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봉길
【피고, 피상고인겸 상고인】
태양중기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교창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4.4.20. 선고 93나49002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2.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1. 피고의 상고이유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도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 중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부분을 함께 판단한다.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판시와 같은 증거취사 과정을 거쳐 피고 소유인 15톤 덤프트럭의 운전사인 소외 1이 1992.12.9. 18:50경 위 트럭을 운전하여 경기 여주군 북내면 당우리를 지나는 331번 국도상을 여주쪽에서 양동쪽으로 진행하던 중 능원사 입구부근에 이르렀는 바, 당시 날이 흐리고 어두워 전방의 장애물을 식별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위 도로는 폭 5.7미터에 불과한 왕복 2차선의 좁은 곳으로서 중앙선이 그어져 있으며, 전방에 위 능원사로 진입하는 입구가 있고 그로부터 다시 50 내지 60미터 전방에 장암리로 진입하는 도로와 연결된 삼거리 교차로가 있는 곳이었으므로, 위 소외 1로서는 전방좌우를 잘 살피면서 제한속도를 지키고, 특히 위 능원사 입구에 근접해서는 그로부터 진입하여 나오는 차량이 있을 것을 예상하여 속도를 크게 줄이는 등 사고방지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제한속도인 60키로미터를 초과한 시속 80키로미터로 진행하다가 때마침 전방 우측의 위 장암리로 통하는 도로로부터 좌회전하여 나와 위 트럭과 200 내지 300미터쯤의 거리를 둔 상태에서 반대차선에 진입하여 그 차선의 중앙선 가까운 곳을 따라 90미터 이상을 진행하여 오던 망 소외 2 운전의 오토바이를 발견하고 순간적으로 위 오토바이와 충돌할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잘못 판단하여(위 오토바이가 자기차선을 지키면서 운행하고 있었음에도 당시 날씨가 흐리고 어두운데다 폭이 좁은 도로라 대형트럭을 운전하던 위 소외 1이 위 오토바이의 진행방향에 착오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당황한 나머지 급제동조치를 취하면서 좌회전하여 중앙선을 침범한 과실로 자기차선을 따라 운행하던 위 망인으로 하여금 위 트럭을 피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핸들을 좌측으로 꺾게 함으로써 위 트럭의 우측 전조등 부위 및 우측 적재함 돌출부위에 계속 충돌하게 하여 동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서 그 운행으로 일으킨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이 사건 사고발생에 있어서 위 망인에게도 오토바이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한 채 혈중 알콜농도 0.05% 정도의 주취상태에서 안전모도 쓰지 않고 위 오토바이를 운전한 과실이 있다 하여 위 망인의 과실비율을 20%로 인정하였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위 트럭의 중앙선침범운행으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한 것은 주로 위 소외 1에 대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검사의 의뢰에 따라 이 사건 사고를 분석감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 작성의 감정의뢰회보서(갑 제11호증의 27)의 기재에 터잡은 것이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위 감정결과는 정확한 충돌위치를 논단할 수 없다는 전제아래서(기록 140면 참조) 이 사건 충돌 사고는 위 망인이 중앙선에 가까운 차선상으로 위 오토바이를 운행하던 중 원인미상의 이유로 좌측으로 급제동하며 반대차선으로 진입하고 있는 위 트럭을 발견하고 좌측으로 위 오토바이의 핸들을 꺾어 어느 정도 운행한 순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일 뿐이어서, 그 감정결과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오토바이가 과연 자기차선상의 중앙선 가까운 곳을 따라 진행하였던 것인지 아니면 이미 중앙선을 넘어 들어와 위 트럭의 진행차선상의 중앙선 가까운 곳을 진행하였던 것인지의 여부가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사 위 감정결과의 취지를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오토바이가 자기차선상의 중앙선 가까운 곳을 따라 진행하였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하더라도 그 감정자체가 그 의뢰시까지 조사된 위 형사사건의 수사기록만을 기초자료로 하여 이루어진 것임을 알아 볼 수 있으므로, 위 감정의뢰회보서의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위 트럭의 중앙선침범운행으로 인한 것이라고 쉽사리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의 제1심에서부터 이 사건 사고 당시 위 오토바이가 자기차선에서 중앙선을 넘어 위 트럭의 진행차선으로 진행하였던 것임을 이유로 면책주장을 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의 직접적인 발생원인이 그 주요한 쟁점으로 된데다가, 제1심에서 원고의 신청에 의한 인증등본송부촉탁에 따라 증거자료로 현출된 위 형사사건의 수사기록 중 위 감정의뢰회보서를 제외한 나머지 자료는 대체로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것들이었으므로(특히 위 형사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송치의견도 피고의 주장과 같은 내용이었음),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이 사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위 트럭과 오토바이 중 어느 쪽의 중앙선침범운행으로 인한 것인지의 여부를 더 나아가 살핌은 물론, 위 소외 1에게 위 트럭을 운행함에 있어서 이 사건 사고를 피하지 못한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과실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심리하여 피고의 면책주장의 당부 및 과실상계 비율에 관하여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또한 민사재판은 형사사건에서 조사한 자료나 그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고 그 결과에 좌우되는 것도 아니므로 그 심리과정에서 형사사건의 결과에 대하여 반드시 조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형사판결에서의 사실인정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형사사건에 나타난 증거들이 이 사건 사고가 소외 1의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볼만한 자료로 삼기에 충분치 않는 경우에는 의당 형사사건의 결과에 관심을 갖고 심리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아니 할 수 없다(피고가 이 사건 상고이유보충서에 첨부하여 제출한 위 형사사건의 제1심, 제2심 및 대법원판결에 의하면, 검사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이미 위 오토바이가 자기차선에서 중앙선을 넘어 위 트럭의 진행차선으로 진행한 것임을 전제로 그러한 상황하에서 위 소외 1의 주의의무위반을 공소사실로 삼아 기소하였으나, 범죄의 증명이 없다 하여 위 소외 1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위 제1심판결이 제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검사의 상고기각판결로 그대로 확정되었으며 위 형사사건의 제1심판결은 이 사건 제1심판결 선고 전인 1993.9.28. 자로, 위 형사사건의 제2심판결은 이 사건 원심판결 선고 전인 같은 해 12.30. 자로 각 선고되었음을 알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러한 점에 대하여 더 나아가 심리하지 않고 그 판결에서 들고 있는 증거들만으로 위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음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피고의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고 하겠다.
2.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사고로 입은 망 소외 2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에 관하여, 위 망인이 농촌지역에서 목공으로 일하여 왔으므로 농업협동조합중앙회가 발행한 농협조사월보에 기재된 목공의 임금을 기준으로 평가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하고, 건축목공의 정부노임단가를 기준으로 평가하였음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한 바와 같은 심리미진의 잘못이 없다. 그 밖에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한 것이 되지 못한다. 원고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원고의 이 사건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