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항소인】
○○기계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국토종합, 담당변호사 김범조)
【피고, 피항소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선우, 담당변호사 우양태 외 2인)
【제1심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3. 10. 12. 선고 2023가합100143 판결
【변론종결】
2025. 7. 10.
【주 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805,051,609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부당이득반환과 손해배상을 선택적으로 청구하면서 그 부당이득액과 손해배상액을 동일한 금액으로 주장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의 전신인 ‘○○기계제작소’의 공장부지 취득과 공장운영 과정 등
1) 경기 시흥군 의왕면 △△리(나중에 ‘경기 시흥군 의왕읍 △△리’를 거쳐 ‘의왕시 △△동’으로 행정구역이 변경되었는바, 이하에서는 ‘△△리’ 또는 ‘△△동’이라고만 한다) (지번 1 생략) 답 684㎡는 과거 농경지로 이용되던 토지인데, 고(故) 소외 1(대법원판결의 소외인)(이하 ‘고인’이라 한다)은 1976. 12. 31. 위 토지에 관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후 고인은 1977. 6. 9.경 사업장 소재지를 위 토지 지번으로 하여 ‘○○기계제작소’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다음, 1977. 11. 3.경 위 토지상에 공장건물 등을 신축하고서 그 무렵부터 해당 공장에서 기계제작업을 영위하여 왔으며, 1978. 1. 21. 해당 공장에 관한 공장등록도 마쳤다.
2) 1982. 6. 17.경 위 토지의 지목이 ‘답’에서 ‘대’로 변경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고인은 같은 달 15. 위 토지의 지목을 ‘대’로 변경하여 줄 것을 시흥군수에게 신청하였는데, 시흥군에서는 같은 달 17. 위 토지의 지목을 ‘공장용지’로 변경하기로 하는 내용의 결의서를 작성하였으나, 그 무렵 위 토지의 토지대장과 등기부에는 지목을 ‘대’로 변경하는 것으로 기재되었다.
3) 한편 고인은 1977. 8. 16. △△리 (지번 2 생략) 답 3,607㎡ 중의 일부 지분에 관하여, 1983. 3. 4. 위 토지의 나머지 지분에 관하여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서, 1983. 4. 28. 위 토지 중 1,125㎡에 대한 부지조성허가를 받은 뒤 그 무렵 해당 토지에 대한 부지조성공사를 진행하였다. 이후 고인은 위 1)항 기재 공장의 부대시설로서 1984. 7월경 위 △△리 (지번 2 생략) 토지와 △△리 (지번 1 생략) 대 648㎡ 지상에 창고건물을, 1985. 9월경 위 △△리 (지번 1 생략) 토지상에 식당과 사무실 건물을 각 신축하였다.
나. 원고의 설립과 공장부지 및 공장운영 승계 등
1) 고인은 1988년경 원고를 설립하고 원고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는 과정에서, 위 △△리 (지번 2 생략) 토지를 △△리 (지번 2 생략) 답 1,109㎡와 △△리 (지번 3 생략) 답 2,498㎡로 분할한 다음 그 2필지 토지와 위에서 본 △△리 (지번 1 생략) 토지 등을 현물 출자하였으며, 그에 따라 1988. 11. 18. 위 각 토지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각 현물출자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그 무렵부터, 기존에 고인이 위 공장에서 영위하여 오던 기계제조업을 원고가 이어받아 계속해서 영위하기 시작하였다. 아울러 원고는 1991. 4. 12.경 앞서 본 공장등록의 주체를 ‘○○기계제작소’에서 원고로 바꾸는 변경등록을 마쳤다.
2) 원고는 1993. 11월경 △△동 (지번 1 생략) 대 648㎡ 및 △△동 (지번 2 생략) 답 1,109㎡상의 공장건물과 그 부속건물에 대한 증축신고를 마치고서 그 무렵 해당 공장건물 등을 증축하였으며, 그 후로도 계속해서 해당 공장건물과 그 부대시설 등을 이용하면서 기계제작업을 영위하여 왔다(이후 중간에 원고의 대표이사가 고인에서 고인의 아들인 소외 2로 변경되었다).
3) 1997. 5. 6.경 위 △△동 (지번 1 생략) 토지의 일부가 분할되어 같은 지번의 토지 면적이 616㎡로 되었다. 해당 토지, 즉 △△동 (지번 1 생략) 대 616㎡의 지목은 2024. 8. 30.에 이르러 공장용지로 정정되었다(이상에서 본 바와 같은 분할 및 지목 변경ㆍ정정 전후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이하에서는 위 △△동 (지번 1 생략) 공장용지 616㎡에 해당하는 토지를 ‘△△동 (지번 1 생략) 토지’, 위 △△동 (지번 2 생략) 답 1,109㎡에 해당하는 토지를 ‘△△동 (지번 2 생략) 토지’라 하며, 위 두 토지를 통틀어 ‘이 사건 각 토지’라 한다).
다. 원고 공장부지(이 사건 각 토지)의 수용 과정
1) 국토교통부장관은 2015. 12. 31. 공공주택 특별법 제6조에 따라 이 사건 각 토지 및 그 일대를 ‘의왕△△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여 고시하였고(국토교통부고시 제2015-1056호), 2016. 12. 28. 같은 법 제17조 등에 따라 위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일부 변경함과 동시에 위 공공주택지구에 대한 지구계획을 승인하여 고시하였다(국토교통부고시 제2016-926호). 그 후로 위 지구계획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지구계획 변경승인이 몇 차례 이루어졌으나, 그와 무관하게 이 사건 각 토지는 계속해서 위 공공주택지구 지정 및 지구계획 승인의 대상으로 남았다.
