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피상고인】
대한보증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재진
【피고, 상고인】
동광양시
【원심판결】
광주고등법원 1994.5.4. 선고 93나491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도과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중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부분을 함께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이 1990.5.19. 피고로부터 도시계획법 제4조 제1항에 의거, 판시 토지들에 대하여 토석채취허가를 받고 위 산림내 토석채취사업의 시행에 따른 적지 복구비 예치금의 지급담보를 위하여 1990.5.26. 원고와의 사이에 보험금 77,890,000원, 보험료 1,492,890원, 보험기간 1990.5.29.부터 1992.3.30.까지, 피보험자 피고로 된 인·허가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로부터 그 보험증권을 교부받아 이를 피고에게 예치한 사실, 그런데 위 소외 1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위 토석채취허가상의 허가조건에 위배하여 그 허가개시일이 경과하도록 토석채취작업을 착수조차 하지 못함에 따라, 피고는 1991.5.23. 위 소외 1에 대한 토석채취허가를 취소하고 위 소외 1에게 수회에 걸쳐 훼손된 산림부분인 적지의 복구작업을 지시하였으나 그 지시대로 복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자, 원고에 대하여 위 보증보험증권에 기한 보험금을 청구하여 그 해 11.11. 원고로부터 위 보험계약에 따른 삼림훼손 복구비 명목으로 보험금 75,570,000원을 수령하게 된 사실, 그 후 종전에 위 토석채취 작업현장의 책임자로 종사한 바 있던 소외 2가 그 해 12.9. 위 소외 1의 대리인 자격으로 그의 명의로 피고에 대하여 위 산림훼손부분의 복구작업을 직접 시행하겠다는 취지의 청원서를 제출하고, 이에 피고는 이를 행정대집행 복구계획에 대한 자력복구요청으로 보아 수허가자 구제차원에서, 위 소외 1에 대하여 공사대금 75,570,000원, 공사기간 1991.12.부터 1992.3.30.까지, 하자보수보증금 3,022,800원으로 정하고 복구작업은 설계서에 따르고 공사비는 복구공사 준공후에 지급하며 복구공사 지연으로 인한 기간연장은 절대 불허한다는 내용의 조건을 붙여 자력복구할 것을 지시한 사실, 그 후 위 소외 1을 대리한 위 소외 2가 1992.3.9. 피고에게 복구공사 착수계를 제출하고 위 공사를 착공하여 그 해 4.30. 공사를 완료하고 준공검사를 거쳐 그 해 5.15. 피고로부터 위 소외 1 명의로 토석채취장복구비의 반환 명목으로 금 75,570,000원을 수령하기에 이른 사실 등을 인정하고, 이에 터잡아 위 소외 1이 1991.5.23. 이 사건 토석채취허가가 취소된 이후 자력복구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일단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상의 보험사고는 발생하였다 할 것이나, 한편 그 후 위 보증보험계약상의 주채무자인 위 소외 1의 대리인인 위 소외 2가 위 토석채취허가장의 적지자력복구를 완료함으로써 위 보증보험계약에 의하여 담보되는 주채무자의 채무이행이 있었다 할 것이니, 주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보증보험계약상의 보험금지급사유는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미 수령한 보험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위 소외 1은 도시계획법 제4조 제1항에 의거하여 원심판시 임야들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이 사건 토석채취허가를 받으면서 위 산림내 토석채취 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생기게 되는 적지에 대한 복구비용 상당의 보증금을 피고에게 예치함에 있어, 현금 대신 원고와의 사이에 체결한 인·허가보증보험계약에 기하여 위 보증금과 같은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한 보험증권으로 대체하기로 하여, 이 사건 보험증권을 발행받아 교부하게 된 것인데, 이 사건 인·허가보증보험증권(갑 제2호증)상에는 그 부담위험내용으로서“산림내 토석채취허가에 따른 적지 복구비 예치금”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또 위 토석채취허가서(을 제17호증의 4)상에는 허가조건으로 수허가자는 토석채취로 인하여 훼손된 산림을 소정기간내에 복구하여야 하고, 만일 이를 이행하지 아니할 때에는 피고가 예치금으로 그 복구를 대집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보증보험은 보험계약자인 위 소외 1이 토석채취허가상의 허가조건으로 정하여진 산림훼손부분에 대한 복구의무를 피고가 지정하는 기간내에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피보험자인 피고가 입게 된 손해로서 그 복구를 대집행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상당의 손해를 전보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것이다.
한편 기록에 나타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는 1991.5.23. 위 소외 1에 대하여 이 사건 토석채취허가를 취소하면서, 기 훼손된 산림부분의 적지복구작업을, 1차로 1991.8.10.까지, 2차로 그 해 9.16.까지, 최종적으로 그 달 30.까지 차질없이 착수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의 공문을 위 소외 1의 허가서상 주소지 내지 주민등록상 변동된 주소지로 각 송달하였으나 당시 위 소외 1이 장기간 피신중인 탓으로 모두 송달이 이루어지지 않고 위 허가가 취소된 날로부터 5개월 이상 산림훼손지가 그대로 방치되기에 이르자, 1991.11.11. 원고에 대하여 보험사고의 발생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여 이를 전액 수령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적지복구의무를 부담하는 위 소외 1이 행방을 감추어 피고로 하여금 적절한 복구지시를 할 수 없게 한 채로 5개월 이상 현장을 방치해 두었고, 피고로서는 그동안 수허가자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소재가 밝혀지지 아니한 채 위 적지복구의무의 이행에 소요될 상당한 기간이 경과되었다면, 이로써 위 소외 1의 채무불이행 상태는 사실상 확정되었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므로, 일단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지급의 원인이 되는 보험사고는 발생하였다고 볼 것이다.
