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김재곤 소송대리인 변호사 함영업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1.7.11. 선고 91나1119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과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1975. 5. 21.생의 사고 당시 13세 1월 남짓되는 남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입게 된 우대퇴골 분쇄골절상 등의 상해로 인하여 그 치료가 끝난 후에도 개선 불가능한 후유장해로서 우측 하지의 8cm 단축과 우측슬관절의 운동장애가 남게 되어 도시일용노동자로서의 노동능력을 약 33.76퍼센트 정도 [28 + (100-28)×0.08] 상실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피고의 주장 즉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전부터 말판증후군(marfan's syndrome)의 기왕증이 있어 그 평균여명이 정상인과 같을 수 없고, 우측하지의 단축도 위 증세 때문에 좌측하지가 기형적으로 성장하여 생긴 것이므로 이러한 기왕증의 기여도를 감안하여 원고의 노동능력상실률이 평가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제1심법원의 연세의대세브란스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원고의 이 사건 노동능력상실률을 평가함에 있어 피고주장의 위 증상을 감안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과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 있어서 피해자의 후유장해가 사고로 인한 부상을 유일한 원인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피해자의 지병과 사고로 인한 부상이 함께 경합하여 초래된 것이라면 그 후유장해로 인한 전손해를 당해 사고로 인한 부상에만 기인한 것으로 단정함은 불법행위책임에 있어서의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부당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피해자의 전손해 중 기왕증이 기여한 정도에 상응한 손해액을 감한 나머지 손해액만을 가해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당원 1980.10.14. 선고 80다1213 판결,
1991.5.28. 선고 90다1797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을 제1호증의 1, 2(의학대사전 표지 및 내용), 을 제2호증의 1, 2(정형외과학 표지 및 내용)의 각 기재와 제1심 법원의 연세의대세브란스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및 원심법원의 인천예림학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선천적인 말판증후군환자인 사실, 말판증후군은 상염색체성 우성인자로 유전되며 간엽조직의 장애로 심장, 혈관계통, 골격 및 근육계통, 안구 등에 이상증세가 나타나는데 그 증상으로는 키가 크며 사지는 길고 가늘며 특히 중족골, 족지골, 중수골, 수지골 등이 길어져서 거미발처럼 보이고 하체절이 상체절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긴 것이 특징인 사실, 원고의 노동력상실은 주로 약 8cm에 이르는 우측하지단축에 기인하는데, 기록상 그 하지 단축이 순전히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 때문인지 아니면 그 부상에 경합되어 원고의 기왕증인 위 말판증후군 증상도 한 원인이 되었는지는 불분명하나(원심은 이에 대한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였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말판증후군의 병증이 주로 사지의 기형이 많고 특히 상체절보다 하체절이 비정상적으로 긴 특징을 가지고 있는 사실이 각 인정되는 점과 위 인천예림학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중 학생건강기록부(163)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바와 같이 사고가 나기 이전인 1988.6.2.부터 신체감정일 이후인 1991.5.27.까지 근 3년 간의 원고의 신장 성장이 1cm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되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의 우측하지를 8cm 정도 절단해 내지 아니한 이상 이 기간 동안에 좌측하지만 8cm 정도나 성장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사정이 엿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사고 이전에 이미 말판증후군 증세로 인하여 상당한 정도의 하지 불균형이 있었거나 그 말판증후군 증세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과 경합하여 하지 불균형을 확대시켰을 개연성이 높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이 점에 관한 심리를 충분히 하여 원고의 위 후유장해에 원고의 기왕증이 기여하였는지여부를 가려 보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위 연세의대세브란스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감정인은 감정 당시 원고의 우측하지가 좌측에 비하여 약 8cm 정도 단축되어 있고, 우측슬관절의 운동범위는 신전 0도, 굴곡 120도라고 원고의 후유장해상태를 진단한 다음, 이러한 후유장해상태를 맥브라이드 장해등급표에 대입한 결과 위 우측하지 단축장해는 맥브라이드 불구평가표 대퇴골 골절(II) 단축 항의 e에 해당되어 일반옥외노동능력상실률이 28퍼센트이고, 위 우측슬관절의 운동장해는 위 불구평가표 슬관절(II) 부전강직 항의 3의 80퍼센트에 해당되어 그로 인한 노동력상실률은 8퍼센트이며, 위 두 가지 장해의 총노동력상실률은 34퍼센트라고 감정하고 있음이 그 감정서의 기재 자체에 의하여 분명하고, 따라서 위 노동력상실률은 감정당시 원고의 후유장해에 대한 것일 뿐 그 후유장해의 공동원인이 되었을지도 모를 위 말판증후군의 기여도를 감하고서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상해에 기인한 노동력상실률로써만 감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의 기왕증인 말판증후군 증세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부상과 경합하여 원고의 후유장해 정도를 확대시켰는지의 여부를 확정하지 아니하였고, 또 원심인용의 노동력상실률이 원고의 기왕증의 기여도를 감안하여 감정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안하여 감정되었다고 사실인정을 한 것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증거의 평가를 잘못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재호(재판장) 윤관 김주한 김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