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철기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 1995. 1. 13. 선고 94노206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합계 금 10억 원을 대여하여 주고 그 양도담보의 방법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각 1/2지분에 관하여 자신들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바, 1987.8.19.경 피해자의 위 금 10억원의 채무의 변제기를 1992.7.20.로 5년 간 연장하여 주되 그 변제기까지 금 16억 원에 피해자가 환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피해자와 제소전화해를 하고, 다시 1992.10.21.경 위 금 16억 원의 채무의 변제기를 1993.4.20.로 6개월 간 재연장하되 그 변제기 전에는 22억원에 피해자가 환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피해자와 합의하였으므로, 피고인들로서는 피해자가 위 각 환매기간 내에 환매권을 행사할 때 피해자 앞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이행할 의무가 있으므로 위 각 환매기간 내에는 임의로 이 사건 부동산을 타인에게 처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타인에게 근저당권을 설정, 금원을 차용하기로 상호 공모하여, ① 1991.10.31.경 부산지방법원 동래등기소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채권 최고액 1억8천만 원으로 공소외 1 주식회사 앞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고 금 1억2천만 원을 차용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고, ② 1992.11.11.경 같은 등기소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채권최고액 2억 5천만 원으로 공소외 2 앞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고, 금 1억5천만 원을 차용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함에 있다.
이에 대하여, 제1심은 이 사건의 쟁점은 공소사실과 같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피고인들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양도담보의 방법으로 마쳐진 후 피고인들과 피해자 사이에 정산절차를 거친 바가 없어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 피고인들과 피해자 사이에는 여전히 피해자에게 있는지, 아니면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정산절차를 거쳐 확정적으로 피고인들 소유로 귀속되었는지의 여부에 있다고 전제한 다음,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부동산은 원래 공소외 3 합자회사가 신축한 건물의 일부였는데 피해자는 1984.5.17.경부터 위 회사로부터 이를 임차하여 ‘○○온천’이라는 상호로 목욕탕을 경영하여 오다가 1985. 3.23. 위 회사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사실, 피해자는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피고인 1과 공소외 4 등으로부터 다액의 채무를 지게되자 위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 중 1/2지분에 관하여는 위 피고인 명의로, 나머지 1/2지분에 관하여는 위 공소외 4 등의 명의로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으나, 그 후 피해자와 위 채권자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게 되어 피해자와 위 피고인 및 공소외 4 등은 법적관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하여 1986.8.16. 부산지방법원 86자223호로서 그 판시와 같은 내용의 제소전화해를 한 사실, 그 후 피해자가 위 제소전화해의 내용에 따른 자신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다시 분쟁이 발생하자 1987.7.13. 피해자와 위 채권자들은 경남 양산군 소재 △△△△횟집에서 만나 당시까지 피해자의 위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금 10억 3천만 원으로 확정하고, 피고인 1을 제외한 나머지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피고인 2가 인수하되 위 금 10억 3천만 원 중 금 10억 원은 이 사건 부동산 매도대금으로 정산하여 그 이후부터는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은 피고인 1과 나머지 채권자들의 채무를 인수한 피고인 2의 공동 소유로 하기로 하고, 잔액 금 3,000만 원에 대하여는 월 2푼의 이자를 피해자가 피고인들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피고인 2는 위 약정에 따라 피해자의 나머지 채권자들에 대한 채무를 대위변제하고 1987.7.23. 이 사건 부동산의 1/2지분에 대한 나머지 채권자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받아 자신의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한편 피고인들과 피해자는 이 사건 부동산이 피고인들 소유임을 전제로 1987.7.21.부터 1992.7.20.까지 위 목욕탕 영업을 동업하기로 하되, 위 기간 동안 피해자가 위 목욕탕을 경영하는 대가로 피해자가 매월 수익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원을 피고인들에게 지급하고 위 기간이 지난 뒤에 피해자가 금 16억원을 피고인들에게 지급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환매할 수 있도록 약정하고 같은 해 8.19. 부산지방법원 87자313호 사건에서 위 목욕탕 동업에 관한 그 판시와 같은 내용의 제소전화해조서가 작성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터잡아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이루어진 피고인 1 및 위 공소외 4 등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금원대여에 따른 담보의 목적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정산절차를 예정하고 있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라 할 것이고, 그 후 피고인들과 피해자 사이에 있었던 1987. 7.13. △△△△횟집에서의 구두약정,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피해자에게 우선매수권 부여 약정, 목욕탕 운영권을 부여한 같은 해 8.19.