2) 피고는 위와 같은 공공주택지구 지정 및 지구계획 승인에 터 잡은 ‘의왕△△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의 사업시행자로서, 2018년경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이 사건 각 토지와 △△동 (지번 3 생략) 답 2,498㎡, △△동 (지번 4 생략) 답 694㎡[△△동 (지번 1 생략) 토지와 마찬가지로 1976. 12. 31. 고인 명의로, 1988. 11. 18. 원고 명의로 각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던 토지이다] 및 위 각 토지상의 각 지장물 등에 관한 수용재결을 신청하였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18. 11. 8. 수용개시일을 2019. 1. 2.로, 위 각 토지의 손실보상금을 6,816,695,700원으로, 위 각 지장물 등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1,549,767,500원으로 각 정하여 수용재결을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9. 2. 22. 위 각 토지에 관하여 각 토지수용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3) 원고는 위 수용재결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였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2019. 5. 23. 위 각 토지의 손실보상금을 7,193,049,550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이의재결을 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위 이의재결에도 불복하여 2019. 6. 21. 피고를 상대로 위 각 토지에 대한 손실보상금의 증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수원지방법원 2019구합67501호). 위 소송에서 수원지방법원은 2020. 9. 10. ‘피고는 원고에게 933,529,95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 3.부터 2020. 9. 1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라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원고 공장부지(이 사건 각 토지) 내 오염의심토양의 발견과 토양정밀조사의 실시
1) 피고는 2022. 2월경 이 사건 사업부지 조성을 위한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던 중, 이 사건 각 토지에서 오염이 의심되는 토사를 발견하고서 2022. 3월경 의왕시장에게 토양환경보전법 제11조에 따른 토양오염신고를 하여 같은 달 24.경 의왕시장으로부터 토양정밀조사명령(이하 ‘이 사건 조사명령’이라 한다)을 받았다.
2) 피고는 이 사건 조사명령에 따라 이 사건 각 토지를 비롯하여 과거 공장용지로 활용되었던 토지 8필지에 대한 토양정밀조사를 재단법인 환경보건기술연구원(이하 ‘환경기술연구원’이라고만 한다)에 의뢰하였고, 환경기술연구원은 2022. 5. 23.부터 2022. 7. 22.까지 위 8필지에 대한 토양정밀조사(이하 ‘이 사건 정밀조사’라 하고, 위 8필지를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라 한다)를 실시하였다.
3) 이 사건 정밀조사 결과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 전반에서 구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2024. 12. 12. 환경부령 제11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별표 3에 따른 1지역 토양오염우려기준(이하 ‘1지역 기준’이라 한다)을 초과하는 수준의 불소가 광범위하게 검출되었고,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 중 일부 지점에서는 구리와 아연 및 석유계총탄화수소(Total Petroleum Hydrocarbons, TPH)와 같은 물질도 1지역 기준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검출되었다. 이 사건 정밀조사 결과에 따른 오염토양의 총 면적은 7,261.9㎡, 총 오염부피는 16,788.8㎥이며, 오염심도는 0.0~4.5m 정도로 확인되었다.
마. 피고의 토양정화비용 지출과 원고의 해당 비용 상당액 지급 경위
1) 피고는 2022. 8. 2.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에서 오염토양이 발견되었으니 2022. 8. 31.까지 현장을 확인하여 오염토양을 자진 처리할 것, 그러지 않을 경우 향후 오염토양 처리 관련 제반 비용을 원고에게 청구할 예정’이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고, 원고가 위 공문에 대해 회신을 하지 않자 2022. 9. 5. 원고에게 ‘피고가 토양오염 처리 후 그 처리비용을 원고에게 청구할 예정’임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2) 그러는 와중에 의왕시장은 2022. 9. 30.경 ‘이 사건 정밀조사 결과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에서 1지역 기준을 초과하는 오염토양이 확인되었다’면서 토양환경보전법 제15조 등에 근거하여 피고에게 오염토양 정화조치명령을 내렸다(위 정화조치명령과 이 사건 조사명령을 통틀어 ‘이 사건 조사명령 및 정화명령’이라 한다). 이에 피고는 ◇◇◇ 주식회사(이하 회사 상호가 처음 언급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회사 명칭 중 ‘주식회사’ 기재를 생략한다, ‘소외 3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소외 3 회사가 2022. 10. 24.부터 2023. 10. 3.까지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에 대한 오염정화 용역을 수행하고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4,108,024,000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정밀조사 및 관련 검증용역 비용으로 144,650,000원을 지출하였다.
3) 이후 피고는 2022. 12. 23.경 원고에게 이 사건 각 토지의 오염물질 정화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이 805,051,609원이라면서 해당 금액을 2023. 1. 20.까지 피고에게 입금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해당 공문에는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의 필지별 토양오염 정화비용을 산출한 자료(을 제3호증의 2, 3. 이하 ‘필지별 정화비용 산출자료’라 한다)가 첨부되어 있었는데, 이에 따르면 이 사건 정밀조사 및 검증용역 비용 중 이 사건 각 토지와 관계된 금액이 27,382,936원, 위 2)항 기재 도급계약상의 용역대금 중 위 각 토지와 관계된 금액이 777,668,673원이다(27,382,936원 + 777,668,673원 = 805,051,609원).
4) 원고는 2022. 12. 27. 피고에게 보다 구체적인 토양오염 정화비용 산출근거를 요청하면서, 피고가 산정한 위 정화비용이 과다하므로 원고가 직접 정화처리를 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2022. 12. 29.경 필지별 정화비용 산출자료 등을 재차 송부하면서, 2023. 1. 20.까지 앞서 제시한 805,051,609원을 입금하지 않을 경우 소를 제기할 예정임을 통보하였으며, 2023. 1. 16.에는 소외 3 회사에 위 2)항 기재 도급계약에 따른 제1회 기성금 816,849,000원을 지급하였다.
5) 결국 원고는 2023. 1. 20. 피고의 요청대로 805,051,609원을 피고에게 지급하면서 같은 날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1 내지 6, 8 내지 20, 26, 30, 31, 38 내지 4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6, 8,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이 사건과 관계된 토양환경보전법 및 그 하위 법령 등의 주요 내용은 별지와 같다.
