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사 자】
사 건 2025헌바26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위헌소원
청 구 인 전○○
국선대리인 변호사 조용환
당 해 사 건 대법원 2024다294354 건물인도 등
선 고 일 2026. 2. 26.
【주 문】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1조 제1항 단서 중제9호 및 제10호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충주시 (주소 생략) 대 4,216제곱미터 및 같은 동 대 689제곱미터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신축을 위하여 지하 1층 내지 지상 3층까지의 골조공사를 진행한 사람으로, 이 사건 건물의 일부에 대하여 약 10억 원의 공사대금채권 및 지연이자 등을 피담보채권으로 하여 2011. 12. 10.경부터 유치권을 행사하였다(이하 청구인이 위와 같이 유치권을 행사한 부분을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
나. 청구인은 이후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한 유한회사 ○○가 자신의 점유를 침탈하였다고 주장하며 2016. 1. 21. 유한회사 ○○를 상대로 유치권확인의 소를 제기하였고, 2016. 7. 7. 1심에서 기각되었다(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16가합28). 항소심 계속 중 2016. 9. 6. 이 사건 건물을 낙찰 받은 주식회사 □□이 유한회사 ○○를 승계하여 인수참가하자 청구인은 점유권에 기한 점유회수청구 및 점유방해금지청구를 청구원인으로 추가하였고, 2017. 8. 22. 항소심에서 일부승소하였다[대전고등법원(청주) 2016나333]. 이후 주식회사 □□의 상고가 2018. 1. 11. 기각됨으로써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17다46199, 이하 이로써 확정된 판결을 ‘이 사건 선행판결’이라 한다).
다. 이후 주식회사 □□을 채무자로 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주식회사 △△ 및 주식회사 □□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매수한 주식회사 ▽▽은 청구인의 유치권이 부존재함을 확인하여 달라는 취지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여 하급심에서 승소하였으나, 2020. 1. 16. 상고심에서 종국적으로 패소하였다(대법원 2019다247385). 임의경매를 통하여 2019. 4. 11. 이 사건 건물을 낙찰 받은 유한회사 ◇◇은 위 대법원 판결에 따른 파기환송심 계속 중 주식회사 ▽▽을 승계하여 참가하였고, 파기환송심 법원이 2020. 7. 14.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소를 각하하자[대전고등법원(청주) 2020나1210] 이에 상고하였으나 2021. 8. 26. 기각되어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20다249295).
라. 청구인은 2021. 10. 21. 이 사건 선행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유한회사 ◇◇의 점유를 배제하고 이에 대한 인도집행을 완료함으로써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점유를 회복하였다.
마. 유한회사 ◇◇은 2021. 11. 5. 청구인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1심 법원은 청구인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유치권이 그 피담보채권인 공사대금채권의 시효완성으로 인하여 소멸하였으므로 청구인이 이 사건 부동산을 점유할 권원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2022. 5. 12. 이를 인용하였고(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1가합6075), 이에 청구인이 항소하였으나 2022. 10. 12. 기각되었으며[대전고등법원(청주) 2022나50612, 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 상고하였으나 2023. 2. 2. 역시 기각되어(대법원 2022다289808) 확정되었다.
바. 청구인은 위 재심대상판결은 소멸시효 기산점과 중단 등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였고 이 사건 선행판결에서 확정된 것과 모순되는 판단을 내린 것이므로 여기에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 및 제10호의 재심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며 재심의 소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재심법원은, 위 재심사유에 관한 주장들은 모두 청구인이 이미 이를 상고이유로 주장하였거나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적법한 재심사유가 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2024. 9. 11. 이를 각하하였다[대전고등법원(청주) 2023재나50020, 이하 ‘이 사건 원심판결’이라 한다].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였고 그 소송 계속 중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대법원은 2024. 12. 24. 심리불속행 기각판결(대법원 2024다294354)을 함과 동시에 청구인의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대법원 2024카기1064).
사. 이에 청구인은 2025. 1. 14.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에 대하여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청구인이 당해 사건의 원심인 이 사건 원심판결에서 재심대상판결에 대한 재심사유로 주장한 것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 및 제10호이므로, 심판대상을 이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1조 제1항 단서 중 제9호에 관한 부분(이하 ‘제9호 한정조항’이라 한다) 및 제10호에 관한 부분(이하 ‘제10호 한정조항’이라 하고, 제9호 한정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1조(재심사유) ① 다음 각 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당사자가 상소에 의하여 그 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9.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
10.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나는 때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당사자가 상소에 의하여 재심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재심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재심사유의 실질 심리 여부나 당사자의 인식 정도를 판단기준에 포함하는 방식 등 보다 덜 침해적인 수단을 통해서도 재심 제도의 남용 방지 및 법적 안정성의 확보라는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되는 법적 안정성 등의 공익에 비하여 당사자가 절차적 하자나 실체적 오류로 인해 입을 수 있는 권리침해 가능성이 훨씬 중하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재판청구권 및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당사자의 재심사유에 대한 인식능력이나 경제적 여건 등에 따라 상소심에서 이를 주장하지 못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으로 재심을 불허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
(1) 심판대상조항은 당사자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 및 제10호에 해당하는 사유를 이미 상소에 의하여 주장하였거나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이를 들어 재심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바,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한편 청구인은 평등원칙 위반에 관하여도 주장하나, 그 실질적인 내용은 심판대상조항이 재심청구의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취지로서 재판청구권 침해 주장과 다름없으므로,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는 이상 이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제9호 한정조항에 대한 판단
(1)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다수의 사건에서 제9호 한정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바(헌재 2017. 7. 27. 2016헌바455등; 헌재 2019. 2. 28. 2016헌바457; 헌재 2020. 12. 23. 2018헌바459; 헌재 2023. 7. 20. 2021헌바9),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제9호 한정조항은 불필요한 재심이나 재심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확정된 종국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재심을 통한 분쟁해결의 실효성과 사법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소송당사자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의 재심사유를 상소심에서 이미 주장하여 판단을 받았다면, 이러한 사유를 재심사유로 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을 허용해야 할 만큼 정의의 요청이 절박하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허용하는 경우 불필요한 재심이 제기되어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상소를 제기할 수 있는 때 재심사유의 존재를 알고도 상소심에서 그 사유를 주장하지 아니하였거나 상소 자체를 제기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상소심에서 재심사유에 관하여 판단 받을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까지 재심을 통하여 구제를 허용할 필요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나 그 내용이 자의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제9호 한정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2) 선례변경의 필요성 여부
이 사건에서 위 선례와 달리 판단해야 할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선례의 판단은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타당하다. 따라서 제9호 한정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다. 제10호 한정조항에 대한 판단
제10호 한정조항은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나는 때’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당사자가 상소에 의하여 그 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이를 들어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는 비상적 구제절차라는 재심제도의 성격을 고려하여 무분별한 재심의 남용을 방지하고 한정된 사법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다. 이러한 제10호 한정조항에 있어서도, 당사자가 해당 사유를 상소로써 주장하여 법원의 판단이 이미 이루어졌거나 그 사유를 알고 있어 상소심에서 이를 다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장하지 아니하여 그에 관한 판단을 받을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였다고 볼 수 있어 재심과 같은 예외적인 불복신청방법을 통한 구제를 인정할 필요성이 크지 아니하다는 점은 제9호 한정조항의 경우와 다르지 아니하다. 따라서 제9호 한정조항에 대한 위 선례의 설시는 제10호 한정조항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
그렇다면 제10호 한정조항이 당사자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의 재심사유를 이미 상소에 의하여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재심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나 지나치게 자의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제10호 한정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