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피상고인】
원고
【피고,상고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현)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6. 11. 14. 선고 96나1856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피고 1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기각 부분의 상고비용은 동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먼저 피고 2의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본다.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들고 있는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 1이 소외 회사를 설립하여 법인등기부상으로는 그 처인 피고 2를 그 대표이사로 등재시키고 자신이 평소 모든 대외적인 거래를 전담하여 온 사실, 소외 회사는 형식상 주식회사로 설립되었으나 직원이 6명에 불과한 소규모 회사로서 피고 1이 평소 소외 회사를 사실상 개인기업과 마찬가지로 경영하면서 회사 자금을 피고들의 개인적인 용도로도 사용하여 온 사실, 원고가 피고 1의 권유에 따라 금 103,100,000원을 소외 회사에 투자하였는데 그 후 소외 회사의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사실상 폐업에 이르게 되고 원고가 위 투자금의 반환을 요구하자 피고 1은 원고와의 사이에 금 2억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면서 그와 같은 취지로 2장의 차용증(갑 제1호증의 1, 2)을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 그러자 원고는 위 투자금이 소외 회사에 대한 것인데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는 피고 2이며, 평소 피고 1이 소외 회사의 경영에 따른 대외적인 행위를 위 피고 2 명의로 하여 온 점을 감안하여 피고 2도 같은 약정을 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 1이 피고 2와의 약정을 위하여 원고를 그들의 집으로 오라고 한 사실, 그리하여 원고가 그 후 피고들의 집 부근으로 찾아가 피고들 집으로 전화를 하자 피고 1은 집 앞에 있는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하였고, 이에 원고가 위 약속장소로 가 피고들을 기다리고 있던 중 피고 1이 혼자 나와 피고 2는 외출하였다고 하면서 그로부터 위임을 받았으니 대신 약정을 하여 주겠다고 하여 원고가 종전에 피고 1 명의로만 작성된 위 차용증을 내밀자 그에 피고 2의 이름을 추가로 기재한 후 위 피고가 집에서 사용하는 도장을 날인하여 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소외 회사는 사실상 피고 1이 개인기업처럼 경영하고 있었으므로 원고의 소외 회사에 대한 위 투자금은 결국 위 피고에 대한 투자금과 마찬가지인 면도 있었으나 그렇더라도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는 엄연히 피고 2였고, 피고 1도 소외 회사의 대외적인 거래에 있어 오랫동안 피고 2 명의를 사용하여 왔으며, 위 투자금도 일단 소외 회사에 지급된 점과 원고는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피고 2 명의로도 위 약정을 하고자 한 점 및 그 당시 피고 1은 원고로 하여금 피고들 집 부근으로 오게 한 후 피고 2로부터 위임을 받았다고 하면서 집에서 가지고 온 위 피고 도장으로 위 차용증 중 피고 2 명의 부분을 작성하여 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1이 피고 2의 남편으로서의 일상가사대리권을 가지고 있었을 뿐, 그 외에 위 약정에 관한 대리권을 피고 2로부터 수여받은 바 없다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 1에게 그러한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의 법리에 따라 위 약정의 효력은 피고 2에게도 미친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피고 1이 피고 2의 남편으로서 일상가사대리권이 있고, 원고가 피고 1에게 피고 2를 대리하여 위 금 2억 원의 지급약정을 할 권한이 있다고 믿었다고 하더라도, 피고 1에게 적법한 대리권이 없었던 이상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피고 1에게 그 행위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였다고 믿었음을 정당화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부부간에 서로 일상가사대리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처가 남편이 부담하는 사업상의 거액(2억 원)의 채무를 남편과 연대하여 부담하기 위하여 남편에게 채권자와의 채무부담약정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 할 것이고, 피고 1이 피고 2의 남편으로서 그 처의 도장을 쉽사리 입수할 수 있었으며 원고도 이러한 사정을 쉽게 알 수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1에게 피고 2를 대리하여 채무부담약정을 할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점을 정당화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이 그 인정과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가 피고 1에게 피고 2를 대리하여 위 채무부담의 약정을 할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한 판단은 필경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에 있어 정당한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 할 것이고, 이러한 잘못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 1은 적법한 기간 내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상고장에도 아무런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으므로, 같은 피고의 상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부분에 대하여는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이를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 1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며 이 부분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최종영 정귀호(주심) 이돈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