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명석 외 1인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서울민사지방법원 1993. 4. 29. 선고 92나4075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징발하여 점유, 사용하여 오던 중 국방부장관이 1973.11.23. 징발재산정리에관한특별조치법에 따라 매수가격을 금 187,500원으로 정하여 매수결정을 한 사실, 국방부장관이 1974.6.17. 위 매수대금을 징발보상증권 및 현금으로 공탁한 후 등기를 촉탁하여 1975.4.3.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1973.11.23. 매수결정을 하고도 그로부터 위 특별조치법 제6조 소정의 기한인 6월이 경과한 1974.6.17.에야 그 매수대금을 공탁함으로써 위 징발(판시 매수결정은 오기로 보인다)이 해제되어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은 원고에게 환원되었으므로,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 없이 경료된 무효의 등기라고 판단하는 한편, 위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때로부터 10년이 경과한 1985.4.3.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라는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는, 등기부취득시효에 있어서 등기 이전부터 점유를 하여 온 경우에는 소유자로의 등기를 갖추어야 비로소 그 요건의 하나인 점유가 개시되었다고 보아야 하는데, 피고 명의로 그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1975.4.3. 당시 피고에게 과실이 없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등기부취득시효에 있어서 선의, 무과실은 등기에 관한 것이 아니고 점유의 취득에 관한 것이라 할 것이고(당원 1987.8.18. 선고 87다카191 판결; 1992.4.28. 선고 91다46779 판결 참조), 한편 국방부장관의 징발재산매수결정이 있으면 징발보상금에 관한 증권의 교부나 현금의 지급 또는 공탁이 없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그 소유권을 취득하며, 이 경우에는 민법 제187조에 의하여 등기 없이 국가는 권리를 취득한다 할 것인데(당원 1978.9.12. 선고 78다842 판결 참조), 소유권을 취득하여 개시된 점유는 그 소유권의 취득에 위와 같은 해제조건이 붙어 있는 경우에도 민법 제245조에서 말하는 소유의 의사를 가지고 하는 점유라 하여도 무방하다 할 것인 바, 원심이 이와 달리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위 징발재산매수결정에 의하여 해제조건부로 그 소유권을 취득함으로써 자주점유를 개시한 때인 1973.11.23.을 기준으로 하여, 그 점유의 개시에 과실이 없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아무런 심리판단을 함이 없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될 당시인 1975.4.3.을 기준으로 하여, 피고에게 과실이 없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면서 피고의 위 항변을 배척한 것은, 등기부취득시효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훈(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김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