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A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B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1.7.26. 선고 91노91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1990.9.28. 충남 논산군 부적면 아호리 앞 버스정류장에서 논산읍으로 가는 번호미상의 시내버스에 승차한 다음 승객인 피해자 C에게 접근하여 피해자의 상의 점퍼를 예리한 칼로 찢고 그 안주머니에서 현금 302,000원, 수표액면 금 300,000원권 10매를 꺼내어 가 이를 절취한 다음, 같은 날 07:05경 위 버스가 충남 D 소재 E예식장 앞 버스정류장에 이르러 정차할 무렵 피해자가 위 피해품을 도난당한 사실을 발견하고 소매치기를 당하였다고 소리치면서 위 버스의 출입문으로 빠져 나와 도주하는 피고인을 범인으로 단정하고 그 옷깃을 붙잡자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팔로 밀쳐 넘어뜨려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두피열창상을 가한 사실을 인정하고, 피고인을 강도상해죄로 의율처단하였다.
2. 그러나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위 범행을 극구 부인하고 피고인에게는 소매치기의 전과가 있어 누명을 쓸 것이 두려워 현장에서 도주하려고 한 것 뿐이라고 변소하고 있는바, 1심판결이 유죄증거로 들고 있는 것들 중 우선 피고인의 1심법정진술과 검사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기재는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내용이어서 피고인의 소매치기 범행을 인정할 자료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다음에 공소외 C, F의 1심법정 증언, 사법경찰리 및 검사의 위 사람들에 대한 각 진술조서기재 및 검사의 C에 대한 진술조서기재를 보면 피고인이 소매치기하는 것을 보지는 못했으나 피해자가 소매치기 당하였다고 소리치자 피해자 뒤에 서있던 피고인이 승객을 밀치고 도주하려고 한 것으로 보아 범인으로 짐작된다는 취지이나, 소매치기의 전과가 있는 피고인으로서는 그 변소와 같이 누명을 쓸 것이 두려워 도주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피고인 이 도주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범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밖에 위 C는 이 사건 범행장소인 버스 안에는 대부분 이웃 마을 사람들이었고 피고인과 성명불상자 1명만이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소매치기다라고 소리치자 피고인이 도주한 것으로 보아 범인이 틀림없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위 C와 같이 피고인을 붙잡은 위 F에 대한 사법경찰리작성의 진술조서기재에 의하면 동인은 그날이 논산 장날이고 등교시간이어서 버스승객이 많아"누가 누구인지 알수 없을 정도로 만원이었다"고 진술하고 있어 (수사기록 18정 후면) 위 C의 진술과 상반되므로, 이에 비추어 보면 버스안의 승객 중 피고인과 성명불상자 1명만이 모르는 사람이었다는 위 C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다.
그 밖에 압수조서기재의 피해품은 피고인에게서 압수된 것이 아니라 버스승강구에서 수거된 것이고 또 압수물인 피해자의 상의호주머니가 칼로 찢겨 있으나 그 범행에 사용한 칼을 피고인이 소지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자료를 기록상 찾아 볼 수 없으므로 위 압수조서기재나 압수물의 현존만으로는 피고인이 범인임을 뒷받침할 증거가 되지 못한다.
유죄로 단죄하기 위한 증거는 범행에 대한 직접 증거만이 아니라 정황증거 내지 상황증거도 될 수 있는 것이고 피고인의 경우에 소매치기의 전과가 있을 뿐 아니라 현장에서 도주하려고한 소행으로 보아 범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가지 않는 것도 아니나, 유죄증거의 증명력은 유죄여부에 관한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유죄의 확신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바, 위에서 본 1심판결 거시증거들은 피고인을 유죄로 단죄할만한 증명력을 갖춘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
3. 결국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반한 증거판단으로 사실인정을 그르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재성(재판장) 이회창 배만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