3.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이 사건 조사명령 및 정화명령이 내려질 당시 이 사건 각 토지의 지목은 ‘대’ 또는 ‘답’으로서, 형식적으로는 위 각 토지에 대하여 1지역 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사건 각 토지가 공장용지로 사용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고인의 지목변경 신청 또는 원고의 공장등록 등에 따라 그 지목이 공장용지로 변경되었어야 함에도 행정 처리상의 오류나 미비 등으로 인하여 한동안 그러한 지목변경이 이뤄지지 못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하여는 실제 이용상황에 따라 구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 별표 3에서 정한 3지역의 토양오염우려기준(이하 ‘3지역 기준’이라 한다)이 적용되어야 한다. 향후 이 사건 사업에 따라 이 사건 각 토지가 주거용지로 개발되어 그 지목이 다시 ‘대’로 변경될 예정이기는 하나, 이는 피고에 의한 이 사건 사업 추진에 따른 결과일 뿐이고 그러한 사업 추진이 없었다면 원고가 계속해서 이 사건 각 토지를 공장용지로 사용하였을 것이므로, 적어도 위 각 토지에 발생한 토양오염에 대한 책임을 ‘원고에게’ 지울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1지역 기준을 적용하여서는 안 된다.
2) 이 사건 각 토지에서 발견된 토양오염물질은 원고에 의해 발생된 것이 아니므로, 원고로서는 그 정화비용을 부담할 책임이 없다. 만에 하나 해당 토양오염물질이 원고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해당 토양오염물질 중 3지역 기준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고 그 정화비용을 부담하면 족하며, 나머지 정화비용, 즉 1지역 기준을 초과하는 토양오염물질의 정화비용은 피고가 책임지고 부담할 부분이다. 더구나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손실보상금이 수용재결, 이의재결 및 행정소송을 거쳐 이미 확정됨에 따라 피고로서는 그 손실보상금 액수를 더 이상 다툴 수가 없는데, 이제 와서 피고가 이 사건 각 토지에 발생한 토양오염의 정화비용 상당을 원고에 대해 청구하는 것은 사실상 위와 같이 확정된 손실보상금을 다투는 것과 다를 바 없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 사건 각 토지와 관련하여 원고가 책임질 부분이 아닌 1지역 기준을 초과하는 토양오염물질의 정화비용까지 원고로부터 지급받는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같은 금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가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해당 금액 805,051,609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이와 같은 주장을 전제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더하여 손해배상청구도 선택적으로 제기하고 있으나, 해당 선택적 청구가 제1심에서 기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청구에 관하여는 이 법원에서 별다른 추가적인 주장이나 증명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당부도 아래에서 볼 ‘1지역 기준을 초과하는 토양오염물질의 정화비용을 원고가 부담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와 연결된다(결론적으로 원고에게 그러한 의무가 없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위 선택적 청구에 관하여 이 법원이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문 제10면 밑에서 제6행부터 마지막 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하며, 이하에서는 위 선택적 청구에 관하여 별도로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나. 피고
이 사건 조사명령 및 정화명령이 내려질 당시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하여 이 사건 사업을 위한 토지형질변경 등의 공사가 착공된 상태로서, 위 각 토지의 지목이 주거용지인 대지로 변경될 예정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토지에 토양오염이 발생하였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1지역 기준을 적용하여야 한다. 이는 원고의 토양오염 정화책임 등을 논함에서도 마찬가지로서, 원고 내지는 그 전신인 ‘○○기계제작소’ 측에서 이 사건 각 토지를 배타적ㆍ독점적으로 지배하면서 그 지상의 공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위 각 토지 내 토양오염을 유발한 것이므로, 원고는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 내지 제4호에 따른 정화책임자로서 이 사건 각 토지 내 토양오염의 정화비용을 전부 부담할 책임을 진다. 그리고 피고는 원고 측에 의하여 이미 오염된 상태의 이 사건 각 토지를 선의ㆍ무과실로 수용하였을 뿐이므로, 위 토양오염에 대해 주된 책임을 지는 원고를 상대로 같은 조 제4항에 따른 구상권을 행사하거나 같은 법 제10조의3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지위에 있다.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각 토지의 정화비용으로 805,051,609원을 지급받은 것은 위와 같은 구상권의 행사 또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따른 것으로서 그 법률상의 원인이 존재하므로, 이를 부당이득이라 할 수 없다.
4. 판단
가. 증명책임의 소재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당사자 일방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일정한 급부를 한 다음 급부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이유로 반환을 청구하는 이른바 급부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부당이득반환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이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자는 급부행위의 원인이 된 사실의 존재와 함께 그 사유가 무효, 취소, 해제 등으로 소멸되어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음을 주장ㆍ증명하여야 하고, 급부행위의 원인이 될 만한 사유가 처음부터 없었음을 이유로 하는 이른바 착오 송금과 같은 경우에는 착오로 송금하였다는 점 등을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 이는 타인의 재산권 등을 침해하여 이익을 얻었음을 이유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이른바 침해부당이득의 경우에는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상대방이 이익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것과 구별된다(대법원 2018. 1. 24. 선고 2017다3732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도 원고는 피고에 의한 소유권 침탈 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피고에게 805,051,609원을 지급한 행위와 관련하여 그 급부행위의 원인이 될 만한 사유가 처음부터 없었음을 이유로 그 급부의 반환을 구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원인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득이 위와 같은 급부행위로 나아갔다는 점에 대하여 원고가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나. 관련 법령의 해석기준 등
1) 국가ㆍ지방자치단체ㆍ사업자뿐 아니라 국민은 환경을 보다 양호한 상태로 유지ㆍ조성하도록 노력하고, 환경을 이용하는 모든 행위를 할 때에는 환경보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며, 지구의 환경상 위해를 예방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강구함으로써 현재의 국민으로 하여금 그 혜택을 널리 누릴 수 있게 함과 동시에 미래의 세대에게 계승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는 환경정책기본법이 선언한 기본이념으로서(제2조), 이를 반영하여 환경정책기본법은 모든 국민에게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인정하는 한편, 일상생활에 따르는 환경오염과 환경훼손을 줄이고 국토 및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하여 노력하도록 의무를 지우고(제6조), 사업자에게는 그 사업활동으로부터 야기되는 환경오염 및 환경훼손에 대하여 스스로 이를 방지함에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환경보전시책에 참여하고 협력하여야 할 책무를 지우며(제5조), 나아가 자기의 행위 또는 사업활동으로 인하여 환경오염 또는 환경훼손의 원인을 야기한 자는 그 오염ㆍ훼손을 방지하고 오염ㆍ훼손된 환경을 회복ㆍ복원할 책임을 지며 환경오염 또는 환경훼손으로 인한 피해의 구제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임을 밝히고(오염원인자 책임원칙, 제7조), 환경오염의 피해에 대하여 무과실책임을 지우고 있다(제44조). 이러한 환경정책기본법의 규정들은 1990. 8. 1. 제정 시부터 있었던 것들로서, 그동안 일부 내용이 수정ㆍ보완되었지만 환경오염원인자에 대하여 오염ㆍ훼손의 방지, 오염ㆍ훼손된 환경의 회복ㆍ복원 및 피해배상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지우는 내용이나 취지는 그대로 유지되어 왔다.
