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찬효)
【피고, 피항소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상은)
【원심판결】
부산지법 2000. 3. 7. 선고 99가합97 1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1. 피고는 원고로부터 금 32,1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9. 11. 16.부터 완제일까지 연 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별지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1980. 11. 21.자 양도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이를 2등분하여 그 1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기재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하고, 개별적으로는 '1부동산' 등으로 부른다)에 관하여 1980. 11. 21.자 양도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원고는 당심에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이 유】
1.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원·피고 간에 있었던 1 부동산에 관련된 종전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거나 종전 확정판결에서 예비적으로 청구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6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면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기에 앞서 피고를 상대로 하여 1부동산의 나머지 1/2지분(이하 '종전 소송의 목적물'이라 한다)에 관하여 주위적으로 피고 명의로 경료된 지분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고, 예비적으로 아래에서 인정되는 이 사건 약정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이에 부산지방법원 항소심(97나482호)은 최종적으로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받아들여 "피고는 소외 1에게 1 부동산의 종전 소송의 목적물에 관하여 부산지방법원 1980. 11. 27. 접수 제57448호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내용의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하고 그 판결은 1998. 2. 10. 확정(이하 '종전 확정판결'이라 한다)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부동산은 종전 확정판결의 소송물이 아닐 뿐 아니라 그 청구취지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어서 종전 확정판결에서 인용된 말소등기청구권과는 소송물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종전 확정판결에서는 주위적 청구가 인용됨으로써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판단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종전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위 본안전 항변은 모두 이유 없다.
2.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인정 사실
다음 사실은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지 갑 제8호증의 11의 각 기재(피고는 갑 제4호증에 관하여 진정성립을 인정한 후 나중에 이는 착오로 인하여 진실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부인으로 정정한다고 주장하나, 착오로 인하여 진실에 반하여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인부정정 주장은 이유 없다)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1979. 5. 31. 이 사건 각 부동산의 분할 전 토지인 부산 사하구 (주소 생략) 임야 44,331㎡ 중 44,331분의 7,388지분(이하 '분할 전 토지지분'이라 한다)을 소외 2로부터 매수하여 같은 날 원고의 남편인 소외 1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분할 전 토지지분은 1988. 4. 18. 종전 소송의 목적물을 포함한 이 사건 각 부동산으로 분할되었다.
(2) 원고는 1980년 9윌경 피고를 통하여 소외 3으로부터 액면 금 3백만 원의 약속어음 3장, 액면 금 5백만 원의 약속어음 1장, 액면 금 3백 5십만 원의 약속어음 1장 등 합계 금 17,500,000원의 약속어음 5장을 빌려 사용하였고, 피고는 1980년 10윌경 원고의 부탁을 받고 원고를 대신하여 소외 3에게 위 금 1천 7백 5십만 원을 변제하였다. 이에 원고는 1980. 11. 21. 피고에 대한 위 금 1천 7백 5십만 원의 구상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분할 전 토지지분을 피고가 지정하는 소외 4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되 원고가 위 구상금채무를 변제하면 원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주기로 약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원고는 형식상으로는 분할 전 토지지분을 소외 4에게 매매대금 1천 8백만 원에 매도하는 내용의 계약서(갑 제3호증)를 작성하였고, 따라서 이 사건 약정에서도 원고가 소외 4에게 위 구상금채무를 변제하면 분할 전 토지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기로 약정하였다}. 그 후 원고는 위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관련 서류를 교부하였고 피고는 1980. 11. 27. 부산지방법원 접수 제57448호로 위 약정에 기재된 소외 4가 아닌 피고 자신과 소외 5 공동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3) 원고는 피고 등 공동명의로 경료된 위 소유권이전등기를 회복하기 위하여 피고를 상대로 종전 소송의 목적물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 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원심(부산지방법원 92가단52968호)은 1994. 10. 26. 이 사건 약정을 담보약정으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판결을 선고하였고, 항소심은(위 법원 94나17311호) 1996. 4. 19. 이 사건 약정은 담보약정이고 원고의 1994. 7. 19.자 변제공탁(피공탁자를 피고로 하였고 나중에 아래의 파기환송 판결 이후 원고가 회수하였다)으로 인하여 피담보채무가 소멸되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상고심(대법원 96다22150호)은 1996. 12. 6. 위 변제공탁의 유효성을 다시 검토하라면서 항소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하였고, 대법원 파기환송 후 항소심(위 법원 97나482호)은 1997. 11. 7. 원고의 이 사건 약정은 담보약정인바, 원고가 1997. 4. 30. 부산지방법원에 피고 또는 소외 4를 피공탁자로 하여 금 1천 7백 5십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14,510,417원의 합계 금 32,010,417원을 초과하는 금 32,100,000원을 변제공탁(97년 금제2099호)함으로써(이하 '이 사건 변제공탁'이라 한다) 이 사건 약정의 피담보채무가 소멸되었다고 판단하여 최초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은 1998. 2. 10. 확정되었다.
