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군검사
【군 검 사】
양서원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안광재
【원심판결】
제3지역군사법원 2023. 10. 26. 선고 2023고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 관련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무죄 부분)
원심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제1항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의 존재’와 그것을 ‘이용’하여 협박하는 행위라는 구성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이와 달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을 촬영하거나 복제한 사실을 이용하여 협박한 행위’까지 위 규정에서 금지하고 있는 내용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전제에서, 피고인이 2022. 5. 1.경 피해자 몰래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찍은 사실은 있으나 2022. 5. 2.경 이를 삭제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22. 5. 5.경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협박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 사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규정의 내용과 입법 취지, 보호법익 등에 비추어 보면 협박 시점에 그 촬영물을 소지하고 있거나 촬영물이 존재해야 할 필요는 없고, 이 사건과 같이 촬영물을 유포할 가능성을 해악으로 고지한 경우 위 규정에서 정한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2. 5. 5. 01:30경 불상지에서 미리 피해자 공소외 1(여, 21세) 몰래 촬영한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가지고 있는 것을 기화로 피해자에게 ‘퍼트려 달라는 거제?, 사진이랑 다잇는데.’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로써 피고인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을 이용하여 협박하였다.
나. 관련 법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은 사이버 성범죄로 인한 피해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정 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및 제14조의2 규정이 촬영·합성 등 행위와 반포 등의 행위만 처벌하고 있어 이와는 별도로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 등의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어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을 보호하고 안전한 사회 조성에 기여하려는 목적에서 2020. 5. 19. 신설되었다. 위 규정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함으로써 형법 제283조의 단순 협박죄(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비하여 가중 처벌하도록 하고 있는데, 촬영물 등은 한번 배포되면 끊임없이 복제·유포되어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피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아 피해자의 공포감·불안감이 매우 큰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협박죄에 있어서의 협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의 고의는 행위자가 그러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다는 것을 인식, 인용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고지한 해악을 실제로 실현할 의도나 욕구는 필요로 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90도2102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제1항의 입법 취지와 문언 내용, 협박죄에서의 ‘협박’의 의미 등을 종합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제1항에서 규정한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의 유포 가능성을 내용으로 하여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위 죄가 성립하기 위하여 촬영물이 실제로 생성된 사실은 있어야 할 것이나, 협박 당시에 그 촬영물이 존재해야 한다거나 피고인에게 실제로 촬영물을 유포할 의사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 구체적인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의 유포 가능성을 내용으로 하여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성립한다.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군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2022. 5. 1.경 피해자 공소외 1과 성관계를 한 후 피해자가 자고 있을 때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찍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0면, 공판기록 54면).
② 피고인은 2022. 5. 5.경 피해자에게 ‘그냥 만나주기만 하면 안돼나.’, ‘그지랄하고서도 떳떳한거보면 퍼뜨려 달라는거제?’, ‘누나 누나네집 앞이야 전화좀제발 사진이랑 다잇는데 연락을 안해주네ㅋㅋㅋㅋ.’와 같이 피해자를 촬영한 사진을 소지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동시에 그 유포 가능성을 언급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었다(증거기록 44면).
③ 피고인과 성관계를 한 후 나체로 잔 적이 있는 피해자로서는 위와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을 당시, 유포되면 문제 될 만한 피해자의 성적 사진을 피고인이 촬영하였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인 2022. 6. 9. 경찰 조사에서 ‘2022. 5. 1.경 관계를 하고 나서 제가 먼저 잠이 들었는데 그때 찍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먼저 잠이 들었고 일어나보니 피고인은 없었어요. 그때 일어났을 때 옷을 안 입고 있었어요.’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1권 26~27면), 이러한 피해자의 추측은 피고인이 2022. 6. 11.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사진 촬영 당시 상황과 일치한다.
④ 설령 피고인의 진술과 같이 위 메시지를 보내기 이전에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삭제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로서는 이를 전혀 알 수 없었고,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위 메시지에서 피해자에게 사진을 소지하고 있음을 알렸다.
⑤ 이러한 피해자의 상황과 입장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받는 경우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받았다고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 피고인 스스로도 ‘사진의 존재로 인해 피해자가 위협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고, 피해자에게 겁을 주려고 위와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고 진술하고 있다(공판기록 55면).
3. 결론
원심판결의 무죄 부분에 관한 군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부분과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군사법원법 제431조, 제435조에 따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