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부대상고인), 피상고인】
원고 1 외 9인 {원고(부대상고인)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21세기 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이성렬 외 3인}
【피고(부대피상고인), 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8. 4. 2. 선고 97나627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들의 부대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피고의 상고이유를 본다.
가. 원심판결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소외 1 사찰의 주지인 소외 2는 1989.경 담양군으로부터 삼림훼손허가를 받고 1990. 2. 16. 담양군에 신고를 하지는 아니하고 전남 담양군 소재 소외 1 사찰에서 추월산 입구에 이르는 약 920m의 삭도를 설치하여 운행하여 왔다. 그러던 중, 1993. 8. 25. 위 삭도에 사람을 태우고 운행하다가 담양경찰서 경찰관에게 적발되어 삭도사업에 관한 업무를 담당한 피고 산하의 지역경제과 상공운수계장인 소외 4로부터 '사람을 운송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소외 2는 그 후에도 계속 위 삭도를 사용하여 소외 1 사찰에 오는 신도들이나 등산객을 운송하여 왔다.
위 소외 4는 1993. 10. 19. 위 삭도의 운행장치에 열쇠를 채워 이를 운행하지 못하도록 하고 그 무렵 위 소외 2에게 삭도의 안전도검사를 받을 것을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위 소외 2는 소외 영남대학교 부설 공업기술연구소에 위 검사를 의뢰하였는데, 위 연구소는 1993. 11. 5. "위 삭도는 원래 응력계산이 없이 설치된 시설물로서 화물삭도 설계기준에 비추어 안전도가 전반적으로 미달되어 보수 후 화물용 삭도로 사용하고 보수하기 전에는 사용을 금지함이 상당하며, 여하한 경우에도 위 삭도에 사람을 탑승시켜서는 안된다."는 결과를 통보하였다. 그럼에도, 위 소외 4는 위 소외 2가 생활필수품과 사찰 보수용 자재의 운송에 필요하므로 그 운행을 허가하여 달라고 간청하자 담양군의 보조기관으로서 소외 1 사찰 근처에 위치한 야영장관리사무소의 소장인 소외 3에게 공문을 보내어 위 삭도의 열쇠를 보관하도록 하고 위 소외 2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직원의 입회하에 화물운송용으로 이용하라고 지시하였다.
그러나 위 소외 3은 위 삭도 운행장치의 열쇠를 인계받고 위 삭도에 관한 관리업무를 위임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아니하였고 1993. 12. 말경에는 이를 위 소외 2로부터 회수하지 아니하여 그가 위 삭도를 어느 때라도 이용할 수 있게 하였다.
한편 위 소외 4는 1994. 10. 26. 담양경찰서장으로부터 위 삭도가 계속 사람의 운송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통보를 받았음에도 위 소외 2에게 유선으로 위 삭도에 사람을 탑승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한 것 외에는 위 삭도 운행장치의 열쇠의 보관상태의 점검이나 위 야영장관리사무소 직원 등에 대한 주의촉구 등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였다.
소외 5, 소외 6은 1994. 10. 29. 07:50경 위 소외 2의 안내로 소외 1 사찰에 불공을 드리러 온 신도 6명과 함께 위 삭도를 타고 하산하던 중 위 삭도의 지주 연결고리가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절단되어 위 삭도가 추락하는 바람에 위 소외 5는 뇌좌상 등을, 위 소외 6은 두개골기저부골절상 등을 입고 즉석에서 각 사망하였다.
(2)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삭도의 관리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담양군 소속 공무원들인 위 소외 4 등이 이 사건 삭도가 위와 같이 그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고, 여러 차례에 걸쳐 위 소외 2가 위 삭도에 사람을 태워 운송하다가 담양경찰서 등에 적발되기도 하였으므로 위 소외 2에게 위 삭도를 운행하도록 할 경우에는 그가 위 삭도에 사람을 태워 운행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음을 예견하여 위 삭도 운행장치의 열쇠의 관리를 철저히 하고 수시로 사람의 탑승 여부를 감독하여 그러한 경우를 발견하면 이를 중지시키는 등으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함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한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그 소속 공무원인 위 소외 4 등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위 소외 5, 소외 6이 사망함으로써 그 친족인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그러나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이 사건 사고 당시 시행중이던 구 삭도·궤도법 및 같은법시행령에 의하면, 이 사건과 같은 전용삭도는 신고만으로 설치·운영할 수 있는 것이고, 다만 관리당국에서는 그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을 경우 안전검사를 명하고 그와 함께 일시 사용의 정지를 명하거나, 6월 이내의 시간을 정한 사용의 정지 또는 사용폐지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그 행정제재의 여부에 대하여 당국에 기속적 의무를 부과하지 않고 재량행위의 형태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더라도, 담양군 담당 공무원은 이 사건 삭도에 관하여 그 안전검사를 명하여 사용정지의 한 형태로 자물쇠를 채워 열쇠를 보관하여 왔고 그 소유자에게 사람을 운송하지 말도록 주의를 촉구하는 등의 법령상 허용된 조치를 취하였으며, 나아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일 07:50경 소외 1 사찰의 주지가 그 전날 삭도의 열쇠를 관리하던 위 야영장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쓰레기를 운반한다고 하여 열쇠를 받아 가지고 있다가 피해자 등 신도들의 계속되는 요청에 못이겨 이 사건 삭도에 그들을 태우고 가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임을 알 수 있다(기록 664쪽).
그렇다면, 이러한 경우에도 담양군의 담당 공무원이 운행현장에 일일이 입회하여 감독할 의무까지 있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한편 이 사건 삭도는 적어도 화물운송용으로는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기록 136쪽), 당국이 이 사건 삭도의 사용폐지를 명하지 않은 것을 들어 위법하다고 할 것도 아니다.
나아가, 이 사건 삭도는 일반 공중의 운행에 제공되는 삭도사업용이나 사람을 운송하는 데에 제공된 것이 아니라 전용삭도로서 쓰레기, 식료품 운반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서 위 소외 1 사찰 주지나 이를 이용한 이 사건 피해자들로서도 이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어서 그들 스스로 알아서 타지 말았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탑승하여 가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이는 자신들의 편리함만을 추구하다가 위난을 자초한 행위로서 개인이 설치한 전용삭도 운행의 감독권한이 주어진 담당 공무원에게 원심 판시와 같은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국가에게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게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국가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 있다.
2. 그러므로,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와 원고들의 부대상고이유를 살필 것도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원고들의 부대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상고기각 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정귀호(주심) 김형선 조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