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소현)
【피 고】
한국전력공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성수 외 1인)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45,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5. 1. 5.부터 1995. 9. 26.까지는 연 5푼의, 그 익일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2등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9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5. 5. 1.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푼의, 그 익일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 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근거
당사자 간에 다툼이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 3, 6, 8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8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증인 소외 1, 소외 2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해 보면, (1) 원고는 서울 서초구 (주소 생략) 지상에 설치한 비닐하우스 5개동에서 ○○농원이라는 상호로 태국에서 수입한 서양란의 일종인 덴파레(Dendrobium Phalaenopsis)의 묘종을 3년 정도 재배하여 시중에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 사실, (2) 위 양란은 열대지방인 뉴기니아 등이 원산지인 고온성 작물로서 생육적온이 25℃∼28℃, 겨울철 정상생육을 위한 야간 최저온도가 15℃이고, 주위온도가 10℃ 이하가 되면 생장이 정지되며, 5℃ 이하가 되면 갈변이 되는 장해가 생기고, 0℃ 이하가 되면 동해를 받게 되는 사실, (3) 원고는 1988. 7.경 국내 전기공급사업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피고 공사와 사이에 농사용 전기수급계약을 체결하고 위 비닐하우스 각 동에 전기 온풍기를 설치·가동하여 위 온실의 실내온도를 유지해 왔는데 1995. 1. 5. 21 : 25경 피고 공사가 관리하는 개포공동구 내부의 노후된 지상형 개폐기 엘보 접속재의 절연부위가 발화·파괴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그 때부터 70분 내지 90분 동안 위 비닐하우스 소재지 일대가 정전됨으로써 위 온풍기의 작동중지로 위 비닐하우스의 내부온도(당시 외부온도는 영하 2.8℃)가 영하로 급격히 떨어지는 바람에 그 곳에서 재배 중인 8만주 정도의 양란 중 출하가 가능한 3년생 양란 15,000주 정도가 동해를 입어 동사한 사실, (4) 피고는 위 접속재가 1985년에 설치되어 노후한 것이고 이처럼 접속재가 노후될 경우 전류가 정상적으로 흐르는 상태에서도 절연부위의 자연발화로 정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많고 위 정전사고 이전에도 같은 유형의 정전사고가 자주 발생하였으며 1995. 1.경부터 같은 해 8.경 사이에 피고 공사 강남지점 관내에서만도 같은 유형의 정전사고가 4, 5회나 발생하였으므로 위 접속재를 적기에 교체함으로써 불의의 정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 접속재가 외국 회사와의 합작 생산품이어서 고가라는 이유로 그와 같은 조치 등을 취하지 아니한 과실로 위 접속재의 자연발화를 막지 못하여 위 정전사고를 일으킨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을 제2, 3, 5호증의 각 기재나 증인 소외 2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위 인정을 좌우하기에 미흡하고 달리 반증 없으니,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모든 손해을 배상할 불법행위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감면
(1) 피고는 위 정전사고는 전기충격으로 인한 급작스런 사고로서 사전에 방지할 수 없는 것이고 사고 발생 후 정상적인 방법에 의하여 즉시 이를 복구하였으므로 피고 공사 전기공급규정 제51조 소정의 손해배상면책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공사의 전기공급규정 제51조 제4호에 피고 공사의 책임이 아닌 원인으로 누전 기타 사고가 발생한 경우 고객이 받은 손해에 대하여 배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을 제2, 3, 5호증의 각 기재나 위 최두만의 증언만으로는 위 정전사고가 제3자의 행위나 자연현상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사고라거나 기술적, 경제적으로 예방하기 불가능한 사고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면책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는 또한 원고가 신청한 전기설비내용 중에는 전기 온풍기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위반하여 위와 같이 계약 최대전력량을 초과하도록 전기 온풍기를 사용한 점도 면책주장의 한 사유로 들고 있으므로 살피건대,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전기수급계약 당시 원고가 제출한 전기수용신청서의 설비내용에는 전기온풍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그 계약 최대전력량도 3kw인데 반하여 원고의 실제 전력사용량은 이를 초과하고 있던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 공사의 전기공급설비 자체가 그 공급구역 내에 있는 각 수용가의 최대전력량의 합계에 비하여 여유 있는 용량으로 설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전력초과사용으로 인하여 위 접속재 등에 정상범위를 초과하는 전류가 흘렀다거나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정전사고가 유발되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정전사고는 정상범위 내의 전류가 흐르는 상태에서 접속재의 노후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원고의 전력 초과사용과 이 사건 정전사고 사이에는 아무런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해 보면, 위 양란은 추위에 민감한 식물이므로 이를 전문적으로 대량 재배하는 원고로서는 돌발적인 정전사고에 대비하여 자가발전기나 가스난로 등 난방시설을 사전에 준비하고, 정전시에 실내온도가 급격히 하강하지 않도록 비닐하우스 전체에 보온시설을 철저히 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여야 하며, 매월 납부하는 전기요금 고지서에도 정전시 피해가 예상되는 고객은 피해를 스스로 예방하기 위하여 자가발전기 등 자구설비를 갖추도록 권고하는 주의문구가 기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그와 같은 대비책을 전혀 준비하지 아니한 채 위 비닐하우스에 온풍기만 작동시켜놓고 방치한 과실로 위와 같은 손해를 입게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반증이 없으니, 원고 자신의 위와 같은 과실도 위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나, 이로써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면하게 할 정도는 아니므로 아래에서 피고가 배상할 손해의 범위를 산정함에 있어서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그 정도는 이 사건 정전사고의 발생원인과 그 방지가능성, 그 복구경위 및 정전시간 등에 비추어 전체의 50%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
2. 손해배상의 범위
갑 제2호증의 기재,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해 보면, 원고 소유의 위 덴파레는 위 사고당시 1촉당 6,000원 상당이었던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대한 반증은 없으니, 원고는 위 사고로 인하여 합계 금 90,000,000원(6,000×15,000)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은 셈이 되나, 위 손해의 발생에 기여한 원고 자신의 앞서 본 과실을 참작하면 이 중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은 금 45,000,000원(90,000,000×50%) 정도로 감액함이 상당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금 4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위 사고일인 1995. 1. 5.부터 피고가 위 손해배상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1995. 9. 26.까지는 민법에서 정하는 연 5푼, 그 익일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등에서 정하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2조, 제89조, 가집행선고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199조 제1항을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술(재판장) 이성구 윤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