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수원지방법원 1993.2.4. 선고 92노127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다음의 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있다.
즉, 이 사건 임야는 피고인 형제 9명이 부(父)
공소외 1로부터 공동상속한 것으로서 피고인은 그 상속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에 대하여는 그 처분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안병준에게 그 처분에 관한 다른 상속인들의 동의를 받았다고 기망하여 피해자와 대금 1억 1,780만 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동인으로부터 계약금조로 2,000만 원을 교부받음으로써 그중 피고인의 상속지분을 제외한 1,538만 원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2. 우선, 원심 거시의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매매계약시에 다른 상속인들의 사전동의를 받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그와 같이
사전동의 없이 위 매매계약을 맺고 그 계약금 상당을 수령한데 대하여 원심이 피고인에게 편취의사가 있다고 본 것에는 다음의 의문점이 있다.
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피해자 안병준과 중개업자인 김정식 등의 경찰, 검찰 또는 제1심법정에서 진술이 있고, 그 진술내용은 피고인이 위 매매계약시에 사전동의를 얻지 못하였으면서도 사전동의를 받은 것처럼 속였다는 것인 바, 한편 기록에 의하여 위 매매계약체결의 경위를 살펴 보면, 피고인은 위 매매계약 수년 전에 임야소재지 주민인 김주열에게 위 임야의 매매알선을 의뢰한 적이 있었는데 피해자측에서 이를 알고 중개업자인 김정식을 통하여 피고인에게 매수의사를 밝힘으로 인하여 위 매매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은 위와 같이 매매알선을 의뢰한 경위에 관하여, 위 임야는 위토로서 부모 및 조모의 묘가 있으나 묘의 위치설정이 잘못된 점 때문에 이를 매각하여 다른 곳에 위토를 구하자는 논의가 여러 해 전부터 피고인 형제자매들(피고인이 그 맏형이었다.)간에 있었고, 이에 따라 피고인이 위 김주열에게 매매알선을 의뢰하게 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고, 이는 증인 이해균의 경찰 및 제1심법정 진술이나 증인 이해선의 제1심법정 진술 등에 의하여도 뒷받침되는바,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과정이 그와 같다면, 설사 피고인이 위 매매계약에 즈음하여 동생들인 다른 공동상속인들로부터 그들의 지분에 대한 처분권한의 위임을 미리 얻지 않았다 하더라도, 적어도 사후에 그 동의를 구하려는 의사는 있었던 것으로 볼 소지가 충분한 것이어서, 피고인이 위 매매계약시에 사전동의를 얻지 못하였으면서도 사전동의를 받은 것처럼 행세하였다 하더라도 이로써 다른 상속인들의 지분을 임의처분하여 그 대금 상당액을 매수인으로부터 편취할 의사가 있었다고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계약금을 수령한 후 그 일부를 이용하여 타처에 위토구입계약을 맺은 사실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이 사건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오신에 빠져 위 계약을 맺게 되었는지에 대하여도 의문점이 있다.
위 안병준, 김정식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다른 상속인들의 동의를 얻은 것처럼 기망함으로 인하여 이에 속아 위 매매계약을 맺게 되었다는 것이나, 위 매매계약 체결과정이 앞서 본 바와 같고, 또 기록에 편철된 매매계약서, 고소장의 각 기재 등에 의하면, 위 계약시 매매목적물이 상속물건이고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계약에 참여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계약관계를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하여, 상속서류를 준비하든지 또는 연대보증인을 세우도록(중도금 지급시)하는 내용의 특약까지 맺었고, 피고인이 계약금으로 받은 금액은 총 매매대금 중 피고인 상속지분 범위 내인 사정 등을 엿볼 수 있는바, 위와 같은 매매계약 체결과정이나 특약사항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한다면, 설사 피고인이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동의를 받은 것처럼 행세함으로써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의 말을 그대로 믿고 이로 인하여 위 매매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어서, 이 점에 관한 위 안병준이나 김정식의 위와 같은 진술은 그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것이다.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의문점들을 확실히 하지 아니하고서는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사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사기죄에 있어서 기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채증법칙을 어긴 증거판단을 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최재호(주심) 배만운 최종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