헌법 제3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보장하고, 아울러 국가와 국민이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도록 의무를 지우고 있다. 이는 국가뿐만 아니라 국민도 오염방지와 오염된 환경의 개선에 관하여 책임을 부담함을 의미하며, 위와 같은 환경정책기본법 규정들은 헌법이 선언한 이러한 국가와 국민의 헌법상 책무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따라서 환경오염에 관련된 법률관계에 대하여 위 규정들 및 관련 법리를 해석ㆍ적용할 때에는 환경보전을 위한 헌법의 정신과 환경정책기본법의 기본이념이 충분히 실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판시는 구 환경정책기본법(2011. 7. 21. 법률 제1089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을 전제한 판시이나, 위에서 본 환경정책기본법의 규정들은 위 전부 개정 전후로 크게 달라지지 아니하였다].
2) 위와 같은 해석기준은, 환경오염 중 토양오염에 관한 법률인 토양환경보전법과 그 하위 법령을 해석하는 데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한다. 즉, 토양환경보전법 및 그 하위 법령도 토양오염의 유발과 관련한 개개인의 귀책 유무를 구체적으로 따지는 차원을 넘어, 토양환경을 보다 양호한 상태로 개선ㆍ유지하고 향후의 환경상 위해를 미리 방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 모두에게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적합한 방향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러한 해석방향은 토양환경보전법 제1조로부터 도출되는 해당 법률의 입법 목적과 취지, 같은 법 제10조의3에서 토양오염 피해에 대한 무과실책임을 규정하고, 같은 법 제10조의4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5조의3 제1항에서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자에게 귀책의 유무를 따지지 아니하고 오양토염 정화 등의 의무를 우선적으로 부과하도록 한 취지 등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
3) 토양환경보전법 제2조 제1호 및 제4조의2의 문언과 전반적 체계 등에 비추어, 같은 법 제4조의2 및 그 위임을 받은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 별표 3에서 정한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하는 토양오염물질이 토양 내에 존재하여야,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등에서 말하는 ‘토양오염’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가 있다. 이때 토양오염이 발생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시점은,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및 같은 법 시행규칙 별표 3의 문언(특히 같은 별표 ‘비고’ 제6호의 "조치명령 당시의 지목을 기준으로 한다"는 문언)과 취지 등에 비추어 같은 법 제11조 제3항 등에 따른 토양정밀조사의 실시 내지 오염토양의 정화조치를 명하는 때이다. 그리고 해당 시점을 기준으로 토양오염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1지역 기준을 적용할지 3지역 기준을 적용할지도, 위 1)항 및 2)항에서 본 해석기준과 방향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4) 한편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라 한다)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에서 정당한 보상의 지급을 규정한 헌법 제23조 제3항을 구체화한 법률로서, ‘공익사업의 효율적인 수행을 통하여 공공복리의 증진과 재산권의 적정한 보호를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제1조), 그 전체적인 내용도 토지 등의 수용으로 인한 손실의 적정한 보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오염된 토지의 정화나 복구에 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처럼 토지보상법은 토양환경보전법과는 전혀 다른 목적과 성격을 가진 법률이며, 토지 수용에 따른 손실보상금의 지급도 토양환경의 개선 및 유지와는 다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토양오염의 정화책임 등에 관한 토양환경보전법 및 그 하위 법령을 해석하고 적용함에 있어 토지보상법의 내용이나 그 법률에 따른 손실보상금이 산정ㆍ지급된 경위 등을 고려할 것은 아니다.
다.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2, 33, 43호증, 을 제7, 9, 12, 13호증의 각 기재, 갑 제42호증의 영상, 이 법원의 환경기술연구원에 대한 2024. 4 .24.자 사실조회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제반 증거들을 전부 종합해 보아도 그것만으로는 이 사건 각 토지에 존재하는 1지역 기준을 초과하는 토양오염물질의 정화비용(토지정밀조사비용 및 관련 검증용역비용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원고가 부담할 의무가 없음에도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해당 비용 상당인 805,051,609원을 원고로부터 지급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에 따른 정화책임자로서 해당 비용을 궁극적으로 부담할 책임을 지며, 피고는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원고를 상대로 해당 비용을 구상할 권리를 가진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1) 이 사건 정밀조사 결과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에서 검출된 구리, 아연, 불소, 석유계총탄화수소 등 토양오염물질의 농도가 대체로 3지역 기준을 초과하지 않기는 하였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적어도 이 사건 조사명령 및 정화명령 당시 이 사건 각 토지에 토양오염이 존재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구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 별표 3 ‘비고’의 제6호 가목에 따라 위 각 토지의 ‘변경 예정 지목’에 상응하는 1지역 기준을 적용하여야 한다(이처럼 변경 예정 지목에 따라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적용하는 이상, 위 각 토지가 기존에 공장용지로 사용되었다거나, 종래 고인의 지목변경 신청 내지는 공장등록, 증축신고 등에 따라 위 각 토지의 지목이 ‘공장용지’로 되었어야 한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위 각 토지에 대해 3지역 기준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① 이 사건 사업계획상 이 사건 각 토지는 공동주택구역의 일부로서 향후 주거용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사업이 완료되고 나면 이 사건 각 토지는 사용 용도에 맞게 ‘대’로 그 지목이 변경될 것이다.
② 국토교통부장관은 위와 같은 사업계획을 전제로 이 사건 각 토지를 비롯하여 이 사건 사업부지에 대한 지구계획을 승인하고 고시(국토교통부고시 제2016-926호)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하여는 관계 법령에 따른 개발행위의 허가 및 실시계획의 인가 등이 내려진 것으로 의제된다.
