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해진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우동 외 2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1998. 8. 13. 선고 96나1297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와 상고이유보충서 기재 중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부분을 함께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 1이 원고와의 사이에 증권거래법 소정의 일임매매계약을 체결함이 없이 임의로 주식을 거래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을 그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한 조치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즉,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증권거래법 소정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필경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판단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상치되는 사실을 전제로 원심의 판단을 부당하게 흠잡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피고 1이 원고의 요청에 따라, 1994. 6. 10. "1992년부터 ○○증권 진해지점에 투자해 온 1968, 7747, 9750, 110949 구좌를 관리해 오던 중 손실 폭이 워낙 큰 사실에 인지하며 앞으로 1994년도 중 이 구좌 금액에 대한 원전 보전과 최소한 1억 5천만 원을 본인 각서인이 책임지겠음"이라는 내용의 각서(갑 제1호증의 1)를, 1995. 3. 20. "하기 본인은 1992년부터 당사 ○○증권 진해지점 근무 중(구좌 No 1968 소외 1, 7747 소외 2, 9750 소외 3, 110949 소외 4, 111065 소외 5) 거래를 해오던 중 막대한 손실을 입혀 1995. 12. 31.까지 2억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만약 2억이 안될 경우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할 것임"이라는 내용의 각서(갑 제1호증의 2)를, 1995. 4. 8.에 "1995. 4. 8. 자 소외 1 1968 외 4개 구좌에 86,000,000원이 보관되어 있으며 향후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본 원금은 보관인 피고 1이 책임지겠음"이라는 내용의 보관증을 작성하여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에서 든 증거들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 1의 조언과 권유에 따라 주식매매거래를 하면서 약간씩의 이득을 보게 되자 원고 부부와 피고 1 부부가 서로 알게 되어 가족끼리 10여 회 이상 식사를 같이 할 정도로 친밀하게 된 사실, 원고의 남편인 소외 1은 원고가 주식매매거래를 위하여 약 금 150,000,000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었고, 원고가 소외 6의 조언과 권유에 따라 주식매매거래를 할 때 입은 손실이 워낙 커서 피고 1이 원고의 거래계좌를 관리한 이후에도 그 손실이 회복되지 아니하여 원고는 위 소외 1로부터 질책받을 것이 두려운 나머지 피고 1에게 위 소외 1에게 보여 그를 안심시키는 데에만 사용하겠다고 하면서 피고 1 명의의 각서를 작성하여 달라고 요청한 사실, 피고 1은 원고와의 친분 및 거래관계상 원고의 요청을 거절하기가 어려워 위와 같은 내용의 갑 제1호증의 1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고, 원고가 1995. 3.경 위 갑 제1호증의 1과 같은 내용의 각서만으로는 남편이 안심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좀더 믿음이 가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여 달라고 요구하자, 1995. 3. 20. 위 갑 제1호증의 2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하게 되었으며 그 후 다시 원고나 원고의 남동생으로부터 같은 취지의 요청을 받고 갑 제13호증을 작성하여 원고측에 교부한 사실, 피고 1이 원고의 거래계좌를 관리하기 시작한 1992. 6. 12.부터 갑 제1호증의 1을 작성한 1994. 6. 10.까지 사이에는 원고가 주식매매거래로 약 금 330,000원의 이익을 얻었고, 그 다음날부터 갑 제1호증의 2를 작성한 1995. 3. 20.까지 사이에는 원고가 주식매매거래로 약 금 35,009,000원의 손실을 입었으며 1995. 3. 21.부터 이 사건 소송 제기 무렵인 1995. 12. 11.까지는 원고가 주식매매거래로 약 금 21,801,000원의 이익을 얻은 사실, 갑 제13호증을 작성한 1995. 4. 8. 당시 원고가 위 5개 계좌를 통하여 보유한 주식의 평가액은 합계 금 64,234,410원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 사실에 비추어 위 각서들과 보관증의 의미를 해석하면, 피고 1이 원고에게, 소외 6을 통하여 주식매매거래를 하면서 입은 그 손실을 회복하여 주지 못하였거나 오히려 그 손실을 확대한 것에 대하여 사과하고 앞으로는 그 손실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뿐이고, 원고가 주식매매거래로 인하여 입은 손해 금 200,000,000원이나 금 150,000,000원 또는 금 86,000,000원을 배상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설사 피고 1이 위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13호증을 각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함으로써 손해배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작성, 교부 경위, 피고 1이 관리하는 동안 입은 손실 액수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의 의사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이고 상대방인 원고도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는 점을 알고 있어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원고의 손해배상 약정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법원이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처분문서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먼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다만 그 처분문서의 기재 내용과 다른 특별한 명시적, 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 그 기재 내용의 일부를 달리 인정하거나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처분문서인 위 갑 제1호증의 1, 2와 갑 제13호증에 기재된 문언의 내용이나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하고 있는 피고 1이 원고에게 위 각서 등을 작성하여 준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보면, 위 각서 등에 나타나 있는 피고 1의 의사표시가 원심 판시와 같이 원고에게, 소외 6을 통하여 주식매매거래를 하면서 입은 손실을 회복하여 주지 못하였거나 오히려 그 손실을 확대한 것에 사과하고 앞으로는 그 손실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각서 등의 객관적인 문언에 반할 뿐 아니라 경험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는 해석이라고 할 것이다. 오히려 위 각서 등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따르면, 피고 1은 원고에게 원고가 그동안 증권투자를 하면서 입은 손해에 대하여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만이 추단될 뿐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원심이 위 각서 등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서 처분문서의 문언에 나와 있지도 아니하고 기록상 나타난 피고 1이 위와 같은 각서 등을 작성하게 된 경위를 살펴 보아도 그 의사가 추단되지도 아니하는 위와 같은 의미로 위 각서 등을 해석한 조치에는 처분문서를 해석함에 있어서 잘못을 저지른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기록에 나타나 있는 피고 1이 원고 등에게 위 각서 등을 작성하여 준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보면, 피고 1은 원고 등으로부터 원고의 남편인 소외 1이 주식투자로 인하여 많은 손실을 본 것에 대하여 원고를 질책할 것을 두려워 한 나머지 소외 1에게 보여 그를 안심시키는 데에만 사용하겠다고 하면서 피고 1 명의의 각서를 작성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부득이 원고와의 친분 및 거래관계상 원고의 부탁을 거절하기가 어려운 입장에서 위와 같은 각서 등을 작성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바, 그렇다면 피고 1의 이와 같은 의사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이고 상대방인 원고도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는 점을 알고 있어 무효라고 할 것이어서 원고의 이 부분에 관한 청구는 어차피 배척될 것이 분명한데, 원심이 그 가정적인 판단에서 위와 같은 취지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이상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