는 그 명의신탁자로서 대외적으로는 위 소외 3 외 4인이 이 사건 임야의 소유자이므로 명의신탁자인 원고가 위 소유권보존등기 명의자인 위 소외 4에 대한 양도사실을 부인하는 것만으로는 그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이 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기각하였다.
나. 그러나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은 그 보존등기 명의인 이외의 자가 당해 토지를 사정받은 것으로 밝혀지면 깨어지는 것이어서 등기명의인이 그 구체적인 승계취득 사실을 주장, 입증하지 못하는 한 그 등기는 원인무효로 된다는 것이 당원의 판례이다(당원 1995. 4. 28. 선고 94다23524 판결, 1991. 10. 11. 선고 91다20159 판결 등 참조).
이는 소유권보존등기는 새로 등기용지를 개설함으로써 그 부동산을 등기부상 확정하고 이후는 이에 대한 권리변동은 모두 보존등기를 시발점으로 하게 되는 까닭에 등기가 실체법상의 권리관계와 합치할 것을 보장하는 관문이며, 따라서 그 외의 다른 보통 등기에 있어서와 같이 당사자간의 상대적인 사정만을 기초로 하여 이루어질 수 없고 물권의 존재 자체를 확정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할 것이고(당원 1987. 5. 26. 선고 86다카2518 판결 참조), 따라서 소유권보존등기는 소유권이 진실하게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에 관하여서만 추정력이 있고 소유권보존 이외의 권리변동이 진실하다는 점에 관하여서는 추정력이 없다 할 것인바, 이와 같은 보존등기의 본질에 비추어 보존등기 명의인이 원시취득자가 아니라는 점이 증명되면 그 보존등기의 추정력은 깨어진다고 보고서 소유권보존등기명의인의 주장과 입증에 따라 그 등기에 대하여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는 취지이다.
원심이 인용한 당원 1994. 2. 8. 선고 93다6607 판결 등이 소유권보존등기의 명의인은 소유자로 추정받으나 그 토지를 사정받은 사람은 따로 있고 그가 양도사실을 부인할 경우에는 그 추정력은 깨어지는 것이므로 그 보존등기명의인이 구체적으로 실체관계에 부합한다거나 그 승계취득 사실을 주장, 입증하지 못하는 한 그 등기는 원인무효라고 한 것도 위와 같은 취지에서 판시한 것이라 할 것이고, 다만 위 판시 중 '사정명의자가 양도사실을 부인할 경우'라고 한 부분은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이 깨어져 보존등기 명의인이 그 승계취득 사실 등을 주장, 입증하여야 하는 전형적인 경우를 표현한 것일 뿐 이를 보존등기 추정력 번복의 요건으로 본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다. 그렇다면 원심이 적법히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소유권보존등기명의인은 위 소외 4나 사정명의자는 위 소외 3 외 4인이므로 위 소외 4가 원시취득자가 아니라는 점이 증명된 이상 위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은 깨어졌다 할 것이니 위 소외 4의 상속인인 피고는 위 소외 3 외 4인으로부터 이 사건 임야를 양수한 사실을 입증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위 소외 4가 위 소외 3 외 4인으로부터 1922. 5. 5. 이를 매수한 것이고,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위 소외 4가 같은 날로부터 기산하여 20년 동안 이 사건 임야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함으로써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나아가 위 소외 4 명의의 위 소유권보존등기 및 이에 터잡은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가 되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심리,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도 함이 없이 이 사건 임야에 대한 명의신탁자인 원고가 소유권보존등기 명의인인 위 소외 4에 대한 양도사실을 부인하는 것만으로는 그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이 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배척하였으니, 원심에는 소유권보존등기의 추정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가 포함된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김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