③ 이러한 상태에서 피고는 2022. 2월경 이 사건 각 토지 등을 주거용지로 개발하기 위한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였는바, 늦어도 이때에는 위 각 토지의 형질변경을 위한 공사에 착공하였다고 볼 수 있다.
2) 이 사건 정밀조사 결과상 토양오염물질이 검출된 위치, 해당 토양오염물질의 성질과 토양 내 분포 상황, 이 사건 각 토지 및 그 주변 토지의 과거 이용 상황, 위 각 토지 내에서 발견된 폐기물의 내용과 그 발견 위치,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 인근에서 2020년경 이루어진 토양오염실태조사 결과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조사명령 및 정화명령 당시 이 사건 각 토지에 존재한, 1지역 기준을 초과하는 구리, 아연, 불소 및 석유계총탄화수소 등의 토양오염물질은 대체로 고인 또는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상의 공장을 운영하면서, 또는 고인이 위 각 토지를 공장부지로 조성하는 등의 과정에서, 그러한 공장운영 내지 부지조성 등의 결과로 발생하였을 개연성이 높거나, 적어도 그 가능성을 섣불리 배제할 수가 없다. 이러한 개연성이나 가능성을 배제하려면, 이 사건 각 토지에서 검출된 토양오염물질과 관련하여 원고나 고인이 아닌 제3의 오염원이 명확하게 드러나야 하나, 그러한 제3의 오염원이 뚜렷하게 확인되지가 않는다. 이와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고인은 이 사건 각 토지를 순차로 매수한 다음, 그중 △△동 (지번 2 생략) 토지에 대한 공장부지 조성공사를 진행하였다[항공사진 등에 나타나는 공장건물 및 그 부대시설의 건축 상황 등에 비추어, 1983. 4. 28.자 부지조성허가에 따른 조성공사의 대상에 △△동 (지번 2 생략) 토지가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는 △△동 (지번 1 생략) 토지의 경우 고인이 이를 매수하기 직전에 ☆☆☆ 주식회사(이하 ‘소외 4 회사’라 한다)가 토지형질변경을 완료한 상태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정밀조사 과정에서, △△동 (지번 2 생략) 토지상에 위치한 상세9 지점(갑 제29호증의 제9면 및 을 제1호증의 3의 제66면)에 폐목재가, △△동 (지번 1 생략) 토지 중 △△동 (지번 2 생략) 토지 경계에 인접한 위치에 소재한 개황9 지점(갑 제11호증, 갑 제28호증의 제9면 및 을 제1호증의 3의 제53~54면 참조)에 폐플라스틱, 폐스티로폼 및 유리 등의 폐기물이 각 매립되어 있는 상황이 확인되었다. 이 사건 정밀조사를 진행한 환경기술연구원은 ‘토양시료채취 과정에서 폐기물이 관찰된 깊이가 이 사건 정밀조사 결과 오염이 확인된 심도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과거 부지 조성 과정에서 사용된 매립토양에 의한 오염가능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비록 개황9 지점은 △△동 (지번 1 생략) 토지상에 위치하기는 하나, 해당 위치가 △△동 (지번 2 생략) 토지에 근접한 사정 등에 비추어, 해당 위치에서 발견된 폐기물도 △△동 (지번 2 생략) 토지에 대한 공장부지 조성공사 내지는 고인이나 원고에 의한 공장운영 등 과정에서 매립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② 고인은 위와 같은 토지 매수 및 공장부지 조성 무렵부터 계속해서 이 사건 각 토지상에서 기계제조 공장을 운영하였다. 이후 고인은 원고를 설립하면서 이 사건 각 토지와 그 인근 부지를 현물 출자하여 원고의 재산으로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위 각 토지상의 공장건물과 부대시설을 비롯하여 기계제조업과 관계된 모든 인적ㆍ물적 설비를 함께 원고에게 포괄적으로 이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고인은 원고의 대표이사로서 원고를 운영하면서 위 기계제조 공장 운영을 지속하였으며, 고인의 아들에게 위 대표이사 지위가 이전된 뒤로도 이 사건 사업을 위한 이 사건 각 토지의 수용이 이뤄질 무렵까지 원고에 의한 위 공장 운영은 계속되었다. 고인이 원고의 전신인 ‘○○기계제작소’의 이름으로 위 공장 운영을 개시한 때부터 위 토지 수용 시점까지의 기간이 약 41년에 이르고(그중 원고의 공장 운영 기간만 해도 약 30년에 이른다), 그 기간 동안 고인 내지는 원고만이 이 사건 각 토지의 소유자로 있었으며, 해당 기간 중에 고인이나 원고 이외의 제3자가 위 공장 운영에 개입하거나 이 사건 각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유ㆍ사용한 정황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고인이 이 사건 각 토지를 매수하기 이전에는 위 각 토지가 농경지로 이용되었을 뿐으로 보이며, 위 매수 이전에 제3자가 위 각 토지상에서 농경활동 이외의 다른 생산 활동을 벌인 정황 역시 찾아볼 수 없다[소외 4 회사가 △△동 (지번 1 생략) 토지를 고인에게 매도하기 직전에 해당 토지에 대한 부지조성공사를 진행하였으나, 그 부지상에 건물을 건축하거나 영업을 개시하지 않은 채로 위 토지를 고인에게 매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구리와 아연은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 중에서 유독 이 사건 각 토지 내에 위치한 개황9 지점 및 위 각 토지 바로 인근에 위치인 개황3 지점에서 1지역 기준을 크게 초과하여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에서 본 것과 같이 고인과 원고가 연속하여 이 사건 각 토지상에서 장기간 기계제작업을 영위하였는바, 그 과정에서 기계제작 설비로부터 구리 및 아연과 같은 금속물질이 발생하여 위 각 토지로 유출되었거나, 그밖에 위 기계제작업 영위 과정에서의 각종 활동으로 인하여 구리 및 아연이 위 각 토지에 나타나게 되었다고 추인함이 합리적이다(환경기술연구원도 ‘공장 운영 과정 중 취급부주의에 의해 유출된 오염원에 의한 오염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④ 불소의 경우 이 사건 각 토지는 물론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1지역 기준을 초과하여 검출되는 것으로 확인되기는 한다. 그런데 불소 오염은 통상 인산비료 제조공정, 1차 알루미늄 제조공정, 석탄 연소, 살충제 살포와 같은 인간 활동에 의하여 발생한다. 이 사건 정밀조사 시점으로부터 약 2년 전에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 인근의 토지들에 대하여 실시된 2020년도 토양오염실태조사에서는, 해당 조사의 대상이 된 모든 지점에서 조사결과가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불소와 관련하여서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실태조사의 대상이 된 토지들도 이 사건 각 토지와 비슷한 시기에 농경지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을 제1호증의 3 제45면의 1975. 3월경의 항공사진 참조).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이 사건 각 토지에서 검출된 불소가 자연적 원인이나 과거의 농경활동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앞서 ①항 및 ②항에서 든 사정들에 비추어, 고인에 의한 공장부지 조성활동 또는 원고 측에 의한 기계제작 활동 등 각종 행위의 결과로 이 사건 각 토지에 불소가 나타나게 되었다고 봄이 합리적이다[만약 △△동 (지번 1 생략) 토지와 △△동 (지번 2 생략) 토지 사이에서 토양 내 불소 농도차가 크게 나타난다면, 소외 4 회사의 부지조성행위로 인한 불소 오염을 합리적으로 의심해볼 수 있겠으나, 실제로는 위 두 토지 전반에 불소가 존재하고 그 농도도 전체적으로 비슷한바, 이에 비추어 원고나 고인의 행위가 아닌 소외 4 회사의 △△동 (지번 1 생략) 토지에 대한 부지조성행위가 해당 토지에 나타난 불소 오염의 원인이라고 선뜻 단정하기 어렵다].
