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원강희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1인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대열
【원심판결】
인천지방법원 1990.6.29. 선고 89나565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인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가.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은 피고 2의 소유였고, 원고는 피고 2에게 도합 금 24,000,000원을 대여해 주고,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치었고, 토지에 대하여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 주기로 하였다.
나. 그런데 피고 2는 이를 어기고 피고 1과의 약정에 따라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체비지대장상의 매수인 명의를 피고 1 앞으로 변경하여 주었다.
다. 이에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토지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건물에 대하여는 위 근저당권에 터잡아 임의경매신청을 하였다.
라. 그러던 중 원고와 피고들은 1987.4.14. 이 사건 토지, 건물을 원고에게 금 53,000,000원에 양도하기로 하되, 같은 날 원고가 피고 1에게 금 3,000,000원을 지급하고, 이 사건 건물에 입주하고 있는 임차인들의 임차보증금 20,000,000원과 피고 2의 소외 경인상호신용금고에 대한 근저당채무금 6,000,000원은 원고가 인수하며, 원고의 피고 2에 대한 대여금 채권 금 24,000,000원은 서로 상계처리하기로 약정한 후, 같은 날 피고 1은 원고로부터 금 3,000,000원을 수령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교부하여 주어 원고가 그 서류로 소유권이전등기신청을 하였으나 그 서류 중 인감증명서의 발급일자가 수입증지상의 소인일자와 다르다는 이유로 반려되어 아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하고 있다.
2. 원심의 판단
가. 원고는 위 양도약정 후 원래의 합의에 반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임의경매신청을 취하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속행하여 같은 해 8.13. 원고의 동생인 소외 1 명의로 이를 경락받는 등 이 사건 건물에 입주하고 있는 임차인들의 보증금반환채무의 인수약정을 위배하므로, 피고 1이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위 양도약정을 해제하는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위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나. 원심은 (1) 원고가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위 임의경매신청을 취하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속행하여 1987.8.13. 원고의 동생인 위 소외 1 명의로 경락받은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그것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건물에 입주한 임차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수키로 한 약정을 어겼다고 보기 어렵고, (2) 오히려 이 사건 건물에 입주하고 있던 임차인들 중 소외 2, 소외 3은 위 경매절차에서 우선 변제권이 인정되어 각 금 2,000,000원을 배당받았고, 소외 4, 소외 5는 위 소외 1이 제기한 가옥명도 소송판결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 인정되어 임차보증금과의 상환이행 판결이 내려짐으로써 원고로부터 위 소외 4는 금 4,500,000원을, 위 소외 5는 금 3,000,000원을 각 임차보증금 반환조로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3) 이 사실과 이 사건 양도약정의 체결경위,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볼때, 피고 1이 원고가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지 아니하고 경매절차를 속행하여 그 동생 명의로 경락받은 과정을 밟았다는 것만을 이유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위 양도약정을 해제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3. 당원의 판단
가. 사실관계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다면 원고가 이 사건 건물에 입주하고 있는 임차인들의 임차보증금 20,000,000원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매대금 53,000,000원중 금 20,000,000원의 지급에 대신하는 것이라고 볼 것이며, 원고는 위 임차보증금을 유효하게 인수하거나 이를 반환하여 피고들에게 위 임차보증금의 지급의무를 면책시키거나 소멸시킴으로써 피고들에 대한 매매대금 지급채무의 이행을 다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그러므로 설사 원고가 피고들과의 원래의 합의에 반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임의경매신청을 취하하지 아니하고 원고의 동생 명의로 경락받아 이 사건 건물에 입주하고 있는 임차인들에 대한 보증금 반환채무 인수약정을 위배하였다고 하더라도, 어떤 경로로건 임차인들이 그 보증금을 반환받았고, 피고들의 보증금 반환채무가 소멸된 결과에 이른 것이라면, 피고들이 원고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아니하고 임의경매도 취하하지 아니한 채 경매절차를 속행하여 그의 동생 명의로 경락받는 과정을 밟았다거나, 원고가 임차보증금 반환채무 인수약정을 위배하였음을 이유로 하여 계약을 해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 할 것임은 원심의 설시와 같다 하겠다.
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인수하기로 한 보증금은 합계 금 11,500,000원만이 변제된 결과에 지나지 아니하고, 나머지 금 8,500,000원은 어떻게 되었다는 것인지 설명이 없다.
만일 원고가 그가 인수하여 지급하기로 한 금 20,000,000원의 보증금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고들과의 약정에 반하여 건물에 대한 임의경매를 취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지 아니하고, 그의 동생 명의로 경락을 받았고, 피고들이 원심이 인정한 금 11,500,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 8,500,000원의 반환채무를 부담하여야 하는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라.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먼저 원고가 피고들과 약정한 보증금 채무인수의무를 이행한 것인지 여부와 그 범위를 살펴보고, 또 원고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임의경매신청을 취하하지 아니하고 그의 동생 명의로 경락받은 이유는 무엇인지, 이로 인하여 피고들의 임차인들에 대한 임대료반환 채무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위 나머지 금 8,500,000원의 보증금 채권자는 누구이고, 그것은 어떻게 된 것인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여러사정을 심리하고 그 사실관계를 확정하여 피고들의 계약해제 항변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마.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심리미진, 이유불비 아니면 판단을 유탈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고, 논지는 이 범위안에서 이유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회창(재판장) 이재성 배만운 김석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