3. 그러나 피고가 이와 같이 보험사고의 발생에 따라 보험금을 수령하였다 하여도 나중에 수허가자인 위 윤효근이 스스로 자력복구를 마치게 되었다면 피보험자인 피고에게는 현실적으로 위 보험사고의 발생에 불구하고 이 사건 보험계약에 의하여 담보되는 손해의 발생은 있다 할 수 없으므로 위 보험금의 수령은 법률상 원인을 결한 것이 되어 보험자인 원고와의 사이에 보험금 반환의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게 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고 피고가 대집행의 방법으로 제3자를 시켜 직접 적지복구를 마친 경우라면 피고로서는 이 사건 보험의 담보목적인 적지복구비용 상당의 손해를 현실로 입게 된 것으로서 위 보험금 수령은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보험금 수령 이후에 있은 위 적지복구공사의 시행이 위 소외 1의 자력복구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피고의 대집행에 의한 것인가의 여부가 관건이 된다고 하겠다.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바에 따르더라도, 피고가 1991.5.23. 위 소외 1에 대한 이 사건 토석채취허가를 취소한 후 그에게 이미 산림훼손된 적지부분의 복구공사를 시행하도록 지시하려고 하였으나 그것이 여의치 못하게 되자, 그 해 11.11. 원고에 대하여 보험사고의 발생을 이유로 보험금을 청구하여 이를 수령하고 나서, 마침 종전에 위 토석채취 작업현장의 책임자로 종사한 바 있던 위 소외 2가 그 해 12. 9. 수허가자인 위 소외 1의 명의로 위 적지복구공사를 직접 시행하겠다는 취지의 청원서를 제출하므로, 이를 받아들여 위 소외 1 앞으로 공사대금을 위 보험금액 상당의 금 75,570,000원으로 정하고 이를 위 공사의 준공 후에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붙여 위 복구공사의 시행을 지시하였으며, 이에 따라 위 소외 2가 그 후 위 적지복구공사를 모두 완료하자 1992.5.15. 위 소외 1 명의로 된 예금통장에 위 약정 공사대금을 입금시켜 위 소외 2로 하여금 이를 수령하게 하였음이 분명하다.
이와 같이 피고가, 소외 2가 시행한 위 적지복구공사를 이 사건 토석채취허가의 명의자인 위 소외 1에 의한 자력복구의 형식을 밟아 시행한 것은 사실이기는 하지만, 만일 그것이 실질적으로 위 소외 1의 자력복구에 따른 것으로서 그 자신의 비용과 노력의 투입하에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 피고가 이러한 경우에 이 사건 적지복구공사의 시행을 지시함에 있어 굳이 공사대금의 구체적인 수액과 그 지급시기를 결정하는 등의 사전조치를 취하고 그 공사의 완료 후에 위 약정 공사대금 전액을 지급할 리가 없으며, 원심도 채용하고 있는 증인 소외 3의 증언과 그 밖에 기록에 나타난 제반 증거들에 따르면, 피고는 이 사건 토석채취허가의 취소 후에 위 소외 1이 행방불명되어 자력복구지시를 내릴 수 없게 됨에 따라 이를 대집행의 방법으로 시행하려고 하였으나, 그러기 위하여는 소요 예산의 편성 내지 경쟁입찰에 의한 시공자의 선정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데 당시 위 적지복구의 지연으로 말미암아 그 인근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야기될 우려가 있어 매우 급박한 사정에 놓여 있던 관계로 위 복구공사를 시급히 종결지으려는 의도로, 마침 연고를 가진 자로서 시공을 희망해 온 위 소외 2로 하여금 구두로 수의계약을 맺고 위 복구공사를 시행하도록 승낙하면서 단지 그 절차에 있어서만 위 소외 1에 의한 자력복구공사인 것처럼 제반 형식을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피고가 어떠한 연유로 위 적지복구공사를 수허가자인 위 윤효근의 자력복구로서 시행하는 절차를 취하면서도 그에게 위 공사의 시행에 따른 공사대금을 결정하여 이 사건 보험금으로 이를 지급하게 된 것인지의 구체적인 경위를 심리하여 본 연후에, 위 공사가 과연 위 윤효근의 자력복구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제3자인 위 김철호와의 수의계약에 따른 대집행복구에 의한 것인가의 여부를 가렸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러한 사정을 제대로 밝혀 보지도 않은 채 오로지 피고가 이 사건 적지복구공사의 시행과정에서 위 윤효근의 자력복구에 따른 절차상의 형식을 밟았다는 외형적인 사정에만 의존하여 위 공사를 위 윤효근이 직접 시행한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하고 말았으니, 거기에는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하여 사실인정을 그르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4. 이에 윈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