⑤ 석유계총탄화수소의 경우,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 중 개황3 지점에서 특히 집중적으로 검출되었으며, 그 검출 농도도 1지역 기준은 물론 3지역 기준까지 현저히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개황지점에서 채취한 토양시료에 토양오염물질이 존재할 경우 실제 토양오염면적은 해당 개황지점 주변으로 넓게 형성되므로, 개황3 지점이 이 사건 각 토지 바로 인근에 위치한 이상 설령 그 위치가 정확히 이 사건 각 토지 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토지 중 개황3 지점에 인접한 부분에는 석유계총탄화수소에 의한 토양오염이 발생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한편 환경기술연구원은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개황3 지점에서의 심도별 오염농도 등에 비추어 석유계총탄화수소에 의한 오염이 지표로부터 발생하였다고 추정할 수는 있으나 이를 단정할 수는 없으며, 그 오염원이 이 사건 각 토지 외부에 위치하였는지도 알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비록 원고가 운영하던 공장 외에 합성수지 제조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보이는 ▽▽▽ 주식회사(이하 ‘소외 5 회사’라 한다) 의 공장도 개황3 지점 인근에 위치하였던 것으로는 보이나, 한편 원고도 기계제조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윤활유 등을 사용하였으며 그 기계제조 공장 역시 개황3 지점 인근에 존재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각 토지 내로서 원고의 공장시설이 소재하였던 곳이자, 소외 5 회사의 공장으로부터는 다소 떨어진 위치에 있는 개황9 지점의 0.15~0.3m 깊이에서도, 1지역 기준을 초과하는 석유계총탄화수소가 검출되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이 사건 각 토지 내에서 발견되는 석유계총탄화수소가 원고 측의 공장 운영 및 그 과정에서의 윤활유 사용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거나, 해당 토양오염물질이 소외 5 회사에 의한 공장 운영 등의 결과물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가 없다.
[원고는 개황3 지점 인근에 소외 5 회사가 소유한 벙커C유 탱크가 존재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그리고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이 사건 각 토지와 개황3 지점 사이에 담장이 존재하였다거나 이 사건 각 토지상의 공장 바닥이 콘크리트구조로 되어 있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위 공장에서 유출된 윤활유 등이 석유계총탄화수소에 의한 토양오염의 원인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만에 하나 석유계총탄화수소에 의한 오염만큼은 원고 측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보더라도, 아래 4)항에서 보는 것과 같은 이유로, 나머지 구리, 아연 및 불소에 의하여 이 사건 각 토지에 발생한 토양오염을 정화하기 위해서라도 앞서 본 805,051,609원 상당의 비용 지출이 필요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토지에서 검출된 1지역 기준을 초과하는 토양오염물질, 그중에서도 특히 구리 및 아연의 경우 원고의 공장 운영 등 행위로 발생하였을 개연성 내지 가능성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위 각 토지에 발생한 토양오염물질과 관련하여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정화책임자, 즉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자’에 해당할 개연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앞서 든 사정들에 비추어 위 각 토지에서 검출된 구리, 아연 및 불소 등이 적어도 고인에 의한 공장운영이나 공장부지 조성 등 활동의 결과로 발생하였을 개연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앞서 2)의 ②항에서 든 사정들에 더하여 ㉠ 고인이 종전에 사용하던 상호(‘○○기계제작소’)와 원고의 상호(‘○○기계 주식회사’) 간 유사성, ㉡ 이 사건 각 토지 및 그 지상의 공장설비와 더불어 그 공장과 관계된 일체의 인적ㆍ물적 설비가 현물출자 등을 통하여 고인에게서 원고에게로 포괄적으로 이전되었으며, 그러한 영업 이전 전후로 공장의 운영 방식이나 영업의 내용 등이 크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사실상으로는 고인이 계속해서 기계제작업을 영위하면서 그 법적 구성만 개인사업체의 영업에서 법인격을 갖춘 주식회사의 영업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 ㉢ 원고 설립 이후에도 대체로 고인이나 그 아들인 소외 2가 원고를 운영ㆍ지배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 등 제반 사정들을 종합해 보건대, 고인이 이 사건 각 토지를 원고에게 현물 출자할 무렵 위 각 토지상의 기계제작업과 관련한 고인의 권리 및 의무까지 원고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었다고 볼 여지가 존재한다(그러한 권리의무의 포괄승계에 대하여 고인과 원고 사이의 묵시적 의사합치가 이루어졌다고 추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토지에 존재하는 토양오염물질과 관련하여 원고가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정화책임자, 즉 ‘제1호에 해당되는 자의 권리ㆍ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자’에 해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이 사건 각 토지상의 공장건물과 그 부대시설은, 그 내부에서 이루어진 기계제작 공정의 내용과 성격 등에 비추어 각종 금속물질이나 윤활유 등에 내포된 토양오염물질의 취급 또는 처리 과정에서 토양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는 건물 내지 시설로서, 토양환경보전법 제2조 제3호에서 정한 ‘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에 해당한다. 