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수원지방법원 1988.6.9. 선고 86노96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업무상횡령)에 대하여,
원심인용의 제1심판결이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업무상횡령 범죄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어겼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없다. 주장은 이유없다.
(2) 제2점(손괴)에 대하여,
원심판결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그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은 재향군인회 경기도지부
제1지회의 사무국장으로서 위 지회의 경리직원인 공소외 전정란으로 하여금 경리장부를 정리케 하던중 그 누계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장부의 2면에서부터 13면까지를 찢어버려 위 지회 소유인 위 경리장부의 효용을 해하여 손괴하였다고 인정하고 이에 대하여
형법 제366조를 적용하였다.
그러나
손괴죄의 객체는 타인의 재물 또는 문서인데, 여기서 말하는 재물이란 재산적 이용가치 내지는 효용이 있는 물건을 뜻하고, 그 문서는 거기에 표시된 내용이 적어도 법률상 또는 사회생활상 중요한 사항에 관한 것이어야 하는 바, 인정되는 사실에 의하더라도 경리장부를 정리하던 중 누계가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그 잘못된 부분을 찢었다는 것이고 피고인의 법정에서의 진술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작성의 전정란에 대한 진술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그전에 이미 작성되어 있던 장부에 기재된 위 지회의 1985.1. 내지 6월분의 세입세출명세를 새로운 장부로 이기하는 과정에서 경리직원인 위 전정란이 누계등을 잘못 기재하다가 피고인의 지시에 의하여 잘못 기재된 장부의 2면에서 13면까지를 찢어버리고 14면에 계속하여 종전장부의 기재내용을 모두 이기하여 위 지회의 감사로부터 결제를 받았음을 알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그당시 위 지회의 새로운 경리장부는 아직 작성중에 있어 손괴죄의 객체가 되는 문서로서의 경리장부가 아니라 할 것이고, 또 그 찢어버린 부분이 진실된 증빙내용을 기재한 것이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이기 과정에서 잘못 기재되어 찢어버린 부분 그 자체가 손괴죄의 객체가 되는 재산적 이용가치 내지 효용이 있는 재물이라고도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이 그 장부 중 찢어버린 부분의 재산적 이용가치 내지는 효용에 대하여 더 심리함이 없이 이를 문서 또는 재물손괴죄로 다스린 것은 손괴죄의 객체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있다.
(3) 제3점(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에 대하여,
원심판결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그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은 위 경우회
제1지회의 지회장인 공소외 김기도의 사표가 수리되도록 하기 위하여 판시와 같은 내용의 탄원이유서를 만든 다음 위 김기도 지회장의 불신임안을 이사회에 상정하기 위하여 미리 날인받아 두었던 공소외 김수완, 김달수의 도장이 찍힌 용지에 탄원인 인적사항이라는 표제를 붙여 이를 위 탄원이유서에 합철함으로써 위 김수완, 김달수 명의의 탄원서 한장을 위조하고, 위 탄원서가 마치 진정하게 성립된 것처럼 위 재향경우회 경기도지부장 앞으로 우송하여 이를 행사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데 원심과 제1심판결이 위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로 들고 있는 증인 김수완, 김 달수의 법정에서의 각 진술 및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그들에대한 각 진술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탄원서의 작성명의자인 위 김수완, 김달수는 위 탄원서에 날인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위 김수완은 위 경우회
제1지회의 이사로서 그 자신이 의안발의자가 되어 위 김기도를 회장직에서 사퇴시키고자 이사회를 열고 위 탄원서 기재와 비슷한 내용의 비위를 내세워 위 김기도를 불신임결의하였고, 위 김기도를 탄원하는데 사용하도록 위 탄원서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목격사실진술서까지 작성하여 피고인에게 교부한 사실을 알수 있는 바, 그렇다면 위 김수완이 위 김기도를 회장직에서 축출하고자 이 사건 탄원서에 스스로 날인하였거나 피고인의 이 사건 탄원서 작성에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여지가 없지 않아 위 김수완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또 위 김달수의 각 진술도 증인 궁이종의 법정에서의 진술, 사법경찰관 사무취급 작성의 안승옥에 대한 진술조서의 기재 및 위 김달수가 법정에서의 위 증언이 허위임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쉽사리 믿기 어렵다고 보여진다.
더욱이 원심이 인정한 이 사건 범죄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다른 용도에 사용하고자 백지에 위 김 수완, 김 달수의 날인을 받아 둔 별지를 탄원인 인적사항이라는 표제를 붙여 이를 탄원이유서에다 합철함으로써 이 사건 탄원서를 위조하였다고 되어 있으나 그 탄원서 (공판기록 제225면)에 의하면, 합철된 위 탄원이유서와 날인된 탄원인 인적사항 사이에 위 김수완, 김달수의 인장이 간인되어 있음이 분명하므로 판시와 같은 범행방법으로는 위 탄원서를 위조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 탄원서에 작성명의자들의 간인이 있게 된 경위, 위 김수완이 탄원서내용과 유사한 목견격자진술서를 작성해 준 이유 등을 심리하여 밝히지 아니하고 위 김 수완, 김달수의 진술만을 믿어 곧바로 이 사건 범죄사실을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을 어기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이유있다.
(4) 따라서 원심판결 중 손괴죄,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에 대한 부분만 파기하여야 할 것이나 위 죄와 이 사건 업무상횡령죄와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우만(재판장) 김덕주 윤관 배만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