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상 고 인】
검 사
【변 호 인】
변호사 조헌수
【원심판결】
대전지방법원 1993.1.8. 선고 92노37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피해자 이득기, 한형수 등에게 체불된 공사대금 일체를 피고인이 책임지고 지불하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인정서를 작성 교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공사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피해자들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1990.9.17. 충남 홍성에 있는 상호불상지에서 “피해자들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토록 협조해 주겠다는 각서를 써 주었을 뿐인데도 피해자들은 위의 인정서를 위조하고,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90가소4451호 노임청구소송에서 위 인정서를 제출하여 이를 행사한 것이다”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작성하여, 같은 날 충남 예산경찰서장 앞으로 제출함으로써 허위의 사실을 고소하여 위 한형수, 이득기를 각 무고하였다는 것이고, 원심은 피고인은 위의 각서에 피고인의 주소와 성명을 기재한 후 이에 도장을 찍어 교부한 사실은 있으나, 이 사건 인정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인정서상의 피고인의 주소와 서명날인이 마치 위 각서에 있는 것을 오려다 붙인 듯이 같았기 때문에, 위 이득기 등이 위 인정서상의 피고인의 주소, 성명 및 인영부분을 수지복사 등의 방법으로 위 각서의 것을 그대로 복사하여 위조한 것으로 생각되어 위 이득기 등을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고소하기에 이른 것으로서 위 고소는 객관적 진실에 부합한다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고, 피고인의 친구로서 위 일시, 장소에 함께 동석한 바 있는 공소외 김용묵은 경찰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피고인이 위 이득기 등에게 문서를 작성하던 현장에서 이를 지켜 보았는데, 그때 피고인이 작성하여 준 문서의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피고인이 자필로 작성하여 서명 날인한 문서를 교부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음에 반하여, 위 이득기, 한형수와 공소외 김창모, 문경진, 신경철은 경찰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위 일시, 장소에서 위 김창모, 문경진이 작성하여 온 위 인정서에 피고인이 주소와 성명을 직접 기재하고 도장을 날인하여 교부하여 주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위 이득기는 먼저 피고인을 만나 인정서를 작성하여 달라고 하자 피고인이 그 내용을 써 오라고 하여 김창모와 문경진이 상호미상 대서소에 의뢰하여 작성하여 온 인정서에 피고인이 주소와 성명을 직접 쓰고 도장을 날인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반면, 김창모는 오히려 피고인을 만나기 전에 미리 위 대서소에 가서 인정서를 작성하여 가지고 있다가 피고인을 만나 위 인정서에 서명 날인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위 인정서 작성경위에 관하여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점, 또한 위 대서소에 직접 갔었다는 문경진, 김창모는 위 대서소가 정확히 어디인지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위 대서소가 있던 건물이 헐리는 바람에 위 대서소가 없어졌고, 어디로 이사하였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는 위 대서소의 상호를 적시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 김창모, 이득기, 신경철 등은 피고인이 위 인정서에 서명할 때 사용했던 필기도구의 출처등 위 인정서 작성의 세부적 사항에 관하여는 모른다는 취지로 일관하고 있는 점, 위 이득기, 한형수, 김창모, 신경철은 위 인정서를 교부받기 전에 피고인으로부터 각서를 교부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일치하여 진술하면서도 위 각서의 행방에 관하여는 위 이득기, 김창모는 피고인에게 위 각서를 돌려주고 대신 인정서를 받았다고 진술함에 대하여, 위 신경철은 위 각서를 찢어버리고 위 인정서를 받았다고 위 이득기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어 위 각서의 행방에 관하여도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점, 위 신경철은 원심증인으로 증언함에 있어 피고인이 이 사건 인정서를 작성 교부할 때 위 신경철이 피고인에게 각서를 작성하여 준 사실이 있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제7회 공판에서는 이를 부인하였다가 제9회 공판에서 피고인이 위 각서를 제시하자 이를 시인하는등 그 진술에 일관성이 없는 점, 위 신경철은 피고인을 상대로 위의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위 신경철, 이득기, 한형수, 김창모 등의 위 각 진술은 신빙성이 없고, 나아가 검찰총장 작성의 문서감정결과통보서에 의하면 이 사건 인정서에 기재된 주소와 피고인의 한자 성명이 피고인의 필적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고, 그 인영이 피고인이 사용하는 인장의 인영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나 위 감정결과가 위 인정서상의 피고인의 주소, 성명이나 인영부분이 합성수지인쇄 등의 특수한 방법에 의하여 위조되었을 가능성까지 부인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할 것이어서 위 문서감정결과통보서의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볼 수 밖에 없고,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결국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위 이득기등이 제기한 민사소송의 제1심에서 증거로 제출된 이 사건 인정서를 처음에는 진정성립을 인정하였다는 것으로서(공판기록 483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변소는 일방적으로 수긍만 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는바, 이 사건
인정서상의 피고인의 주소, 성명 및 인영부분을 수지복사 등의 방법으로 그대로 복사한 것인지 주소, 성명부분을 필사한 것인지는 이를 감정해 보면 쉽게 구별될 수 있을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먼저 이 사건 인정서의 위조 여부를 피고인이나 위 이득기등의 상반된 진술에만 의존하여 판단할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인정서의 주소, 성명이 피고인의 자필인지 그 인영이 피고인의 것인지 먼저 확정하고, 나아가 이것이 수지복사 등의 방법에 의해 현출된 것인지의 여부를 감정하여 그 위조 여부를 밝혀 보았어야 할 터인데 원심이 여기에 이르지 아니한 것은 심리를 미진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고, 논지는 이 범위안에서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최재호 배만운(주심) 김석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