그리고 위에서 든 제반 사정들에 비추어, 이 사건 각 토지에서 검출되는 토양오염물질의 출처는 이 사건 각 토지상에 존재한 원고의 공장건물과 그 부대시설이라고 추인함이 합리적이며, 원고나 고인 외에는 위 공장건물 및 부대시설을 소유하거나 점유ㆍ운영한 자를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각 토지에 발생한 토양오염과 관련하여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정화책임자 내지는 같은 호에 해당하는 고인의 권리ㆍ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자로서 같은 항 제3호에서 정한 정화책임자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
4) 피고는 이 사건 각 토지에 발생한 1지역 기준을 초과하는 토양오염의 정화비용으로 805,051,609원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필지별 정화비용 산출자료를 내세운다. 위 자료는, ① 이 사건 각 토지에 존재하는 오염토양의 수량을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 내 전체 오염토양의 수량으로 나눈 다음, 그 값(즉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에 존재하는 전체 오염토양 중 이 사건 각 토지 내 오염토양이 차지하는 비중, 약 18.93%)에 이 사건 정밀조사비용 및 관련 검증용역비용을 곱하여 산출한 금액 27,382,936원을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토지정밀조사 및 검증용역비용’으로 산정하고, ② 소외 3 회사와 체결한 도급계약상의 오염토양 1톤당 용역단가(135,938원)에 이 사건 각 토지 내의 오염토양 수량을 곱하는 방법으로 ‘위 도급계약상의 용역대금 중 이 사건 각 토지와 관계된 부분’의 금액(777,668,673원)을 산정하고 있다. 즉 필지별 정화비용 산출자료는, 오염토양의 정화비용이 그 오염토양의 수량에 비례하여 발생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에 발생한 토양오염의 정화방법을 살펴보면, 오염토양을 굴착하여 정화장으로 운반한 다음 정화장에서 해당 토양을 정화하여 정화토로 처리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적절한 세척제를 이용하여 토양입자에 결합되어 있는 중금속(구리, 아연 및 불소) 등 토양오염물질을 액상으로 변화시켜 토양입자로부터 분리시키는 토양세척법을 통해 오염토양을 정화하게 된다(갑 제33호증의 1 토양오염 정화용역 입찰공고문 제1면, 갑 제33호증의 2 토양오염 정화비용 설계서 제42면 등). 그런데 정화대상 오염토양의 전체 부피와 정화공법으로서의 토양세척법은 위 입찰공고문 첫 면에 등장하고 위 설계서에서도 여러 차례 등장하면서 강조되고 있는 반면, 각 토양오염물질별로 정화공법이나 토양정화비용 또는 정화용역대금을 구분하는 내용은 위 입찰공고문 및 설계서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소외 3 회사는 피고를 상대로 앞서 본 도급계약에 따른 제1회 기성금을 청구하면서, 이 사건 조사대상토지의 각 필지별 굴착량에 기초하여 청구금액을 산정하였을 뿐 각 오염물질별로 청구금액을 구분하지 아니하였다(을 제6호증의 2). 그리고 토양세척법에 의한 토양정화 등의 과정에서 각 오염물질별로 공정과정이 구분된다고 볼 만한 뚜렷한 근거를 찾을 수가 없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필지별 정화비용 산출자료의 내용이 특별히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우며, 위 자료상 이 사건 각 토지의 정화비용으로 기재된 805,051,609원 중 실제로는 위 각 토지에 관한 정화비용과 무관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리고 위 사정들에다 위 토양세척법의 구체적 공정내용, 이 사건 각 토지 내 토양오염물질의 분포 양상 등을 더하여 보건대, 이 사건 각 토지 내 오염토양에 석유계총탄화수소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다른 토양오염물질(특히 불소)의 존재 등으로 인하여 해당 오염토양의 정화비용이 거의 동일하게 소요되었으리라고 판단된다(한편 앞서 본 도급계약의 내용, 피고로서는 처음부터 해당 도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각 토지 등의 정화비용으로 소외 3 회사에 상당한 용역대금을 지급할 것임이 확정적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사정, 제1회 기성금 지급 시점과 당심 변론종결일 간의 시간적 간격, 그 기간 동안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토지정화작업이 상당 부분 진행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사정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로부터 805,051,609원을 지급받을 당시 내지는 적어도 당심 변론종결일 현재,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권 행사의 요건 중 하나로서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4항에서 정한 ‘자신의 비용으로 토양정화 등을 하였을 것’이라는 요건이 일응 충족되었다고 볼 것이다).
