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고】
【피 고】
【변론종결】
2008. 11. 14.
【주 문】
1. 피고의 2007. 10. 8.자 임시입주자대표회의에서 한 부녀회 해산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 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3, 4, 7 내지 10호증, 갑 제11호증의 1 내지 4, 을 제1 내지 17, 22, 24, 26, 27, 2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부산 부산진구 당감2동
(지번 생략) 소재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동대표 14명으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이고, 원고는 2002. 11. 11.경 결성된 이 사건 아파트의 부녀회(이하 ‘이 사건 부녀회’라 한다)에서 위 결성 당시부터 2004. 11.경까지는 회장직을 맡았고 그 이후로는 감사직을 맡고 있는 이 사건 부녀회의 회원이다.
나. 이 사건 부녀회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봉사활동 등을 목적으로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들 가운데 최초 참여한 16명이 자율적으로 결성한 단체로서, 그 후 자체 회칙과 임원(회장, 부회장, 총무, 감사)을 두고 23명의 회원이 활동해 왔다.
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부녀회의 결성에 즈음하여 원고 등 몇몇 주부들에게 그 결성을 주도해 줄 것을 권유하면서 원고 등을 대신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전체를 대상으로 부녀회 가입을 신청받고 그 신청자들로 임시회의를 열어 부녀회 임원을 뽑는 등의 절차를 거쳐 부녀회를 구성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내는 등으로 부녀회 구성을 지원하였다.
라. 아울러 피고는 이 사건 부녀회 결성 직후 개최한 2002. 11. 29.자 입주자대표회의 정기회의를 통하여 재활용품 판매수익금을 이 사건 부녀회에 맡겨 그 봉사활동의 재원으로 사용하도록 하되 이 사건 부녀회로 하여금 그 결산 내역을 보고하도록 하였다.
마. 이에 따라 이 사건 부녀회는 2003년도에 재활용품 판매수익금을 재원으로 화단가꾸기, 경로잔치 등의 봉사활동을 벌이고 그해 연말 피고에게 그 결산 내역을 보고하였으나, 2004. 1.부터 2007. 6.까지는 그 결산보고를 하지 않았다.
바. 이에 피고는 2007. 7.경부터 이 사건 부녀회에 대한 외부감사를 결의하고 수차례에 걸쳐 이 사건 부녀회에 그 회원명단, 회계장부, 통장 등의 제출을 요구하였으나, 이 사건 부녀회가 이에 응하지 않자 이를 사유로 2007. 10. 8. 입주자대표회의 임시회의를 개최하여 이 사건 부녀회의 해산을 결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
사.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 제23조 제1항 제9의 나호에서는 ‘단지 안의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이 있는 자생단체 등(노인정, 부녀회, 어머니회, 청년회, 테니스동호회 등)의 운영기준 또는 이용기준의 제정·운영에 관한 사항’을, 같은 항 제16호에서는 ‘자생단체의 단지 내 행사의 동의 및 상행위와 수익사업의 수익금처리와 사용에 대한 승인 및 감사’를 피고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부녀회는 피고와는 성격과 업무를 달리하는 독립적인 자생단체로서 관련 법규나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 어디에도 피고가 이 사건 부녀회를 해산시킬 수 있는 근거규정이 없으므로 이 사건 결의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부녀회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의 공동재산인 재활용품 판매수익금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 제23조 제1항 제9의 나호, 제16호에 따라 피고에게 그 결산 내역을 보고하고 이에 대한 승인 및 감사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거부하였으므로, 이 사건 결의는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나. 판 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부녀회는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를 회원으로 구성되어 회칙과 임원을 두고 이 사건 아파트 내에서 그 입주민을 위한 봉사활동 등을 해 왔으므로 법인 아닌 사단의 실체를 갖는데, 피고가 관련 법규나 관리규약에 근거하여 그 하부조직 내지 부속조직으로 설립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아파트의 주부들에 의하여 자율적으로 결성된 이상 피고로부터 독립한 법적 지위를 가지는 자생자치단체라고 할 것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그 자율적 결성을 지원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달리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와 이 사건 부녀회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부녀회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 등을 위한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주로 화단관리, 경로잔치 등과 같이 아파트의 관리 및 입주민의 복지 등 피고의 본래 업무와 관련된 활동을 하여 왔고, 피고는 입주민의 공동재산인 재활용품 판매수익금을 이 사건 부녀회에 맡겨 위와 같은 활동의 재원으로 사용하게 하고 이 사건 부녀회로 하여금 그 결산 내역을 보고하도록 하여 왔음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와 이 사건 부녀회 사이에는 피고가 이 사건 부녀회에게 재활용품 판매수익금을 아파트 관리 및 입주민 복지와 관련한 업무에 사용하도록 위탁하는 내용의 위임과 유사한 법률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에 이를 규율하는 별도 규정이나 피고와 이 사건 부녀회 사이에 그에 관한 특약이 없는 한 위 법률관계에는 민법의 위임에 관한 규정이 준용된다고 할 것이다(이 사건 부녀회는 피고와 독립한 자생자치단체이긴 하나 이 사건 아파트의 주민들로 구성되어 그 관리에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이상 그 범위 내에서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의 규정에 따라야 하고 또 이를 묵시적으로 승인하였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피고의 관리규약 제23조 제1항 제16호에서는 피고가 부녀회와 같은 자생단체의 수익금처리와 사용에 대하여 승인 및 감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위임에 관한
민법 제683조에서도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경우 수임인으로 하여금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부녀회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 재활용품 판매수익금의 처리에 관한 결산을 보고하여 이를 승인받거나 그에 대한 감사에 응할 의무가 있다.
다만, 이 사건 부녀회가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피고로서는 이를 사유로 위임과 유사한 이 사건 부녀회와의 법률관계를 해지하고, 만약 이 사건 부녀회가 피고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하여야 할 재활용품 판매수익금을 자기를 위하여 소비한 때에는
민법 제685조의 규정을 준용하여 그 손해의 배상 등을 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관련 법규나 피고의 관리규약에 부녀회 해산에 관한 아무런 근거규정이 없는 이상 위와 같은 사유를 들어 독립적 자생단체인 이 사건 부녀회를 해산할 권한을 가진다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부녀회를 해산하는 피고의 이 사건 결의는 아무런 권한 없이 이루어진 것이어서 무효이고, 이 사건 결의에 의하여 이 사건 부녀회 회원 및 그 감사로서의 법률상 지위에 불안·위험이 초래되거나 초래될 염려가 있는 원고로서는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준현(재판장) 김형률 장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