(4) 그런데 종전 확정판결에 의하여 이 사건 변제공탁이 적법하고 유효하다고 판단되었음에도 피고가 위 공탁금을 출급하지 아니하고 있던 중 소외 6이 1999. 10. 13. 원고의 변제공탁금회수청구권에 대하여 부산지방법원 99타기7572호로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얻어 이를 근거로 1999. 11. 16. 위 변제공탁금을 출급하였다.
나.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변제공탁으로 이 사건 약정의 피담보채무가 소멸되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채권자인 소외 6이 1999. 11. 16. 이 사건 변제공탁금을 출급하여감으로써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이 사건 약정의 피담보채무에 대한 변제공탁이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주장하고, 가사 이 사건 변제공탁이 유효하다고 인정되어 위 약정의 피담보채무가 소멸되었다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청구권이 인정되어야 하고 이에 따라 원고가 피고에게 부당이득금을 변제하는 것이 선이행 또는 동시이행되어야만 이 사건 청구의 인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다. 판 단
(1) 변제공탁은 공탁공무원의 수탁처분과 공탁물보관자의 공탁물 수령으로 그 효력이 발생하여 채무소멸의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고(대법원 1972. 5. 15.자 72마401 결정) 채권자가 공탁을 승인하거나 공탁소에 대하여 공탁물을 받기를 통고하거나 공탁유효의 판결이 확정되기까지는 공탁자는 공탁물을 회수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소급하여 공탁하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489조 제1항).
(2)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변제공탁을 유효로 판단한 부산지방법원 1997. 11. 7. 선고 97나482 판결이 확정된 이상 원고의 변제공탁금회수청구권은 실체적으로 소멸되어 변제의 효력이 확정되는 것이므로, 비록 원고의 채권자인 소외 6이 그 후에 이미 소멸된 변제공탁금회수청구권을 압류 및 전부받아 공탁금을 출급하여 갔다고 하더라도 이는 민법 제489조 제1항의 공탁금회수요건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변제공탁으로 인하여 이 사건 약정의 피담보채무가 실체적으로 소멸한 효과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다만, 공탁공무원으로서는 원·피고가 종전 확정판결의 등본 등을 제출하지 않는 한 확정판결의 존재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위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에 따라 소외 6에게 이 사건 변제공탁금을 출급한 것이 공탁법상으로 부적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변제공탁금이 회수되어 자신의 채무에 충당됨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소멸된 채무액 상당(금 32,100,000원)의 이득을 얻고 이로 인하여 피공탁자인 피고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공탁금출급청구권을 상실하게 하는 손해를 입혔다고 할 것이므로 그 이득을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반환하여야 할 이득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자신의 채권자인 소외 6이 위 공탁금회수청구권에 대한 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는 과정에서 이미 자신에게 부당이득이 발생하는 것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악의의 수익자로서 위 이득액 금 32,100,000원에다가 이에 대하여 이득일인 1999. 11. 16.부터 완제일까지 민법 소정의 연 5%의 이자를 붙여 반환할 것이다. 한편, 위와 같은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피고의 이 사건 약정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의무에 앞서서 이행하여야 할 선이행의무라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지만 공평의 원칙상 위 두 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4) 그렇다면 다른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로부터 금 32,100,000원 및 이에 대한 법정이자를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이 사건 담보약정을 원인으로 한 지분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3. 피고의 주장 및 판단
가. 피고는, 이 사건 약정 중 피담보채무가 변제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준다는 부분은 누군가에 의해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약정 중 피고 주장 부분이 위조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는 다시, 가사 원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 약정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성립일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하지 않아 소멸시효 등으로 인하여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원고가 피고에게 피담보채무인 금 1천 7백 5십만 원 등을 변제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발생하는 권리라고 볼 것이고, 따라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의 기산일은 종전 확정판결에 의하여 유효한 변제공탁임이 판명된 이 사건 변제공탁금이 공탁된 1997. 4. 30.이라 할 것이어서 그로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도과하지 않았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이다. 원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유원규(재판장) 구남수 구남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