5) 앞서 3)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각 토지에 발생한 토양오염과 관련하여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에서 정한 정화책임자에 해당할 개연성 내지 가능성이 존재한다. 반면 피고는 2019. 2. 22. 토지수용을 통하여 이 사건 각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때부터 2022. 2월경 위 각 토지 내 토양오염 의심상황을 발견한 때까지 이 사건 사업부지 조성을 위한 터파기 공사 등을 진행하였을 뿐이다. 위 기간 동안 또는 그 이전에 이루어진 피고의 활동 중 이 사건 각 토지에 구리, 아연, 불소 및 석유계총탄화수소에 의한 토양오염을 발생시킬 개연성을 엿볼 만한 활동은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 피고가 이 사건 각 토지를 취득한 경위와 목적, 피고가 위 각 토지에서 확인된 토양오염 의심상황을 자발적으로 시흥시장에게 신고한 사정 등에 비추어, 피고가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에 따른 정화책임자에 해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 단지 같은 항 제4호에서 정한 정화책임자에 해당할 여지가 있을 따름이므로,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의3 제1항에 따라 피고보다는 원고가 우선적으로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오염토양정화 등 의무를 부담할 지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해당 의무부담의 우선순위가 같은 조 제2항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6) 토양오염우려기준은, 특정 토양의 상태가 ‘사람의 건강, 재산이나 동물, 식물의 생육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토양오염’의 상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마련된 것(토양환경보전법 제4조의2)이지, 토양오염을 유발한 자의 귀책 정도나 부담부분 등을 정하기 위하여 마련된 기준이 아니다. 위 법률 조항의 위임을 받아 규정된 구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1조의5와 별표 3도, 1지역 기준과 3지역 기준 중 어느 기준을 적용할지를 당해 토지의 지목에 따라 정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일정한 경우에 변경 예정 지목을 기준으로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정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위 법령 규정 어디에서도, 그러한 지목 변경을 일으킨 원인을 제공한 자에 대해서만 변경 예정 지목을 기준으로 토양오염 여부를 판단하거나, 동일한 토지에 대하여 각 행위주체별로 기준을 달리 적용할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일단 위 법령 규정에 따라 당해 토지에 토양오염이 발생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나면, 그 다음 단계로서 해당 토양오염의 정화책임자가 누구인지를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에 따라 정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같은 조 제3항 및 그 위임에 따라 규정된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의3은, 정화책임자 중에서도 누가 우선적으로 토양정화 등 의무를 부담할지에 관하여 정화책임자별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해당 시행령 규정은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오염원인자에게 그 귀책의 유무를 따지지 아니하고 토양정화 등 의무를 최우선적으로 부과하도록 명시하고 있고, 오염된 토지의 현 소유자는 그러한 의무를 후순위로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을 따름이다. 위 법령 규정에서도, 동일한 토지에 발생한 동일한 내용의 토양오염에 대하여 정화책임자별로 서로 다른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적용하여 그 순위를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볼 만한 근거는 찾아보기 어렵다. 토양환경보전법 시행령 제5조의3 제2항 제2호에 따라, 해당 토양오염에 대한 선순위의 정화책임자의 귀책사유가 매우 적은 경우에는 그의 토양정화 등 의무가 후순위로 조정될 여지가 존재하기는 하나, 여기서의 귀책사유란 어디까지나 ‘토양오염 그 자체에 대한’ 귀책사유이지 ‘해당 토지의 지목이 변경되도록 하여 보다 엄격한 토양오염우려기준이 적용되도록 만든 데 대한’ 귀책사유가 아니다.
무엇보다 토양환경보전법 및 그 하위 법령을 해석할 때에는, 앞서 본 것과 같이 토양환경을 보다 양호한 상태로 개선ㆍ유지하고 향후의 환경상 위해를 미리 방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 모두에게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적합한 방향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 사건 조사명령 및 정화명령 당시 이 사건 각 토지는 이 사건 사업에 따라 향후 공공주택단지로 개발되어 그 지목과 형상이 대지로 변경될 예정이었다. 향후 해당 공공주택에서 거주할 주민들에게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위 토양환경 관련 법령에서 정한 바에 따라 1지역 기준에 적합한 상태로 이 사건 각 토지를 개선ㆍ복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토지의 개선ㆍ복구의무를 이행할 책임은, 궁극적으로 이 사건 각 토지를 장기간 소유하면서 그 지상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등으로 위 각 토지에 구리, 아연, 불소 등 토양오염물질을 발생시켰을 가능성이 높은 원고에게 있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원고가 위와 같은 의무를 부담하는 이유는, 위와 같은 토양오염물질을 발생시킨 것이 위법하거나 그러한 토양오염물질 야기에 대한 원고 측의 귀책사유가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다. 개별 국민도 오염된 환경의 개선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한 헌법 제35조 제1항, 해당 헌법규정을 구체화하고자 마련된 환경정책기본법 및 토양환경보전법의 제반 규정들, 특히 오염원인자 책임원칙을 규정한 환경정책기본법 제7조 및 그 원칙을 토양오염과 관련하여 구체화하고 있는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4조의3 제1항 등에서 위와 같은 원고의 의무가 도출되는 것이다. 원고가 공장등록 등에 터 잡아 이 사건 각 토지를 공장용지로 사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오로지 3지역 기준에 따른 정화비용만을 부담하고 나머지 정화비용은 피고나 그 밖의 제3자가 부담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은, 위와 같은 오염원인자 책임원칙 및 그와 관련된 토양환경보전법 제반 규정들의 취지와 맥락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상과 같은 해석이 공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는 공공주택 건설 등의 공익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따라 설립된 공법인이고, 이 사건 사업도 공공주택 보급을 위한 공익사업으로서 시행되는 것이다. 피고는 그러한 공익사업을 위하여 이 사건 각 토지를 수용하고 원고에게 손실보상금을 지급하였다. 반면 원고는 오랜 기간 이 사건 각 토지에서 공장을 운영함으로써 위 각 토지를 공장용지로 사용함에 따른 이익을 수취한 자이다. 따라서 원고에게 위 각 토지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토양오염의 정화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이 오히려 형평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7) 피고는 앞서 본 손실보상금의 지급이 이 사건 각 토지에 존재하는 토양오염을 고려하지 않은 등으로 과다하다고 주장하면서 그 손실보상금 일부의 반환을 청구한 것이 아니라, 토양환경보전법상의 관련 규정에 따라 그러한 토양오염의 정화비용을 원고로부터 구상 또는 배상받을 별도의 권리가 피고에게 있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로부터 그 정화비용 805,051,609원을 지급받은 것이다. 앞서 본 것과 같이 토지보상법은 토양환경보전법과는 전혀 다른 목적과 성격을 가진 법률이며, 토지 수용에 따른 손실보상금의 지급도 토양환경의 개선 및 유지와는 다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이 사건 각 토지의 수용에 따른 손실보상금 액수가 확정되었다고 하여 그 확정 이후에 발견된 토양오염의 정화비용에 대한 구상권의 행사가 차단된다고 볼 수 없다(원고가 내세우는 대법원 2001. 1. 16. 선고 98다58511 판결은, 수용대상 토지에 존재하는 숨은 하자가 손실보상금의 산정에 있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가 그 손실보상금액의 정당성을 다툰 사안에 대한 판결로서, 그 사안의 내용과 쟁점이 이 사건과 크게 다르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원고로부터 805,051,609원을 지급받은 것에 법률상의 원인이 없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손해배상책임 등 피고가 주장하는 나머지 법률상 원인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결국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임일혁(재판장) 장선종 여동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