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승연
【피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 외 5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진호
【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1993. 5. 14. 선고 92나1069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1 회사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이 부분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상고는 이를 모두 기각하고 이 부분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원심판결 이유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피고 1 회사에게 이 사건 각 금원(원금 합계 1,300,000,000원)을 대여함에 있어 나머지 피고들은 피고 1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현재 및 장래 부담하는 어음대출, 어음할인 등 모든 채무를 연대보증한 사실, 피고 1 회사는 원고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오던 중 1990.3.22. 그때까지 발생한 채무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일체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 1 회사 소유의 공장부지, 공장건물, 기계기구 등 일체(이하, 이 사건 목적물이라 한다)에 관하여 원고 은행 앞으로 공장저당법 제7조에 의한 공장저당권을 설정하여 준 사실, 그 후 피고 1 회사는 계속하여 원고 은행으로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어음할인, 당좌대월 등의 방법으로 대출을 받아 공장을 가동하여 왔으나 같은 해 7.6. 부도가 났고 이에 원고 은행은 위 대출금 등 그때까지 피고 1 회사로부터 회수하지 못한 37억여 원 가량을 회수할 목적으로 같은 해 7.23. 이 사건 목적물에 관하여 위 공장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신청을 함에 따라 부산지방법원 울산지원 90타경2927호로 이에 대한 임의경매절차가 개시되어 진행되던 중 피고 1 회사 근로자 209명도 같은 해 8.31. 피고 1 회사로부터 위 부도 직후에 작성하여 받아 두었던 체불임금 259,119,364원 및 퇴직금 630,803,370원 합계 금 889,922,734원을 즉시 지급한다는 내용의 집행력 있는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에 기하여 이 사건 목적물에 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함으로써 앞서 진행된 위 임의경매사건에 그 기록이 첨부된 사실, 그 뒤 위 임의경매절차가 속행된 끝에 같은 해 10.30. 이 사건 목적물이 금 4,065,000,000원에 경락되었고 이에 경매법원이 위 경락대금 중 경매비용을 공제한 금 4,039,896,150원을 같은 해 12.28. 채권자들에게 교부하기로 정하여 통지하자, 원고 은행은 같은 달 21. 피고 1 회사 근로자들과 사이에 그들의 위 채권 중 원고 은행의 채권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이 있는 부분을 금 610,000,000원으로 인정하고 그 금액을 우선배당 받아가는 데 아무런 이의가 없으며 반면 피고 1 회사 근로자들은 그 나머지 채권에 대하여는 배당 받기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후 그러한 내용의 합의서를 만들어 경매법원에 제출한 사실, 이에 경매법원은 위 합의서에 따라 같은 달 28. 위 경락대금 중 경매비용을 공제한 금 4,039,896,150원에서 1순위로 피고 1 회사 근로자들의 위 금 610,000,000원의 채권을, 2순위로 양산군 웅산면장의 이 사건 목적물에 대한 당해 세금 3,805,520원을 각 교부하여 주고 그 나머지 금 3,426,090,630원을 원고 은행이 제출한 채권계산서상 청구채권 금 3,494,345,025원에 교부함으로써 원고 은행은 위 경매에도 불구하고 금 68,254,395원(= 3,494,345,025 - 3,426,090,630)을 회수하지 못하게 된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피고들에 대하여 원고가 회수하지 못한 위 금원 중 금 60,206,78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에 대하여 피고 1 회사 근로자들의 체불임금 및 퇴직금 채권 중 1989.3.29. 법률 제4099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 제30조의2 및 그 부칙 제2조에 의하여 원고 은행의 채권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이 있는 부분은 퇴직 전 3개월분인 1990년 4월, 5월, 6월분 임금 259,119,364원과 퇴직금 중 위 근로기준법조가 시행된 1989.3.29. 이후에 발생된 분인 금 161,583,670원을 합한 금 420,703,034원 밖에 되지 아니하고 또 위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상에도 피고 1 회사 근로자들의 퇴직금 630,803,370원 중 근로기준법 제30조의2 제2항이 개정 시행된 1989.3.29. 이후에 발생된 분이 금 161,583,670원이고 그 이전에 발생된 분이 금 469,219,700원인 것으로 구분하여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은행은 경락대금의 교부순위를 놓고 원고 은행의 채권과 경합하는 피고 1 회사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 중 원고 은행에 우선하는 부분의 액수 여하에 따라 원고 은행의 채권의 만족범위가 달라지고, 나아가 피고 1 회사 근로자들이 작성받은 위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의 기재내용이나 피고 1 회사로부터 교부받은 각종 소명자료를 통하여 피고 1 회사 근로자들의 위 채권 중 원고 은행보다 우선하는 범위가 많아야 금 4억 2,000여 만원에 지나지 아니함을 알고 있었으므로 우선 피고 1 회사 근로자들이 경매법원으로부터 위 금 4억 2,000여 만원을 초과하여 경락대금을 교부받지 