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비엔디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박성하 외 2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네추럴에프앤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현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0. 5. 20. 선고 2009나74290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기존 채무의 이행에 관하여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어음을 교부할 때의 당사자의 의사는 기존 원인채무의 ‘지급에 갈음하여’, 즉 기존 원인채무를 소멸시키고 새로운 어음채무만을 존속시키려고 하는 경우와, 기존 원인채무를 존속시키면서 그에 대한 지급방법으로서 이른바 ‘지급을 위하여’ 교부하는 경우 및 단지 기존 채무의 지급 담보의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른바 ‘담보를 위하여’ 교부하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는바, 어음상의 주채무자가 원인관계상의 채무자와 동일하지 아니한 때에는 제3자인 어음상의 주채무자에 의한 지급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이는 ‘지급을 위하여’ 교부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급에 갈음하여’ 교부된 것으로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추정은 깨진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2004. 11. 11. 피고에게 매도한 충북 청원군 (주소 생략) 소재 건강기능성 식품 제조 공장의 부지, 건물, 부대시설 및 기계설비 일체(이하 ‘○○공장’이라고 한다)의 매매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계약금 및 중도금 합계 45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에 관하여,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계약금 및 중도금 합계 45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다음, 액면금 45억 원 상당의 약속어음을 위 계약금 및 중도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원고에게 교부함으로써 계약금 및 중도금 채무가 소멸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위 약속어음을 교부한 것은 맞지만 그것이 계약금 및 중도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교부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이를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① 당초 원고의 대표이사이던 소외 1이 2004. 9. 30. 소외 2에게 원고의 주식 및 경영권을 양도하면서 "소외 2는 소외 1에게 그 대가로 123억 원을 지급하되 그 중 45억 원은 약속어음으로 ○○공장 매매계약 체결과 동시에 지급하고, 한편 소외 1이 지정하는 자는 ○○공장을 105억 원에 매수하되 60억 원의 부채를 승계함으로써 ○○공장의 매수를 위하여 지급하는 금액(어음 포함)은 45억 원 정도가 되도록" 합의한 사실, ② 소외 2는 2004. 11. 4. 원고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자신이 경영하는 대현농수산 주식회사가 발행한 액면금 45억 원의 약속어음을 소외 1에게 교부한 사실, ③ 원고는 2004. 11. 11. 소외 1에 의하여 ○○공장의 매수인으로 지정된 피고와 ○○공장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매매계약 당일 계약금으로 20억 원을, 2004. 11. 15. 중도금으로 25억 원을 지급하고, 원고는 중도금 수령과 동시에 피고에게 ○○공장 토지 및 건물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 및 인도를 하여 주기로 약정한 사실, ④ 피고는 소외 1로부터 위 약속어음을 받아 중도금 지급일자인 2004. 11. 15. 원고에게 배서, 교부한 사실, ⑤ 원고는 위 약속어음을 교부받고 계약금 지급일인 2004. 11. 11. 20억 원, 중도금 지급일인 2004. 11. 15. 25억 원이 ○○공장 매각대금으로 입금되었다는 입금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고, 그 직후인 2004. 11. 17. 피고에게 ○○공장 토지와 건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준 사실, ⑥ 소외 1은 2004. 11. 18. 피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실, ⑦ 원고는 2005. 3. 31. 위 약속어음을 발행인인 위 대현농수산 주식회사에 넘겨준 사실, ⑧ 한편 소외 1과 소외 2 사이의 위 2004. 9. 30. 자 합의의 이행과 관련하여, 소외 1과 소외 2는 2005. 8. 1. 다시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위 2004. 9. 30. 자 합의에 따른 주식 및 경영권 양수대금 중 소외 2가 소외 1에게 미지급한 금원이 6,657,356,937원임을 확인하고, 원고가 소외 2의 소외 1에 대한 위 채무를 연대보증하면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여러 채권들을 소외 1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하였는바, 그 채권 목록에 ○○공장 매각에 따른 계약금 및 중도금 채권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① 원고가 위 약속어음을 교부받은 즉시 계약금 및 중도금 상당의 입금증을 교부하여 준 점, ② 원고가 ○○공장 매매대금의 중도금 수령과 동시에 이행하기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피고로부터 위 약속어음을 교부받은 직후인 2004. 11. 17. 곧바로 이행한 점, ③ 원고가 위 약속어음을 발행인인 대현농수산 주식회사에 넘겨준 점, ④ 소외 1과 소외 2의 2005. 8. 1. 합의 당시 소외 2의 소외 1에 대한 미지급 채무를 연대보증한 원고가 소외 1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권 목록에 ○○공장 매매에 따른 계약금 및 중도금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소외 1과 소외 2가 2004. 9. 30. 합의 당시 "경영권 및 주식 양도대금 중 45억 원은 약속어음으로 ○○공장 매매계약 체결과 동시에 지급하고, 소외 1이 지정하는 자가 ○○공장의 매수를 위하여 지급하는 금액(어음 포함)은 45억 원 정도가 되도록" 합의한 것은, 소외 1이 경영권 및 주식 양도대금 중 45억 원의 수령에 갈음하여 소외 2로부터 45억 원 상당의 약속어음을 교부받는 한편, 피고로 하여금 원고로부터 ○○공장을 매수하게 하면서 그 매매대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위 약속어음을 도로 원고에게 교부하기로 합의한 것이고, 그 후 원고와 피고가 ○○공장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소외 1과 소외 2의 위 합의에 따라 매매대금 중 계약금 및 중도금 45억 원의 지급은 소외 2가 소외 1에게 교부한 위 약속어음을 피고가 원고에게 도로 교부하는 것으로써 갈음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약속어음의 교부가 계약금 및 중도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심리하여 보지도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의 계약금 및 중도금 채무가 소멸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기존 채무의 이행에 관하여 어음이 교부된 경우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홍훈(재판장) 김능환 민일영(주심) 이인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