자 제소전화해 등의 일련의 합의는 기존의 양도담보약정을 재확인하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담보물인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를 평가한 후 피담보채권의 원리금 규모와 비교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확정적으로 피고인들에게 귀속시키는 정산절차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그 이후 피고인들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공소사실과 같은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들이 소유자로서의 소유권을 행사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부동산이 환매권을 피해자에게 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근저당권설정 등 소유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며, 또한 근저당권의 설정이 피해자의 매수권행사에 어떠한 지장도 주지 않으므로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원심도 같은 이유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살피건대, 당초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이루어진 피고인들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피고인들이 피해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본 원심의 판단은 옳다고 하겠으나, 피해자와 피고인들 사이에 그 판시와 같은 정산절차가 이루어졌다고 본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선뜻 수긍이 가지 아니한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은 1992.10.21.자 합의서(수사기록 제104쪽)는 위 1987.8.19.자 제소전화해(부산지방법원 87자313호 사건) 이후에 다시 피해자와 피고인들 사이에 분쟁이 생겨 이를 해결하고자 위 당사자들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최종적으로 합의한 내용을 담고 있는바, 위 합의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는 1992.10.20.부터 1993.4.20.까지 이 사건 목욕탕을 운영하고 1993.4. 20.에는 이의 없이 위 목욕탕을 피고인들에게 명도한다(제1항). 피해자가 이 사건 목욕탕을 매도하기 위하여 중개소 또는 타인에게 선전하더라도 피고인들은 적극 매도하는 데 협력하여야 하며, 피고인들이 위 목욕탕을 매도할 수는 있으나, 이 때에는 피해자와 매도대금에 관하여 협의하여야 한다(제6항). 피해자가 이 사건 목욕탕을 매도함에 있어 매도대금이 얼마인가를 불문하고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합의된 금 22억 원만을 지급받기로 하며 매도대금이 위 금액 이상이 되는 경우에도 피고인들은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제7항). 피고인들은 쌍방 합의된 위 6개월 기간 내에 목욕탕이 매도되지 아니하더라도 위 기간 내에 피해자가 합의금 22억원을 지불하기 위하여 위 목욕탕을 담보로 제공하고 다른 곳에서 금원을 차용하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피고인들은 즉시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차용금에서 금 22억 원을 피고인들이 직접 수령한다(제8항).”는 내용으로 약정이 이루어진 사실을 엿볼 수 있는바, 위와 같이 피해자가 이 사건 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처분권과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가지고 있고, 피해자가 얼마에 이를 처분하든지 간에 피고인들은 당사자 사이에 약정된 금액만을 지급받을 수밖에 없도록 약정하였다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위 합의 당시 뿐만 아니라 적어도 위 목욕탕의 약정명도일인 1993.4.20.까지는 피고인들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피고인들이 피해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이와는 달리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위 약정 이전에 이미 위 당사자들 사이에 정산절차가 이루어져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이 피고인들에게 확정적으로 귀속되었고, 다만 피해자는 피고인들의 은혜적인 조치에 의하여 환매권만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리고, 채권의 담보를 목적으로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채권자는 채무자가 변제기일까지 그 채무를 변제하면 채무자에게 그 소유명의를 환원하여 주기 위하여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이행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 변제기일 이전에 그 임무에 위배하여 제3자에게 근저당권을 경료하여 주었다면 변제기일까지 채무자의 채무변제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배임죄는 성립된다 할 것이고, 그와 같은 법리는 채무자에게 환매권을 주는 형식을 취하였다고 하여 다를 바가 없다 할 것인바(대법원 1987.4.28. 선고 87도265 판결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에 있어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위 1992.10.21.자 합의 당시까지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에 상관없이 피고인들은 담보권만을 가지고 있었다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들이 1991.10.31.과 1992.11.11.경 두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허락도 없이 제3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하고 그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하여 준 행위는 명백히 배임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범죄사실은 모두 그 증명이 있다고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은 필경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 또는 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이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