못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오히려 종전에 경매법원에 제출하였던 의견서의 내용과 다르게 아무런 합리적 이유도 없이 피고 1 회사 근로자들의 위 채권 중 원고 은행의 채권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이 있는 부분이 금 610,000,000원이라고 합의를 하여 줌으로써 그에 따라 경매법원이 경락대금을 교부한 결과 원고 은행이 이 사건 미변제대출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었다 할 것인바, 따라서, 이와 같이 원고 은행 스스로의 잘못으로 인하여 회수하지 못한 채권을 이제와서 그러한 데 대하여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고 오히려 원고 은행에게 각종 소명자료를 교부하여 경매법원에 제출하도록 한 피고 1 회사 및 그 연대보증인인 나머지 피고들에게 그 지급을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는 피고들의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 1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부분에 관하여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 1 회사의 근로자들과 간에 근로기준법 제30조의2 및 부칙 제2조의 규정에 의하여 우선변제권이 있는 부분에 한하여 근로자들이 우선변제 받도록 하였더라면 원고의 채권은 위 경매절차에서 전부 변제받아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피고 1 회사의 연대보증인들인 나머지 피고들의 채무는 전부 소멸하였을 것임이 계산상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원고가 근로자들과 위와 같이 합의함으로 말미암아 위 경매절차에서 원고의 채권을 전부 변제 받지 못하여 원고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일부 채권이 남게 되고, 따라서 그 연대보증인들인 나머지 피고들의 채무도 일부 남게 되었던 것인바, 원고는 위 합의 당시에 법상의 우선권과는 달리 합의함으로써 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받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연대보증인인 나머지 피고들의 채무가 소멸하지 아니하게 된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합의로 이미 소멸하였을 일부 채무를 아무런 귀책사유 없는 나머지 피고들에 대하여 원고가 이제와서 그 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고의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나. 피고 1 회사에 대한 청구부분에 관하여
원고가 근로자들과의 사이에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의 우선변제권의 범위에 관하여 실정법의 해석과 달리 합의하여 경락대금을 교부 받았다고 하더라도 주채무자인 피고 1 회사의 총채무에서 경락대금이 변제충당되는 범위는 같으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주채무자인 피고 1 회사에게 아무런 재산상 불이익 없어(단지, 경락대금 교부 후의 나머지 채권의 채권자가 원고인가 근로자들인가만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원고가 만족을 얻지 못한 나머지 채권을 주채무자인 피고에게 청구한다고 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근로자들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실제 채권이 위 대금교부 당시 이미 전부 소멸하였거나 원고와의 합의에 기하여 근로자들이 교부 받은 금액보다 적은 경우라면 문제가 되지만, 이 사건의 경우 대금교부 당시에 근로자들은 금 889,922,734원의 채무명의인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근로자들의 잔존 채권액이 이보다 적을 경우에는 누구보다도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고 채무변제 여부와 그 수액에 관하여 가장 잘 알고 그 증거자료도 가지고 있을 주채무자인 피고 1 회사가 교부절차에서 이의를 제기하여 시정을 요구하고 채무명의 채권자인 근로자들을 상대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고 경락대금의 수령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다투는 것이 통상적이라 할 것인데도 기록상 주채무자인 피고 1 회사가 경락대금교부절차에서 근로자들의 채권의 존부나 그 수액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거나 청구이의의 소나 위와 같은 가처분을 신청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비록 원고가 근로자들의 채권의 잔존액에 관하여 다투는 일부 소명자료를 피고 1 회사로부터 받고서도 (위 공정증서상의 채무명의액수보다 적기는 하지만) 법정 우선권의 범위를 초과하여 우선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 데 잘못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보다는 주채무자인 피고 1 회사가 통상의 주채무자로서 강제집행절차에서 하였을 것으로 기대되는 방어행위를 하지 아니한 데 더 큰 잘못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원고가 주채무자인 피고 1 회사에 대한 나머지 채권의 지급을 청구한다고 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까지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의 피고 1 회사에 대한 이 사건 청구까지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시한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1 회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상고는 이를 모두 기각하고 이 부분 상고비용은 패소한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주심) 박준서 이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