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한양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정우
【피고, 피상고인】
현대해운 주식회사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89.6.21. 선고 88나3826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원고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해상운송인의 책임결과의 일부를 감경하는 배상액제한약관은 원칙적으로 상법 제790조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배상책임을 면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할 정도로 적은 액수를 책임한도액으로 정한 배상액제한약관은 실질적으로는 책임제외약관과 다른 바 없는 것이므로 상법 제790조에 저촉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나, 배상액제한약관에서 정한 책임한도액이 배상책임을 면제하는 것과 다름없는 정도의 소액인가의 여부는 그 책임한도액이 해상운송의 거래계에서 관행으로 정하여지고 있는 책임한도액 및 운송인이 받은 운임 등과 비교하여 볼 때 실질적으로 운송인의 배상책임을 면제하는 정도의 명목상의 금액에 불과한 것인가의 여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함이 이 사건에 있어서 당원의 환송판결의 견해이다.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선하증권약관 제7조가 운송물 1포장 또는 단위당 영국화 100파운드의 한도 내에서만 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한 것은 상법 제790조에 위배되어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을제11호증, 을제12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와 제1심 및 원심증인 소외인의 증언에 의하여 영국화 100파운드 배상액제한약관은 1924년에 영국 등에 의하여 체결된 선하증권에 관한 통일조약(헤이그규칙) 제4조 제5항을 원용한 것으로서 위 조약체결 후 화폐가치의 변동 등 국제해상운송업계의 제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위 헤이그규칙상 제한배상액을 증액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몇 차례의 국제조약이 체결된 바도 있으나(예컨대 1968년의 헤이그-비스비조약, 1978년의 함브르크조약 등) 몇몇 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아직까지 이들 새로운 조약을 비준하거나 승인하고 있지 아니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의 해상운송업계에서 현재 통용되는 선하증권은 오히려 위 영국화 100파운드 배상제한약관을 사용하고 있는 사실, 원·피고가 이 사건 운송물에 대한 운임을 결정함에 있어서 이 사건 운송물이 특히 고가품임을 고려하여 추가요금을 지급키로 약정한 바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통상운임보다 할인된 운임이 약정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선하증권의 배상제한약관상 제한배상액이 운송인인 피고의 배상책임을 실질적으로 부인할 정도로 소액이라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대한민국과 외국 사이의 물품운송에 관한 것이므로 당원의 환송판결에서 말하는 "해상운송의 거래계에서 관행으로 정하여지고 있는 책임한도액"이라 함은 국제해상운송의 거래관행상 정하여지고 있는 책임한도액을 의미하는 것이고, 원심이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는데 끌어 쓴 증거 중 을제11호증 및 을제12호증의 1 내지 5는 국제해상운송의 거래관행과는 직접관계가 없는 것들이며, 위 증인 소외인의 증언내용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자의 막연한 추측에 불과한 것이어서 위 증거들 망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의당 헤이그-비스비조약 등 국제조약에는 어떠한 국가가 비준 또는 가입하였는지, 미국, 영국, 프랑스, 서독, 일본 등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해운국에서 인정되고 있는 책임한도액은 얼마인지 등을 심리하여 국제해상운송의 거래관행상 정하여지고 있는 책임한도액을 확정한 다음, 그 책임한도액 및 피고가 받은 운임 등과 이 사건 선하증권약관 제7조에 정한 배상한도액을 비교하여 그것이 실질적으로 피고의 배상책임을 면제할 정도의 명목상의 금액에 불과한 것인지의 여부를 가렸어야 할 것이었다.
결국 원심판결은 채증법칙을 위배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2. 제2점에 대하여,
기록(원고의 1984.5.29. 자 준비서면)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를 함에 있어서 피고의 운송계약상의 책임,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과 아울러 피고의 대리인인 오리엔탈커머셜에스타블리쉬맨트가 1982.2.2. 원고에게 이 사건으로 인한 손해를 전액배상하기로 약정한 사실 등을 들어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약정에 의한 손해배상을 할 것을 아울러 주장하면서 이와 같은 약정에 의한 배상에는 운송계약에 정한 포장단위 등에 의한 배상액제한약관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도 원심은 이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원고의 청구를 일부 배척하였음을 알 수 있고 이와 같은 주장은 그 심리판단결과에 따라서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액수에 차이를 가져올 수도 있는 성질의 것임이 명백하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 중 원고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이회창 김상원 김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